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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권 vs 보행권’ 여수 노점상·적치물 정비 상생 해법 없나노점상·노상적치물 인도·차도 점령 ‘시민 불편’
‘노점 생존권과 시민 보행권’ 상생 해법 절실
마재일 기자  |  killout13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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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6.04  13: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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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요도로 주변 차도·인도 노점행위 금지키로
잠정허용구역·유도구역 등 상시 허용 구역 지정
자격, 허가, 품목제한제 등 시행기준 마련 계획


노점상은 오랜 기간 동안 우리 삶의 주변부에 존재하면서 도시공간에 활력을 불어넣고 풍물로서의 가치를 지닌 하나의 거리문화로 자리 잡았다.

노점상 중에는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가장도 있고 한평생 길 위에서 장사를 해온 고령의 여성도 많다. 푹푹 찌는 더위와 매서운 칼바람이 부는 추위에도 소쿠리와 바구니 등에 소량의 상품을 담아 판매하는 할머니들, 트럭 등을 활용해 박스 채로 물건을 진열해 판매하는 중년 남성, 리어커에 과일을 싣고 골목골목 밀고 다니는 어르신 등, 이들은 누군가의 아버지이고, 어머니이다. 이들에게 노점은 법으로 보장받지 못하는 일자리이면서 절대적인 ‘생계수단’이다.

노점상 문제는 노점의 생존권과 시민의 보행권, 도시 미관 저해 등이 충돌하는 사안으로 어느 편을 일방적으로 들 수 없는 딜레마가 있다. 노점이 불법이기는 하지만 곧 생계유지 수단이 되는 순간 인간의 존엄성 보호 차원에서 그 어느 것보다 우선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 서시장과 교동시장 인근의 인도에 있는 노상 리어커들.

전국 지자체가 노점 상인들의 생존권과 시민의 보행권을 잘 조화시켜 풀어 나갈 상생 해법을 찾고 있지만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노점의 생존권과 시민의 보행권을 아우르는 관리라는 측면에서 노점관리운영규정 등 일정한 기준을 정해 ‘보행권 등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생계형 노점이나 자가 생산 농·어업인 노점상을 관리 하겠다’는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과 원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수지역 전통시장 주변의 경우 노점상과 노상적치물이 인도와 차도를 점령하면서 보행과 교통 흐름을 방해, 안전사고 위험 등 심각성이 도를 넘어서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여수 서시장 인근 인도.

여수 최대 규모의 서시장과 포장마차가 있는 교동시장 주변 간선도로는 평소 생계형 노점상과 자가생산 농·어업인 노점상, 장날의 경우 외지 노점 상인들까지 더해 이 일대는 거대한 장터가 된다.

시장 주변(대로변)은 5일장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노점 및 주정차 차량으로 인해 차량통행과 보행에 큰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장 주변 도로에는 퇴근할 때 인도에 적치물을 천막으로 덮어 인도 한켠에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노점상 대부분이 여성이고 고령자여서 규모가 큰 적치물 이동이 어려운 상황이고, 적치물을 보관할 마땅한 장소도 없기 때문이다.

차도는 상인들이 쌓아놓은 아이스박스와 손수레, 세워둔 오토바이 등으로 도로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인도는 유모차나 손수레를 끌고 마주 오는 두 사람이 한 번에 못 지나갈 정도로 노점이 차지하고 있다. ‘인도’(人道)는 불편을 무릅쓰고 걸어야 하는 ‘인도’(忍道)로 전락한지 오래다.

이로 인해 시민의 안전보행과 교통 흐름 방해, 도심 미관을 해치는 등 부작용이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노상 적치물 등을 최소화해 보행이나 교통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하는 등 노점상에 대한 강도 높은 지도·감독과 상인들의 자구노력이 절대적으로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 여수 교동시장 인근 도로. 여수시가 2012년 박람회를 앞두고 유도구역을 지정해 노점상을 유도했지만 박람회가 끝나자마자 유야무야 됐다. 현재 유도구역은 주차장과 적치물 장소로 쓰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여수시가 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어 성과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여수시는 전통시장 활성화와 서민 생계대책 차원에서 전통시장 주변 노점상에 대한 영업행위를 묵인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인도와 차도를 점령한 노상 적치물 때문에 발생하는 부작용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인 선 듯하다.

여수시에 따르면 시는 5월 31일까지 차도 적치물 자진철거 기간으로 정하고 현수막 게시 등 홍보와 계도를 진행했다. 지난 1일부터 강제 철거 등 단속에 들어갔다.

시내 주요 도로 및 시장 주변에 무질서하게 난립해 있는 노점상과 노상적치물을 정비해 쾌적한 도시미관 조성과 시민의 보행권 확보를 위해 강력한 불법 노점 정비방안을 마련했다.

시는 이를 위해 간선도로 주변의 차도·보도(인도)에서는 일체의 노점행위를 금지키로 했다. 기업형과 차도 위 노점상과 노상적치물을 완전 철거하고, 잠정허용구역과 유도구역 등 상시 허용할 수 있는 구역을 지정할 방침이다. 생계형 및 자가 생산 농·수산물 판매 노점에 대해서는 규격, 자격(실명제), 허가, 정수, 품목제한제 등의 시행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 여수 교동시장 인근 도로. 여수시가 2012년 박람회를 앞두고 유도구역을 지정해 노점상을 유도했지만 박람회가 끝나자마자 유야무야 됐다. 현재 유도구역은 주차장과 적치물 장소로 쓰이고 있다.

강력한 행정 의지와 노점 상인들 협력 절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노점 상인들과의 충돌도 우려된다. 여수시는 노점 정비를 실패한 전력이 있다.

시는 2012년 5월 12일부터 시작하는 박람회를 앞두고 서시장과 교동시장 주변의 노점상을 시장 주변에 5개의 유도구역을 마련해 이전토록 했다.

그러나 상인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일부 상인들은 시청으로 몰려가 강하게 항의했으며, 민주노점상전국연합 회원 220여명(서울·경기회원 170명, 지역회원 50명)은 박람회를 불과 4일 앞둔 5월 8일 여수시청 앞에서 집회를 갖기도 했다. 박람회가 끝나는 8월 12일까지 3개월간 유도구역에서 영업을 하기는 했지만 박람회가 끝나자마자 노점 상인들은 기존처럼 주요 도로변에서 장사를 재개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당시 마련한 유도구역은 주차장으로 변했고, 각종 적치물과 쓰레기가 섞여 도시 미관을 심각하게 해치는데도 방치되고 있다. 여수시의 행정력 부재와 상인들의 막무가내가 빚어낸 결과다.

   
▲ 여수 교동시장 인근 도로. 여수시가 2012년 박람회를 앞두고 유도구역을 지정해 노점상을 유도했지만 박람회가 끝나자마자 유야무야 됐다. 현재 유도구역은 주차장과 적치물 장소로 쓰이고 있다.

따라서 노점상 당사자들이 참여해 공론화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단속방침을 강행하기 전에 노점상들을 참여토록 해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시는 5월과 6월 두 달간 실태조사 및 시민의견을 수렴하고, 7월 노점 및 상가번영회 등 민관 합동 추진위원 간담회 개최, 8월에 ‘도로구역 영업시설물 관리 등에 관한 조례(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9월까지 노점상 일제 정비 계도 및 홍보를 해나갈 계획이다.

노점상 및 노상적치물 정비가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시의 의지가 중요하다. 강력한 지도·단속을 하되 상인들의 자구적인 노력을 유도하는 등 행정의 인내심이 요구된다.

상인들 또한 도로는 개인의 사유지가 아니라 시민 모두를 위한 공공재산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노점이 생계 수단이고 도시의 활력을 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시민에게 피해를 줘선 안 되기 때문이다.

   
▲ 여서동 여서농협 앞. 노상적치물이 천막으로 덮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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