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이 사납다고 합니다. 사나워도 너무 사납다고 합니다. 모두가 우리 신문을 염려해서 하시는 말씀들입니다.
우리 신문은 아무 욕심이 없는 신문입니다. 단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도시가 잘 되기를 바랄 뿐이고, 우리 시민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나기를 바랄 뿐입니다.

우리가 정당한 이유도 없이 반대한 적이 있습니까. 우리가 어디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 적이 있습니까. 이에 대해서 누군가 아니라고 얘기하면 그 또한 할 말은 없습니다. 그러나 나름대로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에 대해 이유 있다는 얘기를 다소 거칠고 투박하게 말하고 있을 뿐입니다.

권력과 싸우는 일은 참으로 힘든 과정입니다.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는 당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주어진 그 길을 우리는 마다하지 않고 묵묵히 갑니다. 주위를 한번 둘러보면 현재 진행중인 여러가지 사업들이 보이실 것입니다. 이 많은 사업 중에 우리가 정말로 수긍할 수 있는 사업이 얼마나 있습니까.

가끔은 우리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신문인가를 스스로에게 자문해 봅니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을 시민 여러분들께서도 충분히 헤아려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시민들의 그러한 믿음이 있기에 우리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강하게 항의한다고 해서 우리 신문이 얻을 것이 무엇입니까. 그리고 권력과 싸워서 남는 것이 무엇입니까. 그래도 우리가 포기할 수 없는 것은 시민들의 많은 격려 전화 때문입니다.

요즘은 솔직히 겁이 날 때가 많습니다. 시민들로부터 너무나 많은 제보들이 접수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제보해 주시는 시민들의 마지막 말씀은 항상 이렇습니다. “동부매일은 이 일을 꼭 보도해 줄 것으로 믿는다” 그 중에는 신문이 감당하기 어려운 민감한 사안들도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내부에서 수많은 고민들을 하면서, 어느 것은 기사로 하고, 어느 것은 다른 방법으로 그 해법을 찾습니다.

시민들은 뜨거운 감자를 저희들에게 넘겨주면 끝이지만, 우리는 그 때부터 새로운 고민이 시작됩니다. 시민들의 기대가 부담으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매주마다 뜨거운(?) 기사를 접해야 하는 독자 여러분들에게는 참으로 죄송합니다. 희망 섞인 기사와 기쁨 주는 기사를 접해도 살기에 팍팍한 세상인데, 우리 신문은 시민들에게 그렇게 하지를 못하기 때문입니다.

신문을 발행하면서 그래서 가끔은 화도 납니다. 이정도 뜨거운 기사를 썼으면 이제 더 이상 뜨거운 기사가 나오지 않아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매주마다 신문이 뜨겁게 달궈진 불판 위를 걷습니다. 적당히 눈감고, 적당히 모른척하면서 신문을 만들면 우리도 쉽습니다.
이해 당사자들 힘들게 하지 않고, 우리도 힘들지 않고, 언론이라는 적당한 권위(?)를 유지하면서 신문을 만들어 가면 이렇게 힘들지는 않습니다.

다른 것이 힘든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저희들이 받는 노동 강도와 스트레스가 엄청나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애초 신문을 만들 때 시민들에게 기쁨주는 신문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기쁨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에 반성합니다.

우리는 매주가 시작될 때마다 ‘이번 주는 따뜻한 기사를 1면에 올려보자’고 서로에게 약속을 합니다. 그런데 막상 일을 시작하면 그것이 쉽지 않습니다. 매주마다 뜨거운 사안들이 어디에선가 튀어 나오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검은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기에 세상이 검게 보이는지도 모른다는 반성도 그래서 하게 됩니다.

신문사라고 대단한 것 아닙니다. 신문이 할 수 있는 한계라는 것도 분명 있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역에 이러한 신문 하나는 필요하다는 믿음입니다. 이렇게라도 신문이 얘기하지 않으면 시민들이 중요하고 민감한 사안 사안들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알 수가 없으면 정책도, 사람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지역의 민주주의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를 못하는지도 모릅니다. 비판 없는 민주주의를 보셨습니까. 비판에 귀를 닫는 정치인치고 잘된 정치인 보셨습니까. 그래도 발버둥치는 부족한 사람들로 인해 지역에 작은 변화가 일고 있다는 믿음을 갖습니다.

같은 말이라도 누구 입에서 나오느냐에 따라 그 말의 진정성과 무게가 달리 느껴집니다. 그로 인한 울림의 차이는 하늘과 땅처럼 크고도 넓습니다. 그래서 깨끗한 손과 입으로 얘기하는 우리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리 신문도 비판 받을 일 많습니다. 부족함도 많고, 우리가 하는 일이 항상 옳다고 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비판을 받으면 ‘내가 무엇인가 부족한가 보다’하며 반성하게 됩니다. 그것은 사람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기본 덕목이기 때문입니다.

시민들에게 희망주는 신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신문을 보고 빙긋이 웃을 수 있는 그런 신문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새는 소리로, 또 몸짓으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고, 풀포기는 잎새와 꽃잎으로 나름의 의사를 전달하며 살아갑니다.

우리 신문이 시민들의 소통의 도구가 될 수 있도록 더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도 뜨거운 불판 위를 걷는 느낌을 말씀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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