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人道)가 불편을 무릅쓰고 걸어야 하는 ‘인도’(忍道)로 전락했습니다. 일부 차도는 적치물 때문에 교통 흐름을 방해받는 등 안전사고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노점상과 노상적치물 문제는 노점의 생존권과 시민의 보행권, 도시 미관 저해 등이 충돌하는 사안으로 어느 편을 일방적으로 들 수 없는 딜레마가 있습니다. 전국 지자체의 공통 고민이면서 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는 숙제이기도 합니다.

여수시도 지난 1일부터 시내 주요 도로 및 시장 주변에 무질서하게 난립해 있는 노점상과 노상적치물을 정비해 쾌적한 도시미관 조성과 시민의 보행권 확보를 위해 강력한 불법 노점 정비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노점상 실태를 조사하고 있고, 관련 조례안도 마련할 계획입니다.

그동안 여수시는 전통시장 활성화와 서민 생계대책 차원에서 전통시장 주변 노점상에 대한 영업행위를 묵인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젠 더 이상 이러한 실태를 방치하기엔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는 판단인 선 듯합니다.

지난 2012년 박람회 개최 때 노점상 정비를 실패한 적이 있는 여수시가 노점 상인들의 생존권과 시민의 보행권을 잘 조화시켜 어떤 상생 해법으로 풀어나갈지 주목됩니다.

노점은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는 자영업자들에게는 ‘삶의 터전’이기 때문에 막무가내 단속은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과 노점상이 엄연한 불법인데 지자체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단속을 한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존재합니다.

시민의 안전보행과 교통 흐름 방해, 도심 미관을 해치는 등 부작용이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지만, 이들도 시민이고 생계형이 많다보니 무작정 단속을 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노점상을 모두 근절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으며 노점상의 완전한 근절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적치물 등을 최소화해 보행이나 교통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하는 등 노점상에 대한 강도 높은 지도·감독과 상인들의 자구노력이 절대적으로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기자는 지난달 30일과 지난 2일 여수 최대 규모와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시장인 서시장과 교동시장 주변, 여서농협 앞 시장을 돌면서 노상적치물이 얼마나 심각한지 살펴봤습니다.

각종 싱싱한 해산물을 먹을 수 있어 여수 명물의 한 곳인 포장마차 주변은 지저분하고 각종 적치물이 방치돼 있어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정비가 시급하지만 상당 기간 방치돼 왔던 걸로 보입니다. 노점상과 인파들로 인해 북적북적 대는 시장의 특성을 이해하려고 해도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국제해양관광도시를 지향하는 여수시가 언젠가는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는 만큼 현명한 상생 해법을 모색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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