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호 (사)여수갯가 이사장

▲ 김경호 (사)여수갯가 이사장
여수는 다도해와 한려해상국립공원 등 두개의 해상국립공원이 교차하는 지역으로 천혜의 해양관광 환경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420여km에 이르는 리아스식 해안과 365개에 이르는 섬, 수천ha에 이르는 갯벌을 보유한 말 그대로 해양관광의 보고라 할만하다.

이 같은 자연조건을 갖추고도 해양관광의 수도라 일컫지 못한다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이들의 책임이라 할 것이다. 사실 여수는 2012여수세계박람회 개최를 계기로 확대된 SOC와 고급숙박시설, 다양한 관광시설 콘텐츠 확대 등으로 남해안의 중심 관광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여수를 찾는 관광객 수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최근 3년 연속 1천만 명 수준의 관광객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2012년 이전 관광객이 7백만 명 수준이었으니 그 증가추세는 가히 폭발적이라 할만하다. 물론 이 수치가 관광지별 방문객 합계라 하더라도 이전에도 같은 방식이었으니 변화를 확인할 만한 것이다.

하지만, 단순한 수치 놀음에 빠져 변화의 이면을 들여다보지 못한다면 곧 거품이 걷힐 현실에 직면할 것은 자명하다. 지금 여수의 관광은 외형적인 변화에 편승해 호황을 누리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는 것이다. 전에 없던 지명도가 높아졌고, 콘텐츠 또한 하루아침에 바뀐 것이니 이 같은 변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시설 콘텐츠 중심의 여수관광은 지속성을 담보하지 못한다.

단적인 예로 케이블카를 들 수 있다. 케이블카는 이미 수년전부터 남해안권에 ‘케이블카 전쟁’이라 불릴 만큼 인근 지자체에서 앞 다퉈 새로운 시설을 준비 중이다. 실제 인접한 경남의 사천의 경우 인허가를 마치고 곧 착공할 예정으로 사천공항에서는 벌써부터 이미지 사진을 내걸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설중심의 콘텐츠를 체험하기 위해 관광객들이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또 다시 여수를 찾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킬러 콘텐츠’ 개발의 필요
성공적인 관광정책은 관광객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지역 경제를 선도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단편적이고 파편화된 근시적인 관광 정책에서 벗어나, 관광시장 트렌드에 부합하고 여수관광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메가 관광정책으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그래야 ‘관광산업’을 견인해 낼 수 있다. 지역경제성장의 새로운 동력이 될 ‘여수관광산업’을 구축해낼 수 있도록 실천을 전제로 한 구체적인 계획을 만들어야 할 시점이다.

물론 현재의 ‘여수관광’에서도 이 같은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자 하는 움직임들은 가시화되고 있다. 금오도 비렁길, 여수갯가길, 거문도뱃노래길, 상화도 꽃섬길 등 여수의 바다와 섬을 직접 체험하는 관광이 주목받는 것이 주요 사례라 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관광정책을 주도적으로 이끌 ‘킬러 콘텐츠’가 없다는 점은 여수관광의 한계다. 뿐만 아니라 현재의 관광 콘텐츠로는 지속가능한 고부가가치 관광을 기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지 제주도에는 1천여 개에 이르는 다양한 테마파크가 즐비하다. 여러 번을 찾아도 매번 새로운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 작지만 즐거움과 감동을 줄 수 있는 그러한 콘텐츠, 그것이 경쟁력이다.

테마파크가 반드시 대규모일 필요는 없다. 여수가 명실상부한 관광도시로 자리메김하기 위해서는 콘텐츠를 보다 다양하게 늘리고, 스토리를 강화하고 이들을 주도할 ‘킬러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문화와 예술이 해양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게 해야 한다.

관광 트렌드를 잘 읽어야...
최근 관광업계는 6차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1,2,3차 산업이 결합된 새로운 영역이다.
이를테면 지역의 특산품을 활용해 2차 가공 상품을 만들고, 이를 관광과 연계해 관광서비스상품 시장으로 확대하는 구조가 6차 산업이다. 지역 농가나 어가에 직접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고, 관광객들이 오감만족할 수 있는 관광서비스상품 개발로 만족도를 높여 재방문율을 높이게 된다. 이 모델이야말로 선진 관광시장의 트렌드다. 관광 도시로서의 매력도를 높이고 동시에 고부가가치 관광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이같은 모델을 관광산업의 핵심으로 키워내야 한다.

여수의 국제관광 크루즈 유치가 해답이다
국제관광의 흐름도 잘 읽어야 한다. 여수는 ‘해양관광의 중심 여수’를 지향하고 있다. 엑스포를 치르고 난 뒤 여수의 국제적 이미지가 상승했고 대규모 공연전시 시설이 완비된 엑스포장이 있다. 이렇듯 여수는 세계적 관광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은 갖췄다.

이를 급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크루즈 관광에 연결시켜야 한다. 1회 평균 3천여명에 이르는 크루즈 관광객들이 1인당 평균 120만원의 여행경비를 지출한다. 이들이 지출하는 돈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향후 아시아 크루즈 관광객은 7백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수가 국제관광을 말한다면 크루즈 관광이 그 답일 수밖에 없다. 크루즈 유치에 모든 행정력을 쏟아 부어야 ‘국제관광도시 여수’의 희망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관광도시’가 되기 위한 체질개선과 변화를 지금 시작해야 한다. 국내 관광시장과 세계관광 트렌드를 잘 읽고 그에 맞는 정책과 대안들을 마련해야 한다. 관광객들의 입장에서 만족하고 설렘을 느낄 수 있는 그러한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한다. 문화예술과 자연환경을 접목한 ‘킬러 콘텐츠’의 개발을 통해 지속가능한 관광도시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남해안의 중심 관광도시를 넘어 국제해양관광도시로 도약해야 한다. 여수관광의 6차산업 현실화를 통해 관광이 여수의 진정한 도시경쟁력이 돼야 한다. 여수의 잠재력은 충분하다. 치밀한 계획과 그에 따른 과감한 투자, 헌신적인 실천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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