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부터 예울마루 7층 전시실서
인간탐구 시리즈 ‘실체하는 부유’ 展

▲ 20여 년 동안 인간의 문제에 천착해 온 여수 박치호 작가가 인간 탐구 연작 세 번째 작품인 ‘토르소’를 오는 23일부터 여수 예울마루 7층 전시실에서 전시한다. (사진 박성태 작가)

여수 박치호(48) 작가가 인간 탐구 시리즈 세번째 작품인 ‘토르소’(목·팔·다리 등이 없는 동체)를 화폭에 담아 지역에서 첫 선을 보인다.

‘실체라는 부유’(Floating Existence) 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오는 23일부터 내년 3일까지 GS칼텍스 예울마루 7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200호 대형 작품 ‘토르소’ 2점을 비롯해 20여 점이 발표된다.

박작가는 지난 20년 동안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통해 얻어낸 '인간 탐구' 연작 시리즈를 4차례 발표해 국내외 미술계 안팎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노좆바다’, ‘변색동물’에 이어 ‘토르소’ 등의 그의 작품은 일체의 상업성을 배제하고, 대중의 기호와 타협하지 않는 철저한 ‘작가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인간과 인간의 삶, 예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 그의 작품은 회화가 장식용으로 전락하고 있는 국내 미술계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박치호 작가는 머리와 팔, 다리가 잘린 토르소를 통해 현대인의 자화상과 삶의 부조리를 보여주고자 한다. 사진은 화양면 이천에 있는 그의 작업실.

이번 전시작 토르소는 인간의 두상과 팔, 다리가 잘린 모습을 통해 상처와 아픔, 고통, 절망으로 점철된 현대인의 자화상을 붓이 아닌 페인트 롤라를 이용해 밀도가 높은 새로운 회화 기법으로 표현하고 있다.

미술평론가 홍순환 씨는 “박치호 작가의 토르소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일 수도 있고, 박 작가의 말처럼 부조리한 총체적 덩어리들이 될 수도 있다”며 “토르소에 깃들어 있는 진의는 관찰자 입장에서 예술적 상상력에 힘입어 비로소 좌표를 확정짓게 된다”고 말한다.

‘개념 미술’로 분류할 수 있는 토르소 전시작은 보는 이에 따라 “도대체 이게 무슨 의미지?”라는 예술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때론 불편할 수 있다. 그의 작품이 불편한 것은 우리의 삶이 그만큼 녹녹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박 작가는 “물질이 지배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미술이 그에 대항하는 최후의 보루가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인간 탐구에 천착하고 있다”며 “팔, 다리가 잘린 토르소는 내 모습, 우리 사회의 모습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성찰하고 그 속에서 희망을 찾아가야한다는 새로운 사유 체계를 던져 주려는 것이다”고 말했다.

여수 경도 출신인 박치호 작가는 추계예술대학교를 졸업한 후 지난 1994년 단성갤러리에서 ‘노좆바다’로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개인전과 초대전 4회, 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 등 단체전에 100여 차례 참여했다. 여수지역에서는 천재화가 고 손상기화백의 기념관 건립 추진위원회를 창립해 활동하고 있다. (전시 문의 061-808-7000. 010-8448-5888/오프닝 23일 오후 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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