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사람들이 지구에서 가장 행복한 이유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 오연호 / 오마이북

▲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 오연호 / 오마이북
날은 무더워져 가는데 연일 들려오는 진부한 정치이야기는 체감온도를 더 높이는 것 같아 귀 기울이기도 싫고 이른 아침에 등교해서 밤늦게 집에 오는 아들 녀석의 쳐진 뒷모습을 보는 마음은 안쓰럽기 그지없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무표정한 얼굴로 출근하는 내 마음을 스스로 들여다보기 또한 썩 내키지 않는 요즘이다.

왜 나는, 아니 우리는 이렇게 아등바등 살아야 할까? 그리고 적자생존의 법칙으로 알려진 다윈적 경쟁 사회 속에서 자기 자리를 차지하고 지키기 위해 이렇게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고 철없는 자식에게 조차 알려 줘야 하는 것일까?

나 또한 행복하지 않은데 이 삶을 자식들에게 어쩔 수 없이 강요해야 하는 내가, 아니 우리 대한민국의 부모들의 모습은 진정 올바른 것일까?

과열된 도시를 떠나 일 년 정도 한적한 시골에서 안식년을 보내며 숨 좀 쉬고 돌아올까? 그러고 나면 또 다시 원점으로 시작? 이러한 생각들을 하며 조금이나마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하고 이런 저런 책들을 기웃거리다가 제목만으로 우연히 마주치게 된 책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오마이뉴스의 오연호 기자가 유엔 행복지수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북유럽 선진 복지 국가 덴마크 국민들의 삶과 국가 시스템을 들여다보며 그들이 행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찾아보고 우리의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조심스럽게 제안하는 책이다.

교육 과정에서의 행복 찾기, 직업에서 만족도를 찾기 위한 사회적 노력들, 교육 의료 주거 실업 노후 대책들로 열거되는 복지시스템의 현황 및 그 발전 과정 등을 덴마크 현지 사람들과의 생생한 인터뷰와 조사로 써 놓은 책이다.

경쟁(competition)이라는 말은 원래 어원이 라틴어로 함께 추구하는 것이라고 한다, 참 좋은 말이며 인류가 발전하기 위해선 이런 경쟁은 필수 불가결하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지금의 경쟁은 어떠한가? 일찌감치 1982년 독일에서 올해의 단어로 채택됐다는 ‘팔꿈치 사회’라는 단어처럼 남을 팔꿈치로 제치고 나아가야 이긴다는 신자유주의 경쟁 체제 하에 치열하게 내몰리고 있지 않은가?

이러한 시대적 조류 속에서 함께 추구하는 진정한 경쟁으로 다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는 덴마크에서 들여다 볼 점이 많은 건 사실이다. 1900년대 초반부터 낙농업계에 불어 닥친 협동조합 설립 붐이 지금까지 이어져서 사회 각 분야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교육과정 또한 어떠한가? 한국 같으면 중학교 과정까지 석차를 매기지 않고 한 담임 선생님과 9년 가까이 같은 학생들이 지내며 가족 같은 신뢰와 연대감을 창출하며, 한국에 근래에 도입된 자유학기처럼 고교입학 전 의무적으로 적성과 진로를 탐색하는 과정 1년을 거치며 학생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게 된다.

교육 과정이나 기회가 평등하므로 직업의 귀천 같은 불평등적 사회적 선입견이 학창 시절부터 자연적으로 사라지게 된다. 세금 또한 직업에 따라 단순 노동직은 적게는 수입의 36%, 전문직 등은 많게는 50%를 내지만 누구 하나 불만이 없다.

이는 국가 청렴도 조사에서 세계1.2위를 하는 덴마크의 정부 공무원 정치인들을 국민들이 그만큼 신뢰하므로 가능한 것이다. 국가가 국민의 교육 의료 주거 실업 노후 대책 등을 확실히 보장한다는 믿음이 있으므로 과도한 경쟁으로 더 가지려는 욕심을 부릴 필요가 없고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적절한 근무 시간과 충분한 여가를 즐기면서 행복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강한 사회적 연대감 속에서 건전한 경쟁을 발판으로 국가가 바람직하게 나아갈 때 구성원인 국민들도 그 속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 버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영위하면서 자존감과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덴마크도 이런 사회가 되기까지 한 세기에 가까운 시행착오와 사회적 합의의 과정들이 있었던 것 같다.

아무튼 책 내용을 자세히 기술하는 것은 이 책의 미래의 독자 분들에게 새 책 읽는 설렘에 누가 될 수도 있겠다 싶어서 더 이상 언급 안하기로 하겠다. 궁금하면 읽어 보시라는 말밖엔. 중 고등학교 자녀들과 부모님이 함께 읽어도 좋은 책일 것 같다.

행복하기 위해서 일을 하고 공부하고 경쟁을 하는 사회가 아니라 일을 하고 공부를 해서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조용히 꿈꾸어 본다. 길거리에서 모르는 사람이 “당신은 지금 행복하십니까?”하고 물어올 때 서슴없이 ”네 그렇습니다! 선생님도 행복하시죠? “하며 대답할 수 있는 사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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