지난 100여년 동안 국내 한센병 치료의 역사와 한센인의 애환을 기록한 국내 유일의 한센기념관이 문을 열었다. 사회복지법인 애양원은 여수시 율촌면 신풍리 애양병원에 지난달 28일 한센기념관을 개관했다.

한센기념관과 여수시 등에 따르면 이번에 문을 연 한센기념관은 국비 20억원과 자부담 20억1500만원 등 모두 40억1500만원을 들여 전체면적 1463㎡ 규모로 전시실과 세미나실, 회의실, 도서실 등을 갖췄다.

전시실에는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현재까지 한센인이 겪은 애환과 생활상 등을 담은 사진자료 5만여점, 한센인 치료에 사용했던 수술용 의료기구, 행정 서류, 선교사들의 생활용품, 한센인 관련 서적 등 2000여점의 역사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또 세계의 한센병 역사와 치료 과정도 전시돼 있다.

애양병원은 애초 1909년 민간의료기관인 광주진료소로 문을 열어 처음으로 한센병 치료를 시작했으며, 1926년에 여수로 이전했다.

그동안 한센병 관련 사료는 애양원의 기존 한센인역사관에 보관해 왔으나 예산과 전시 공간 부족으로 기록물 전시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기념관 개관으로 근대 한센병과 한센인에 대한 민간 부문의 역사적 기록과 함께 당시 선교사의 희생과 봉사에 대한 전시를 통해 교육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센기념관 개관까지는 애양병원 김인권 병원장을 비롯해 주승용 국회의원, 이정현 국회의원, 건축 디자인을 담당한 한국예술종합학교 김종규 교수, 국내 조경업계를 대표하는 정영선 선생, 배병우 사진작가 등의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인권 애양병원장은 “그동안 편견으로 소외당하며 살아온 한센인들도 우리가 함께 보듬어야 할 사회의 한 구성원”이라며 “이번 기념관 개관을 계기로 많은 국민이 한센인과 한센병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떨쳐내고 이웃이라는 사회적 인식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배병우 사진작가의 소나무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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