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망인 이혜란 해안통 관장 오는 4일 오후7시 30분 여수 예울마루서 추모공연
이 관장 “남편 잃은 후 여수에서 살 수 있도록 붙잡아 준 시민들께 감사할 뿐”

“사랑해요. 그대!”

故 김강식 전 남해안발전연구소 이사장 추모 5주기를 맞아 그의 미망인 이혜란(55·여수 해안통 갤러리·카페 관장) 피아니스트가 추모 공연을 갖는다.

이번 공연은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넘어’(이혜란 저), 영원한 사랑을 선언하는 의미를 갖는다.

지난 2010년 여수시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민주당 경선에서 낙마한 후 돌연 췌장암 판정을 받아 5개여 월간 투병 끝에 유명을 달리한 남편을 위해 이 관장은 5년째 매년 추모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 관장은 “5개월 동안 입원해 있는 동안 우리 가족이 가장 행복했던 것 같다"며 “남편이 항상 해줬던 ‘고마워, 감사해, 사랑해’ 이 세 마디가 아직도 생생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서울예고와 연세대 음대, 독일 베를린 음대를 졸업한 그녀가 20년 전 남편을 따라 낯선 땅 여수를 찾은 것은 순전히 바다 때문이었다.

이 관장은 “어릴 적부터 바다를 보면서 피아노를 치는 게 꿈이었고, 두 번째는 피아노의 명기 ‘스타인웨이’로 연주하는 것이었는데, 두 가지다 남편이 이루어줬다”고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았다.

▲ 故 김강식 전 남해안발전연구소 이사장의 미망인 이혜란 여사가 남편을 잃은 슬픔을 딛고 사랑을 연주한다. 여수 해안통 갤러리 관장인 그녀는 5년째 매년 추모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여수시 중앙동(구 중앙극장) 여객선터미널 주차장 건너편에 위치한 해안통 2층에는 남편이 선물한 ‘스타인웨이’가 장군도 바다를 바라보며 항상 연주자의 손을 기다리고 있다.

그녀는 “남편을 만나 4번의 선거를 치렀는데 후보자의 아내로서 제 역할을 못해 줬던 게 미안할 뿐이다”며 “생전에 자신의 일보다 연주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저를 배려해 준 마음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고 말을 잊지 못했다.

이 관장은 이번 공연에서 그토록 연주하고 싶었던 바흐의 시콘느를 피아노로 연주한다. 아니 연주할 수 있게 됐다. 이 곡은 세상에서 가장 슬픈 연주곡의 대명사로 알려지고 있다.

그녀는 “1주기 때 이 곡을 연주하려고 했지만 도저히 할 수 없었다”며 “그러나 이제는 그 아픔과 절망을 사랑으로 이겨낸 만큼 당당히 연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는 이관장의 피아노 연주와 함께 시와 사진이 곁들인다. 최지하 시인과 성남훈 사진가 등의 작품이 피아노 선율에 어우러져 사랑을 노래하게 된다.

이 관장은 “남편을 잃고 여수를 떠나려는 저를 붙잡아준 여수 시민들께 진정으로 감사를 드린다”며 “남편의 죽음은 어떤 어려움도 함께 하면 이겨낼 수 있다는 소중한 교훈을 선물해 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추모 공연은 오는 4일 오후 7시 30분 여수 예울마루 소극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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