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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이웃여수 365섬, 바다사람들 이야기
바다와 바람과 시간이 빚은 보석 ‘여수 손죽도’[여수 365섬, 바다사람들 이야기 – 손죽도①] “손죽열도, 여수의 보물 될 것”
마재일 기자  |  killout13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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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8.14  10: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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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죽도 전경. 산등선을 따라 탐방로가 개설되고 있다.

전남도 ‘섬, 보존과 역사·전통문화·경관 등 고유성과 정체성 살릴 것’
섬은 바다에 핀 꽃이다. 그 꽃이 만발한 곳이 다도해다. 그래서 365개의 섬이 있는 여수는 꽃이 일 년 내내 핀다. 그 꽃에 갈매기는 새끼를 치고 파도와 바람은 바위를 쳐서 비경을 빚는다. 그리고 그 꽃은 아픈 역사와 아름다운 전통과 천혜의 비경과 섬사람들의 고달픔을 품어 안는다.

예쁜 꽃은 수난을 당하기 마련. 그래서 꽃이 만발한 다도해는 난개발을 우려해 국가가 국립공원 등으로 지정해 보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는 오히려 다행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만큼 훼손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섬은 섬으로 남아 있을 때 그 가치가 커진다.

과거의 섬은 가기도 어렵고 한 번 들어가면 나오기도 쉽지 않았다. 불편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제 섬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도시민들은 바쁜 일상과 오염된 공기에 지치면 홀연히 떠나 며칠 동안 푹 쉬고 싶은 곳으로 섬을 떠올린다. 그래서 섬이 힐링과 치유의 안식처로 떠오르고 있다.

   
섬 가꾸기 전문가인 윤미숙 전남도 전문위원이 지난 4일 손죽마을회관에서 주민대표들에게 ‘섬 가꾸기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맞춰 전남도의 섬 정책 패러다임도 변화하고 있다. 전남도는 민선 6기 핵심 브랜드 시책으로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의 관 주도 대규모 개발에서 벗어나 섬 고유의 생태계를 보존하고 정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눈앞의 이익만 쫓아 막무가내식 개발로 몸살을 앓는 섬은 지양하고, 사라져가는 섬의 고유한 전통과 섬이 갖고 있는 독특한 식생, 경관, 문화, 역사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방문객의 상상력을 자극하겠다는 것이다.

전남도는 이를 위해 가고 싶은 섬 가꾸기 10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섬 자원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섬의 고유성과 정체성을 되살리고 유지·보존하기 위해서는 주민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주민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꽃은 꺾이고 꽃밭은 훼손되는데 그저 안타깝게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던 주민들에게 꽃밭을 가꾸도록 한다는 것이다.

도는 올해 사업대상지로 여수 낭도 등 6개 시군 섬을 선정한 데 이어 내년도 대상지로 2개 섬을 선정할 계획이다. 현재 공모가 진행중이며, 평가단을 구성해 서류 및 현장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선정된 섬에는 향후 5년 동안 40억원(도비 20, 시비20)이 지원된다.

   
손죽도 탐방로에서 바라본 바다 전경. (사진 출처 : 블로그 ‘자연을 바라보는 사람’)

상상 그 이상의 매력을 가진 섬

누군가가 그랬다. 섬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안타까움이 있어야 한다고. 언제든 찾아갈 수 있고 단절감이 없다면 그건 육지의 연장일 뿐 섬이 아니라고. 섬은 시간이 걸려도 한걸음에 달려가는 고향 같은 곳이다. 그리고 가고 싶은 섬은 이미 그만한 가치와 매력을 충분히 지니고 있어 접근성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섬에 방문객이 많이 온다고 꼭 좋은 일만도 아니다. 섬은 적정 수용 인원이 있다. 이를 간과해서 망가져간 섬들이 얼마나 많은가. 수십만 명이 몰려오는 섬, 이제는 환경오염과 자연훼손 등 각종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 섬만이 줄 수 있는 매력과 치유 요소를 잃고 있는 것이다.

   
손죽도 탐방로. (사진 출처 : 블로그 ‘자연을 바라보는 사람’)

이제 섬은 수백 년 수천 년 이어져 온 역사와 자연과 문화와 그곳 사람들과의 정감어린 소통으로 방문객들에게 편안한 휴식처가 돼야 한다. ‘가고 싶은 섬’은 머물고 싶은 섬이어야 한다. 여기에 ‘손죽도’가 있다.

손죽도는 107가구에 주민 177명(남95, 여82)이 사는 작은 섬에 불과하지만 역사와 전통문화가 잘 보존돼 있고, 비경·바다·탐방로·먹을거리 그리고 인정 넘치는 사람들 등 섬이 가질 수 있는 그 이상의 매력을 갖췄다.

바다 위의 보석이었지만 그동안 크게 조명을 받지 못했다. 단지 육지와 거리가 좀 멀다는 이유로. 그런데 실제 그리 멀지도 않다. 여수에서 1시간20분, 고흥 나로도항에서 30분이면 갈 수 있는 섬이다. 올해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된 여수 낭도도 여수항에서 1시간20분 소요된다.

   
손죽마을 모습.
   
손죽마을 모습.

주민들, 희망 마을 만들기 나서

주민들의 연령 분포를 보면 40대 8명, 50대 55명, 60대 79명, 70대 이상이 35명이다. 해방 전후 350가구, 1500여명이 살던 이곳은 한 때 350여 명의 학생들이 학교를 다닐 정도로 사람이 북적거렸다.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최근 2~3년 사이 손죽마을에 희망이 스며들고 있다. 객지로 떠났던 마을 출신과 외지에 살던 이들이 섬으로 들어와 둥지를 틀고 있는 것.

단일 마을인 손죽도는 앞바다에서 왜구와 싸우다 22살에 전사한 이대원 장군의 제향을 428년 동안 지내오고 있으며, 전통문화축제인 화전놀이 등을 통해 주민은 물론 향우회원들과 끈끈한 유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마을에서 만난 주민들은 큰 그림을 그리면서도 겸손해 했다. 거친 바다와 싸우면서 함께 고기를 잡던 사람들답게 온 마을 사람들이 함께 성장하고 배려하는 공동체 정신을 체득하고 있었다.

   
전남도가 운영하는 ‘찾아가는 섬 학교’. 지난 4일 손죽마을복지관에서 50여명의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교육에서 윤미숙 전남도 전문위원이 주민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섬 가꾸기 전문가인 윤미숙 전남도 전문위원이 주민들을 직접 찾아가 진행한 ‘찾아가는 섬 학교’는 주민들의 이런 정신과 의지를 재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윤 위원은 지난 4일 손죽마을회관에서 50여명의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교육에서 지속가능한 개발을 목표로 섬이 갖고 있는 옛길 복원 방법, 빈 집 활용 방안, 마을기업 육성사례, 어떻게 마을을 가꿀 것인가 등 섬 살이와 섬 가꾸기에 필요한 내용들을 설명했다.

윤 위원은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물이라며 소박하고 아름다운 것, 우리 섬에만 있는 풍경, 우리 섬에만 있는 문화, 우리 섬마을 사람들 이야기, 우리 섬마을 먹거리, 숙박·볼거리· 놀거리 등 살고 싶은 마을, 오고 싶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주도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영근 손죽마을 이장(66)은 “사실 지난해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에 응모했다 떨어졌다. 올해는 해보고자하는 주민들의 의지가 더욱 강해졌다. 손죽도는 다른 섬들과는 다르게 역사, 전통문화, 경관, 식생, 주변 섬과의 연계성 등 모든 여건을 갖추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10여명이 넘는 청장년들이 귀어할 정도로 마을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이장은 “최근 방문객이 늘어날 것을 대비, 치안센터도 개소했다. 경찰관이 홀몸 어르신들의 말벗이 돼 주고, 마을의 크고 작은 일에도 관심을 가져주니 든든하다”고 했다.

   
이영근 손죽마을 이장.

박근희 어촌계장(64)은 “손죽도는 삼산면 지역에서 가장 낙후된 곳 중 하나다. 그런데 주민들은 오히려 그게 더 다행이라고 여기고 있다. 손죽도만의 역사성과 고유성을 보존하고 돌담길 복원 등 옛 모습을 잃지 않는 마을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박 어촌계장은 “60~70대가 100명이 넘고, 한 집에 한 명씩 사는 집이 많다. 주민들이 어르신들을 친부모처럼 돌보고 있다. 마을에 이대원 장군 사당과 효자비와 열녀비가 있는 것처럼 주민들은 충효정신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손죽열도에는 손죽도를 포함해 소거문도·평도·광도가 있다. 현재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고유성과 비경이 빠지지 않는 섬들이다. 앞으로 여수의 보배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송문수 개발위원장(69)은 “김 양식, 쑥과 미역, 약초 등을 활용한 주민 공동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손죽마을의 돌담길.

김옥기(64) 화전놀이 보존회 회장은 “주민들이 외부 지원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먼저 나서서 마을 주변의 시누대 숲 사이로 산책로를 만들기로 했다”면서 “손죽도에는 편백나무 군락지가 3곳이나 있다. 그리고 향우회원들이 13년 전부터 마을 뒷산에 벚나무를 심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1923년에 설립된 손죽초등학교는 역사가 깊다. 새로 지어진 현재의 학교 건물은 마을 주민들이 해안가의 화강암을 깨 직접 만든 학교로 아마 1000년이 흘러도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손죽도에는 한국 요가의 산증인이 살고 있다. 김광백(74)씨는 국내에 요가가 보급되기까지 큰 역할을 한 인물이다. 김 씨는 사단법인 대한요가협회 초대회장을 역임했는데 지금도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고향에 돌아와 화단 가꾸기, 여객선 뱃머리 가는 길 등 섬을 가꾸고 있다. 요가를 하는 사람들이 연중 손죽도를 찾는 인원이 수백 명을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씨는 손죽도를 찾아오는 이들에게 요가를 통해 자연적인 자기 스스로의 치유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손죽열도 가는 길
현재 정기여객선은 여수항에서 하루 1회(오전 7시40분) 운항되며, 1시간 20분 소요된다. 소거문도·광도·평도 등 손죽열도를 연결하기 위해 손죽도에서 섬사랑호가 운항되고 있다.

   
▲ 손죽도 전경 (사진 추정완)

   
▲ 산에서 바라본 손죽도 전경. (사진 추정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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