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물밑에서 움직이는 정치인들의 발걸음 소리가 요란하다.

현행 선거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 내년 지방선거에서 우리가 뽑아야 할 정치인은 도지사 1명, 도교육감 1명, 시장 1명, 시의원 27명, 도의원 4명, 도교육의원 1명 등 35명에 이른다. 우리지역에서 도의원 1명이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결정된 사항이 아닌 만큼 현행 제도대로 하면 총 35명을 선출하게 되는 것이다.

선거철만 되면 우리 지역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인물타령을 하게 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아무리 그렇다고는 하지만 우리 지역의 경우 그 정도가 심하다.

여수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선출직 자리 하나를 꼽으라 하면 그것은 바
로 ‘여수시장’ 자리라는 것을 누구도 부정하기는 어렵다.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이고, 이 사람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도시의 미래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 자리를 놓고 현재 강용주, 김강식, 김재철, 김충석, 서석주, 송대수, 오현섭, 조삼랑(가나다순)씨와 그 밖에 2명 정도의 새로운 인물이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지역에서 거론되고 있다.

지금 시민들의 가장 큰 고민은 인물난이다. 반찬의 가짓수는 많은데 젓가락이 쉽게 가지 않은 밥상 앞에 앉아 있다는 표현이 그래서 나온다.
밥 때가 되었으니 밥을 먹긴 먹어야 하는데 반찬을 보니, 어떤 반찬은 화학조미료가 너무 많이 들어 있고, 어떤 반찬은 영양가가 없고, 어떤 반찬은 상한 냄새가 나고, 어떤 반찬은 처음 보는 반찬이라 쉽게 젓가락이 가지 않는다. 어떤 반찬은 “나도 그 밥상위에 올려 달라”고 떼를 쓰는 반찬도 있다. 그래서 밥을 먹는 사람들의 고민이 깊다.

좋은 정치인을 뽑자는 데는 누구도 이의가 없다. 그러나 “그 좋은 정치인이 누구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누구도 쉽게 얘기할 수 없는 것이 현재 우리가 처한 현실이다. 지금 여기저기서 정치인들이 밥을 산다는 얘기, 관광을 보내 준다는 얘기가 들린다. 그러한 비용은 해당 정치인이 아닌 제3자가 지불한다는 제보가 들어오지만 아직 확인되지 않은 사항이니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러한 일들이 지역에서 상당히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만큼은 사실인 듯하다. 그래서 시민들에게 권한다. 정치인에게 함부로 밥 얻어먹지 마시라. 밥값의 50배에 해당하는 과태료 날벼락을 받기 때문이다. 함부로 공짜여행 가지 마시라. 발각되면 여행경비의 50배에 해당하는 과태료 날벼락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나는 전혀 그런 줄 몰랐다”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적발되면 무조건 과태료를 물어야 하는 것이 현행 선거법이다. 그러나 과태료가 무서워서라기보다는 당장은 공짜같이 보이는 이러한 일들이 결코 공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정치 신인들은 이렇게 돈을 써서 당선되면 본전을 찾기 위해 허튼 짓을 하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안다. 현직의 정치인이 그러한 일을 저지르면 시민들의 혈세를 낭비한 대가로 이러한 일을 저지를 개연성이 많다는 것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기 때문이다.

정치신인이 “잘 부탁합니다”하고 인사를 하면 “부탁하기 이전에 여수를 어떻게 이끌고 싶으냐?”고 물어 볼 일이다. 현직 정치인이 각종 행사장과 모임에 인사를 오면 “인사 다닐 이 시간에 제대로 일 좀 하라”고 나무랄 일이다.

도시발전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라고 정치인을 뽑았지 행사장을 다니면서 인사나 하고 다니라고 시민들은 정치인을 뽑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민이 새로워지면 도시의 운명도 새로워진다. 그래서 정치인의 사고가 바뀌기 이전에 유권자들의 사고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지역에서 구태의연한 정치가 계속되는 이유는 그렇게 구태의연한 정치를 해도 약발(?)이 먹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리 시민들을 얕잡아 보는 처사다.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 어려운 일도 아니다. 정치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 지켜보면 된다.
잘잘못을 단단히 기억해뒀다가 다음 선거 때 심판해야 한다. 소 닭 보듯 혀만 차고 있다가 선거 때가 되면 “뽑을 사람이 없어서…”란 말을 되풀이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의 어리석음을 표현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현직의 오현섭 시장에 대해서는 임기 4년 동안 약 4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예산으로 무엇을 했느냐가 선택의 기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정치신인에 대해서는 당신은 어떤 생각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를 따져 물어야 한다. 무능한 사람이 30만 시민들을 대표하겠다고 함부로 손을 들고 나오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굳이 하나 더 언급하자면 민주당 공천 문제다. ‘민주당 공천=당선’이라는 보편적 논리가 적용되는 지역에서 민주당 공천은 시민들의 여론이 적극 반영되어야 옳다.

여수의 운명을, 여수의 미래를, 시민 여론과 관계없이 무조건 민주당에서 낙점했다고 해서 시민들이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민들이 현재 가장 염려하는 것은 시민들의 여론에 따라 공천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뭉텅이 돈을 정당에 바친 부패한 정치인에게 민주당 공천이 가는 경우다. 투명해지는 정치풍토에서 이러한 우려가 시민들의 어설픈 기우이겠지만, 만의 하나라도 시민들의 뜻에 배치되는 공천이 이루어질 경우 시민들이 이를 용납치 말아야 한다.

내년 6·2 지방선거가 기립박수와 커튼콜의 감동과 함께 신명 넘치는 '축제 한마당'이 되기를 여수의 유권자와 정치인들에게 간곡히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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