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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은 누가 뭐래도 여수, 섬이다”[심층인터뷰] ‘섬은 미래의 고향’ 관광두레 정태균 여수PD
마재일 기자  |  killout13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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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7.15  10: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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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두레 정태균 여수PD를 만나 그간의 활동과 생태·문화·역사 등 풍부한 관광자원을 보유한 여수시가 섬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가늠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정 PD는 “관광두레는 아이들에게 미래의 고향은 이런 곳이었으면 좋겠다는 설렘과 포근함을 간직한 도시 그리고 섬, 관광두레는 그런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다”고 말했다.

관광자원개발의 패러다임 전환 시급

여수는 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를 계기로 확충된 기반시설로 편리해진 접근성과 높아진 인지도, 밤바다와 해상케이블카, 레일바이크, 야간 유람선 등 시설 인프라가 더해지면서 양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12년 1523만명, 2013년 1041만명, 2014년 992만명, 올 상반기에 660만명이 여수를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수시는 올해 방문객 1300만명 유치를 목표로 각종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지난 9일 향후 여수관광의 10년을 계획한 ‘여수시 관광종합개발계획 용역’ 최종 보고회도 가졌다.

하지만 관광자원을 개발해 관광객이 해당 지역을 많이 찾는다 하더라도 그로 인한 편익이 지역주민보다는 대형 관광사업체와 특정인에게만 돌아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관광객을 유치하고 이들을 위한 각종 편의 시설이 오히려 시민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해상케이블카 운행에 따른 돌산 주민들의 불편이 대표적이다. 시민이 언제고 편안하게 찾던 돌산공원은 사실상 해상케이블카 업체와 관광객 차지가 돼 버렸다. 특히 주말과 관광 성수기에는 교통 혼잡에 따른 시민 불편도 상당하다.

관광객이 많이 와야 지역경제가 활성화된다는 막연한 기대가 시민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면 관광 패러다임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이제 관광자원개발사업은 ‘어떻게 하면 지역민과 함께 관광자원개발의 편익을 함께 나눌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개발과 보존 사이의 균형이 중요해지고 있다.

또, 단순히 장소를 방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장소에서의 경험과 정신적·심리적 만족을 추구하는 관광소비가 확대됨에 따라 관광객들에게 지역 고유자원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하고, 현지인(지역주민)과의 지속적인 만남과 같은 새로운 재미와 감동을 안겨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수시는 지난해 2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시행하는 ‘관광두레 프로듀서(PD) 사업’ 도시로 선정됐다. 관광두레 사업은 지역의 관광·문화 자원을 발굴해 주민들이 직접 사업체를 만들고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3년간 운영된다.

이에 지난해 관광두레 여수PD로 선정된 전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정태균(40) 연구부장을 만나 그간의 활동과 생태·문화·역사 등 풍부한 관광자원을 보유한 여수시가 섬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가늠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관광두레, ‘관광’ 비즈니스와 ‘두레’ 공동체 문화 결합
주민이 자발적·주도적으로 참여해 지역 공동체 복원

동부권에 비해 서부권 관광수용태세 미흡한 실정
개별 자유여행객들에 대한 맞춤형 대응 서둘러야

   
 
관광두레는 주민공동체 기반의 관광사업체를 창업·육성해 지역 관광자원의 연계 및 지속적 성장을 유도하는 새로운 지역관광개발 모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013년 8월부터 추진하고 있다. 특히 주민과 소통 없는 난개발로 사회적 갈등이 야기되는 현실에서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관광 패러다임이 절실하다는 데서 출발했다.

그동안의 관광개발사업이 관 주도, 시설 중심이었다면 관광두레는 지역주민의 자발적·주도적 참여를 바탕으로 지역 고유의 자원을 활용하되 관광객의 요구에 부합한 관광 사업을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또, 주민공동체가 경영하는 관광사업체 간 두레(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경쟁력을 높여 지속적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하면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모여 지역 자원을 찾아내고, 관광객을 불러 모아 소득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관광’이라는 비즈니스와 ‘두레’ 라는 전통적인 공동체 문화를 결합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관광두레 정태균 여수PD는 “관광개발사업이 시설 확충에 치중하다보니 정작 해당 지역 주민들은 기획단계에서부터 소외되고 있다. 관광두레는 운영의 주체가 되는 현지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여건들을 파악한 후에 행정과 전문가들이 지원하는 형태로 순서를 바꾸자는 것이다. 특히 작년과 올해는 여수의 미래를 지속가능한 관광자원을 보유한 섬 지역에 두고 주민공동체 복원과 지역자원을 파악해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을 재발견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자원·환경조사, 관광객 설문조사를 통한 지역 관광에 대한 진단과 지역별 비즈니스 모델 구축, 사업계획 수립, 관광두레 기업 창업 멘토링, 주민 역량 강화 프로그램 등의 지역주민 교육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발굴된 모델은 컨설팅 업체를 통해 객관적인 평가도 받는다.

영농조합법인버들인, 여자만사람들 등 7개 지역을 발굴해 관광두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 PD는 “현재의 여수관광의 형태는 대형 관광지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박람회장, 오동도 등 대중관광지가 즐비해 있는 동부권에 비해 여자만 연안의 서부권은 아직 관광수용태세가 미흡한 실정이다. 향후 생태휴양관광지로 목표로 개발이 시작되고 있는 여자만권역의 경우 주민들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사업자협동조합형태의 ‘여자만사람들’을 결성했다. 여자만 인근 소라면과 화양면 일대의 도예체험장, 천연염색체험장, 한지공예, 인테리어공예, 펜션과 찻집, 꽃 문화원 등을 운영하는 작가와 사업자들이 모여 여자만 생태체험 통합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 관광두레 정태균 여수PD를 만나 그간의 활동과 생태·문화·역사 등 풍부한 관광자원을 보유한 여수시가 섬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가늠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정 PD는 “관광두레는 아이들에게 미래의 고향은 이런 곳이었으면 좋겠다는 설렘과 포근함을 간직한 도시 그리고 섬, 관광두레는 그런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다”고 말했다. 사진은 개도 신흥마을 주민들.

정 PD는 “이미 관광명소로 인식돼 있어 예전에 비해 젊은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여수는 개별자유여행객들에 대한 대응도 서둘러야한다”고 지적했다. 개별자유여행객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인 ‘관광객 스스로 여수관광코스 짜기’ 등 수요자 위주의 관광정보 제공 방식도 필요하다고 했다. 관광객이 직접 자신의 시간과 비용에 맞춰 원하는 여행정보를 찾아내서 여행코스를 직접 설계하고 관광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게스트하우스나 동네호텔 등 숙박체계는 어느 정도 갖춰졌는데 음식이 지나치게 한상 차림 위주라는 것. 개별 여행객들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과 종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국제해양관광도시를 지향하면서 외국인 방문객을 위한 음식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결혼이주자 여성들을 지원하는 봉사자들과 이주 여성들이 모여 여수의 근현대와 국제교류를 주제로 문화공간을 겸한 식당을 준비하고, 제조가 쉬우면서 젊은 여행객들의 입맛에 맞춘 간편하고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여수 간편한 밥상’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수시 화정면에 있는 섬 ‘개도’는 지난 2010년 행정안전부(현 행정자치부) 지정 누구나 가고 싶고 찾고 싶은 ‘친환경 명품섬’에 선정돼 해상펜션 3동과 바다체험관을 조성했다. 국비 20억, 지방비 5억 등 25억원이 투입됐으나 현재는 사실상 운영을 멈춘 상태다. 주민들의 역량과 지역 여건을 간과한 채 시설만 지어주고 운영을 하라고 한 셈이다.

관광두레는 개도 신흥마을 주민들과 함께 신흥영어영농조합을 만들고, 여수시 농어촌휴양마을로 지정받아 이곳과 연계한 특산품 판매 및 가공, 어가식당 등 마을 공동체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관광두레 정태균 여수PD를 만나 그간의 활동과 생태·문화·역사 등 풍부한 관광자원을 보유한 여수시가 섬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가늠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정 PD는 “관광두레는 아이들에게 미래의 고향은 이런 곳이었으면 좋겠다는 설렘과 포근함을 간직한 도시 그리고 섬, 관광두레는 그런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다”고 말했다.

365개 섬 컨트롤타워 역할 거점센터 필요
여수가 섬 관광 패러다임 변화 선도해야

정태균 여수PD는 “여수는 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섬의 가치를 공유하고 미래의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로드맵이 아직은 그려지지 않고 있다. 이를 위해 섬을 꾸준히 조사, 연구, 지원하는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며 민·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원 정선군과 전북 완주군에는 CB(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가 있다. 정선CB센터의 경우 하이원리조트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2011년부터 매년 3억원을 후원해 CB사업 발굴, 주민교육, 창업 준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폐광지역 4개 시·군으로 사업범위를 확대 운영하고 있다.

완주군은 마을기업을 육성하면서 인적 자원의 중요성을 인식, 마을리더를 키우기 위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하는 커뮤니티비즈니스(CB)센터를 만들었다.

정 PD는 “여수는 이들 도시보다 여건이 훨씬 좋은 편이다. 여수국가산단이나 전남창조경제지원센터가 있지 않나. 365섬을 주제로 매일 섬을 연구하는 각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연구네트워크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수는 질적·양적으로 관광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곳이다. 타 지역에 비해 보유자원도 풍부하다. 향후 이 기대치를 차별화시키고 과거와 현재를 미래의 가치로 발전시킬 수 있는 자원이 결국 섬이다. 섬이 여수관광의 미래라고 한다면 지금 이를 연구하여 체계화시켜놓지 않으면 결국 통영이나 신안 등의 다른 지자체에 선점을 당할 수밖에 없다”며 “섬 관광의 지속가능한 개발의 패러다임 변화를 여수가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수시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지자체 행정지원의 방향은 주민이 앞에서 끌고 갈수 있도록 행정이 뒤에서 밀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행정이 주도하고 주민은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형태에 머물러 있다는 게 정 PD의 판단이다.

정 PD는 “최근 6차 산업이 화두다. 농·어업을 하던 주민들에게 제조에다 서비스까지 6차 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행정과 전문가들이 강조한다. 몇몇의 사례를 교육하고 이런 방식으로 준비하면 된다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문서작업이나 예산을 집행하고 정산하는 작업 등 이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변화하는 흐름에 대응할 수 있는 사람에 대한 지원이 우선이다. 당장의 성과보다는 주민들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행정이 지원하는 형태가 돼야 한다”고 했다.

“전통사회에서 두레는 지역사회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바다에 고기를 잡으러 나가는 배의 선단에는 선주와 선원, 갑판장, 기관장, 화장 등 각자의 역할이 있다. 배 한척을 띄우기 위해서는 식량과 기름 등 만반의 준비를 한다. 그리고 풍어제를 지내는 등 마을 공동체가 정성을 다해 준비한다.”

그는 “이처럼 각자 역할이 있는 것이다. 방문객은 밀려드는데 일부 식당이나 숙박업소만 이득을 가져가는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상황에 맞게 공존하는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 지역 주민들이 책임 있는 운영주체를 만들어 함께 준비하고 나누면 지역 공동체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 PD는 “새로운 게 아니라 과거에 해왔던 것이다. 조상들은 두레나 품앗이 형태로 일을 했다. 그게 수산업이었고 수산업에서 관광으로 바뀌어 지는 것뿐이다”고 했다.

각 분야의 지역전문가들이 도움을 주고 있는 ‘여수관광두레멘토단’이 참여하는 이유도 관광두레의 가치 확산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통해 실천이 담보되는 지속가능한 상생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 관광두레 정태균 여수PD를 만나 그간의 활동과 생태·문화·역사 등 풍부한 관광자원을 보유한 여수시가 섬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가늠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정 PD는 “관광두레는 아이들에게 미래의 고향은 이런 곳이었으면 좋겠다는 설렘과 포근함을 간직한 도시 그리고 섬, 관광두레는 그런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다”고 말했다. 사진은 남면 금오도 대유마을 주민들.

관광두레는 미래의 고향을 만드는 지속가능한 개념
“설렘과 포근함을 간직한 고향 같은 여수 만들 것”

관광 트렌트는 공급자 중심의 관광에서 수요자(방문객)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그는 “중앙 정부의 지역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다소 계몽적이며, 수직적인 듯하다. 그 지역의 특성을 두루 파악하고, 지역사람의 목소리보다는 기존의 연구 성과물이나 외국과 타지역의 우수한 정책을 동일하게 대입시키려고 하는 게 안타깝다. 지방 행정에서도 그런 모습을 자주 발견된다. 섬 지역의 바다사람들은 교육시켜 바꿔야 할 대상이 아니다. 이미 그들은 삶을 통해 해답을 만들어내고 있다. 단지 육지에서, 섬에서 산다는 것만 다르다. 배울 게 훨씬 더 많다. 세상을 육지와 도시, 서울 중심의 사고를 하다 보니 이들이 조명이 안됐던 것뿐이다”고 말했다. “그들이 살았던 흔적들을 재조명하고, 가치를 높이고 재발견 하는 게 관광두레 PD의 역할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정 PD는 “여수관광두레는 ‘미래의 고향’을 만드는 지속가능한 개념이다. 누구에게나 고향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지 않나. 여수 가는 길은 고향 가는 느낌을 갖게 하고 싶다. 아이들에게 미래의 고향은 이런 곳이었으면 좋겠다는 설렘과 포근함을 간직한 도시 그리고 섬, 관광두레는 그런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다”고 말했다.

“태어난 곳은 아니지만 내 고향은 누가 뭐래도 여수, 섬이다. 섬에 계시는 바다사람들은 언제나 고향처럼 날 받아주는 아버지, 어머니 같은 분들이 계신 곳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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