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중 신명교회 목사



<66호에 이어>



 

필자는 엇 그제 병석에 계신 어머님 뵙기 위해 고향에 다녀왔습니다. 그 분은 험악한 세월의 광풍을 온몸으로 막아오며 8남매의 자식들을 위해 당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다 내 놓으셨습니다.



이제는 다섯 번째 자식도 50을 훌쩍 넘긴 나이가 되었건만 지금도 여전히 그 자식들을 염려하는 모진 짐을 언제나 내려놓으실는지 아들은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15년 전 부터 힘없이 주저앉는 척추수술을 세 차례, 행여 자식들 놀라 급히 달려오다 변고라도 있을까 염려하여 날 밝기를 기다리며 터질 지경이 된 맹장염을 소화제로 버티시다 급기야는 쓰러져 급하게 수술실을 찾아야 했던 그 분이 우리 어머니였습니다.



척추수술의 후유증으로 찾아온 신경통증은 지난 10년을 견뎌낸 보람도 없이 이제는 마약성 진통제로도 효과가 없는 지경이 되어 [할머니를 위하여 병원에서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습니다]라며 미안해하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듣고도 애써 태연한 듯 큰 호흡으로 남은 날들의 고통을 기꺼이 삼키시던 분이 우리 어머니셨습니다.



80을 넘긴 연세, 그 살인적인 신경통증의 고통 속에서도 모처럼 찾아온 손녀딸이 들려주는 바이올린 연주에 [그래, 고맙다. 너희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나의 기쁨이고, 행복이다] 라며 박수로 답하시며 눈물을 닦으시는 가엾은 우리 어머니! 그런 어머니 앞에서 어찌 잠시인들 자식의 삶이 힘겹다는 푸념을 늘어놓을 수 있겠습니까?



잠시 잠간이라도 그런 마음을 품었다는 것만도 부끄럽고 죄스러울 뿐이었지요. 못난 자식은 어머니에게서 인생이 무엇이며, 진정한 행복이 무엇이고, 무엇이 기쁨인지를 다시 한 번 아프게 마음에 새기며 배웠습니다.



그리고 오늘 필자는 이글을 쓰면서 시인 곽광택님의 [절망을 이기는 희망]이라는 한편 글 을 마음에 떠올려 봅니다. [행복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불러들이는 것이다. 절망은 밝은 미래를 닫는 자물쇠지만 희망은 힘든 현실을 벗어나는 열쇠이다.



나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노래를 하라.

과거는 잊고 현재의 삶을 소중히 하면 미래는 밝아진다.

한 번 시작한 일은 끝까지 해라 결코 스스로 포기하지 마라.]



그렇습니다.

우리 인생의 행복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속에서 찾아내는 것입니다. 그 행복의 보금자리로 나 스스로 불러들이는 것입니다.

성경에는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모든 지킬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언4:23)]



사람들은 애써 자신의 재산을 지키려고 합니다.

사람들은 최선을 다하여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하여 싸웁니다.

지위를 지키고, 자존심을 지키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마음을 지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생명의 근원이 우리의 마음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 생명의 근원은 곧 삶에 대한 의미이며, 에너지입니다.

그리고 그 에너지가 곧 우리가 찾는 일상의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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