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하지 않는 도시는 미래가 없다(중-3) 기록은 여수정신 정립하는 주춧돌

역사문화박물관이나 기록문화전시관, 역사기록관에는 문서, 사진, 영상, 서적, 유물 등 우리 지역의 총체적인 기록이 담긴다.

이는 지역 전통 문화와 정신에 기초한 청소년들의 인성 교육과 관광 자원화는 물론 여수 정신을 정립하는 데 주춧돌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시민이 자기 고장의 역사를 공유한다는 것은 도시공동체 구축의 시발점이다. 그리고 시민의 자긍심과 애향심의 원천이 된다.

박물관이나 전시관, 역사기록관이 주는 더 궁극적 유익은 한 도시 혹은 한 문화의 깊이와 풍성함을 집약적으로 읽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안에 지역의 역사와 시민 삶의 양식, 문화의 흥망 등이 새겨지게 된다.

오래된 유물이나 생활양식 등의 기록을 보면서 우리지역 선조의 기상과 문화에 대한 열정을 읽을 수 있다. 땅을 일구고 거친 바다를 품어온 숙명적인 삶의 지혜를 배우며, 환경에 순응하고 환경을 개척하는 기술을 엿볼 수 있다. 그러기에 그 도시의 기록을 담은 박물관이나 전시관, 역사관 등은 오늘의 현상과 미래의 전망까지도 보여주는 ‘도시의 보고(寶庫)’라고 할 수 있다.

전주시, 역사·문학·한지·음식·인물·미술 등 8개 분야 기록물 수집
데이터베이스 구축·기록원 설립 예정…기증자 명예 높이는 방안도

전주시는 전주관련 기록물을 발굴하고, 사료를 영구보존하기 위해 가칭 ‘전주기록원’을 만들기로 했다. 역사, 문화, 예술, 음악, 미술, 인물 등 8개 분야에 걸쳐 전주와 관련된 기록물을 수집·발굴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기록·정리함으로써 전주정신을 알리겠다는 것이다.

근대 이후부터 현재, 미래에 생산될 행정기록물 등 공공기록물 수집해 보존하고 근대 이전에 생산된 교지 등 고문서는 사본을 제작해 전시하기로 했다.

민간 기록물과 공공 기록물, 단체 기록물로 구분해 수집하고 일반 행정, 문화·관광, 산업·경제, 사회·체육 분야를 대상으로 한다. 구체적으로 공문서, 편지, 일기, 메모, 간행물, 사진, 필름, 앨범, 음성 기록물, 영상 기록물, 상장, 훈장, 그림, 포스터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수집하고 보존한다.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수집할 수 있도록 팀장 1명과 민간전문가 3명, 공무원 1명으로 구성된 T/F팀을 꾸렸다. 2017년까지 기록물 수집 조례를 제정하고 전주기록원 설립 및 전시관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역사기록물 수집을 위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전주정신을 나타낼 수 있는 기록물의 소재파악과 목록정리, 기초 데이터베이스 구축 작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전주시는 역사기록물의 수집방법으로 기증, 사본수집, 위탁관리, 구술채록으로 진행하고 기록문 수집문화 조성을 위해 기증자의 명예를 높이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전주역사박물관, 전주문화원, 전주문화재단, 도립국악원, 도교육청·교육지원청, 국제한식문화재단, 무형문화재, 전주출신 문학인, 체육회 등과 같은 유관기관, 민간단체, 개인 등이 참여한다.

▲ 진안역사박물관은 다목적댐 건설로 인해 수몰된 지역의 발굴유물을 보존·전시하고, 진안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자료를 수집·보관·연구·전시해 진안의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기 위해 2006년 6월 건립된 공립박물관이다.

진안군, 역사박물관에 수몰 마을 영상·사진 기록 담아

진안역사박물관은 다목적댐 건설로 인해 수몰된 지역의 발굴유물을 보존·전시하고, 진안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자료를 수집·보관·연구·전시해 진안의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기 위해 2006년 6월 건립된 공립박물관이다.

전시품 가운데는 서애 류성룡이 임진왜란 원인과 전황 등을 기술한 ‘징비록’(국보 132호)과 고려 후기 문신 장량수의 진사 급제 교지인 ‘장량수급제패지’(국보 181호) 등 국보 2점, 15세기 양반가문의 재산 분활 상속 문서인 ‘권심처손씨분금문기’(보물 549호)를 비롯한 보물 10점 등이 있다.

제3전시실 ‘기록관’은 진안군의 다양한 기록 자료와 유물들을 전시해 진안의 과거와 현재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이 전시실에서는 진안의 기록 자료인 고지도와 고문서, 향교 및 서원 관련 자료를 통해 진안의 과거를 엿보고, 웅치전투 및 항일의병활동 등 국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던 진안 사람들의 흔적을 돌아볼 수 있다. 특히 용담댐 수몰로 인해 사라진 마을의 사진과 영상을 소개하고 있다.

2006년 6월 개원한 안동시의 국내 유일 한국국학진흥원 유교문화박물관은 30만 여점의 한국학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2005년 목판 10만장을 수장할 수 있는 장판각을 지어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연구해 세계기록유산 등재도 계획하고 있다. 이 박물관에는 한국국학진흥원이 문중이나 서원 등 민간에서 기탁한 목판과 고서, 고문서 등 유물 20만점 가운데 문화재로써 가치가 높은 300여점(250여종)을 전시하고 있다.

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한 여수민속전시관의 경우 반상기, 유기, 농어업용구 등 생활민속품과 여산군지, 여수읍지, 조선환여승람(여수군편) 등 향토사자료 300여점이 전시되어 있고 야외에는 돌절구, 옹기, 장독대 등이 조성돼 있어 어린이와 청소년의 학습장 역할을 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홍보와 전시관의 활용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여수시문화원은 문화원 청사 1층에 생활유물박물관을 꾸미고 고서적과 전라좌수영 관련 생활유물 등 40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된 유물은 대부분 선조들의 생활과 밀접한 진귀한 것들이지만 특히 임용식 원장이 여수 돌산 동백골에서 발굴한 구석기 시대 쌀 까게(볍씨를 까는 도구)와 전라좌수영 동헌 흙, 전라좌수영 사철소 부산물인 쇠똥 등은 좀처럼 보기 힘든 유물로 알려져 있다.

▲ 여수시문화원은 문화원 청사 1층에 생활유물박물관을 꾸미고 고서적과 전라좌수영 관련 생활유물 등 40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근대문화유산 중앙동 ‘SC은행 여수지점’ 활용 모색 필요

일각에서는 여수시 중앙동에 있는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여수지점(구 제일은행 여수지점)’을 전시관 등의 어떠한 형태로든 지역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진남관-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순신광장 등으로 이어지는 역사문화관광벨트가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건물은 일제강점기 말까지 조선식산은행 여수지점 건물로 2005년 등록문화재 제170호로 지정됐다. 디지털여수문화대전 기록에 따르면 좌우대칭의 정면성이 강조된 일본 강점기 시대 후기에 건립된 은행 건축물로 현재까지 동일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전반적인 보존 상태가 양호한 편이며, 내부의 천장이 낮게 가설되는 등 변경된 부분도 있지만 외부는 건립 당시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 건물은 주변의 가로 구획 등 도시적 구조가 당시의 모습을 많이 계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 건물과 주변의 도시적 상황이 총체적으로 보존된 많지 않은 사례 중의 하나로 꼽힌다. 또, 일본의 식민지 금융정책 및 상공업정책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건물 입구 위에 ‘조선식산은행’이라고 음각글씨가 새겨져 있으나 간판에 가려져 있다.

▲ 여수시 중앙동에 있는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여수지점(구 제일은행 여수지점). 이 건물은 일제강점기 말까지 조선식산은행 여수지점 건물로 2005년 등록문화재 제170호로 지정됐다.

등록문화재는 지정문화재와 달리 활용을 통한 보존이 주목적이다. 소유자가 개인박물관, 지역전시관 등의 공익목적 뿐만 아니라 레스토랑, 숙박시설, 판매시설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해도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는다. 다만 내부를 개조할 경우 문화재청의 지도·조언·권고를 받으며, 외관의 1/4이상을 현상변경 할 경우 관할 지자체장에게 신고해야 한다.

등록문화재는 지방세(종합토지세 및 재산세) 50% 감면, 관리·보호·수리를 위해 전액 또는 일부 보조금 지원, 해당 문화재에 대한 상속세 징수 면제, 매매할 경우 양도소득세 감면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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