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자료 업데이트 중단·홍보 부족 등으로 사실상 무용지물
여수, 섬 많고 권역 넓어 자료 방대…예산 부족으로 조사·발굴 한계

▲ 디지털여수문화대전 홈페이지 캡쳐.

여수시가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집대성해 제작한 디지털여수문화대전 홈페이지가 수억 원의 예산투입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자료 업데이트가 중단되거나 홍보 부족 등으로 활용이 제대로 안 되고 있어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다.

6일 여수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08년 12월, 여수의 역사와 문화유산·정치·경제·사회 등에 관한 모든 정보를 집대성해 인터넷을 통해 누구든지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여수문화대전(yeosu.grandculture.net)을 편찬, 완료했다. 총 6억원(국비 3억, 시비 3억)의 예산이 투입됐다.

디지털여수문화대전은 여수의 향토문화자료를 발굴 수집해 체계적으로 디지털화한 지식정보서비스 시스템으로 여수의 자연과 지리, 역사, 문화유산, 성씨와 인물, 정치와 행정, 경제와 산업, 종교와 문화, 생활과 민속, 구비전승과 어문학 등 9개영역이 총망라된 대백과사전이다.

편찬에는 2007년 1월 여수시와 협약을 맺은 한국학중앙연구원과 분야별로 권위 있는 전문가 50여명이 집필에 참여했고, 125명이 제작에 참여해 심도 있는 콘텐츠로 구성됐다.

수록된 자료는 일반과 기획 1835항목, 5개 마을 144항목, 200자 원고지 1만5477매 분량이며, 사진과 동영상·음향·도면·도표 등 2841종 이상의 멀티미디어 데이터 등 방대한 자료를 담고 있다.

시는 지난 2009년 4월 본격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낸 보도자료를 통해 ‘디지털여수문화대전’은 여수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집대성한 자료집으로 여수의 문화와 지식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디지털여수문화대전 홈페이지는 개설 이후 2010년 2000만원을 들여 단 한 차례 수정 증보 사업을 했을 뿐 5년이 다 되어가도록 증보사업을 하지 않아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으며, 여수시 홈페이지에서조차 링크되지 않는 등 활용도가 극히 낮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첫 화면에 나오는 오동도 전경은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가 개최되기 전 사진이며, 박람회 사진 역시 조감도가 노출되고 있다.

동영상은 자체서버에 탑재돼 있지 않고 유튜브에 올려놓아 링크해 놨으며, 기재 자료도 턱없이 부족하고 화질이 떨어진다.

지정문화재 동영상의 경우 돌산 군관청, 진남관, 흥국사 등 3건, 공공기관과 단체 3건, 교육기관은 전남대여수캠퍼스 1건만 기재돼 있다. 종교와 신앙은 손양원 목사 순교기념관 등이 누락됐다. 이순신 광장과 거북선유람선 동영상 등은 여수지역사회연구소가 제작했지만 저작권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이 갖고 있다. 이에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이 관리하고 있지만 활용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여수시가 주도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 또한 자료가 부족하고 업데이트가 되지 않고 있다. 쌍봉동주민센터는 2014년 4월 신축했지만 옛 주민센터 사진만 올라와 있다. 중앙동 이순신광장 인근에 있던 여수경찰서 중앙지구대는 수정동으로 이전했지만 옛 중앙지구대 사진만 기재돼 있다. 여수고용노동지청, 여수시선거관리위원회, 여수우체국, 여객선터미널 등도 모두 이전하거나 리모델링했지만 옛 모습만 올라와 있고 기존 위치가 나와 있다.

특히,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를 개최하면서 도시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 변화상을 찾아보기 어렵다. 박람회장은 개최 전 부지 전경만 올라와 있고, 이순신대교, 묘도대교, 거북선대교, 하멜전시관 등은 찾아볼 수 없다. 천사벽화골목, 국동항 수변공원, 국동어항단지 등도 없다. 경도는 골프장과 리조트가 들어서면서 큰 변화가 있었지만 관련 기록은 검색되지 않고 있다.

택지로 개발되면서 사라진 웅천동의 모전·웅동·웅서·송현 마을에 대한 기록은 기재돼 있으나 변화된 모습과 선소마을에 들어선 예울마루 등은 올라와 있지 않다.

▲ 디지털여수문화대전 홈페이지 캡쳐.

이들 못지않게 중요한 시민의 생활사 자료는 매우 빈약하다. 마을 이야기는 안도, 서도, 군내리, 도성마을, 덕양리 등 5개 마을에 불과하다. 여수시 낙포동에 석유비축기지가 들어서면서 사라진 낙포·사포·배무시·한구미 마을 사진이나 동영상 자료는 없다.

또한 모바일 스마트 기기에서 해당 사이트를 검색해 클릭하면 바로 접속이 안 되고 한국향토문화대전 홈피를 통해 다시 여수시를 검색해 접속해야 한다. 이마저도 데이터베이스만 링크해 놓은 정도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사용자가 컴퓨터 보다 사용자보다 많아지는 추세인데 접속하기가 번거로워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의무적으로 준수해야 할 장애인 웹사이트 접근성에 대한 배려도 부족하다. 웹 접근성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웹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모든 정보를 동등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영상 콘텐츠에 자막 정도의 형식적인 설명에 그치고 있으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편찬된 디지털군산문화대전의 경우 다소 미흡하지만 외국인들을 배려해 영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여수는 이를 찾아볼 수 없다.

더욱이 홍보가 부족하다보니 관내 일선 학교에서의 활용도는 떨어지고 있다. 홈페이지가 있는지조차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지역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디지털여수문화대전 홈페이지가 있는지 몰랐다. 진즉에 알았으면 교육에 활용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다른 한 교사는 “여수시립도서관이 갖고 있는 향토 사료가 너무 빈약해 이 홈페이지를 유용하게 이용할 때가 많다. 그런데 최근 자료는 검색되지 않아 실망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주석봉 전남대학교 이순신해양문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디지털여수문화대전에는 우리 지역 향토 사료 등 소중한 정보가 많이 실려 있다. 시민은 물론 학생들에게 여수의 문화와 역사를 알리는 교육의 장으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는데 여수시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여수는 타 지자체와는 다르게 섬이 많고 권역이 넓어 조사·발굴해야 할 자료가 방대하지만 지역적 특성이 무시된 채 예산이 타 지자체와 동일하게 적용되다 보니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수시는 “내년에는 증보 사업 계획이 없지만 보완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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