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되면서 격분한 거문도, 초도 등 주민 150여명이 여수해수청에서 여객선 운항의 근본 대책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세월호 사고 이후 여수-거문도 항로를 운항하던 청해진해운(세월호 선사)의 면허가 취소되면서 배가 2척에서 1척으로 줄어들어 주민들의 불편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년 6개월이 지나도록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주민들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

참다못한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 주민들은 최근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3일 삼산면 지역발전위원회에 따르면 주민 464명의 이름으로 대통령에게 보낸 탄원서에서 “주민들이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해상교통(여객선) 수단 확보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주민들은 탄원서에서 “세월호 사고 이후 1년 6개월이 지나도록 해수부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해 섬의 모든 산업이 뒷걸음질하고 있다”며 “여수-거문도 항로를 오가던 배의 운항 횟수가 절반으로 줄면서 관광객은 물론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임석희 삼산면 지역발전위원장은 “관광객이 대폭 줄어 생계위협을 받는 것은 물론 주말과 연휴 등에는 1척이 승객들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육지나들이를 고흥 녹동항 등을 통해 다녀야 하는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다보니 관광객들은 표가 없어 섬 관광을 포기하며, 주민들 또한 육지로 나가지 못 하거나, 육지에서 섬으로 못 들어오는 사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여기에다 여수항 운항관리실 측이 툭하면 여객선을 통제해 주민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주민들은 “특히 해수부의 안일한 행정으로 지금까지 4차례 여객선 항로 공모를 했지만 응모한 선사가 단 한 곳도 없었다”며 “지난 4월 초에는 여객선 기관 고장으로 여수-거문도 교통이 끊기자 섬 주민들이 고흥군을 거쳐 여수로 이동해 여수지방해양수산청에서 집단 항의시위를 벌였지만 지금까지 교통 환경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해양수산부의 답답한 업무 처리에 현재까지 섬 주민들의 유무형의 피해는 수십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앞으로 얼마만큼 더 감내해야 하는지 기약 없는 세월에 섬 주민들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줄을 모르는 혼돈 상태에 놓여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섬 주민들은 교통수단인 여객선 2척이 하루빨리 취항하기를 염원하고 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실정을 가장 잘 아는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내항 여객운송사업 면허 권한을 이양하는 등 관련 법규를 하루속히 개정해 지방자치단체에서 지도·감독할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척이 운항하던 여수-거문도 항로에는 세월호 사고 이후 청해진해운의 면허가 취소되자 현재 오션호프해운㈜의 줄리아아쿠아호 1척만 오가면서 거문도를 찾는 관광객 감소와 주민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탑전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