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 전국 최초 고령 아파트 경비원 고용 유지·창출 조례 제정
고용유지·인권보장 앞장선 4곳에 700만~800만원씩 고용보조금 지급
여수지역 아파트 경비원 고용 현황·실태 조사 이뤄진 적 없어

우리나라는 이미 65세 이상 노인이 7%를 넘긴 ‘고령화 사회’이다. 3년 뒤면 14%를 훌쩍 넘겨 ‘고령 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령 사회에 걸린 시간은 18년으로 프랑스 114년, 미국은 69년, 일본은 24년에 비하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에 속한다.

노인 빈곤율도 심각하다. 지난해 49.6%로 OECD 평균의 4배나 높다. 많은 노인들이 별다른 준비 없이 노후를 맞는다는 얘기다. 늘어나는 노인 인구만큼 이제 고령의 노동력 활용은 국가적인 과제가 됐다.

여수시도 급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다. 여수시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4만4997명(전체 인구대비 15.5%)으로 이미 ‘고령사회’를 넘어섰다. 2009년 3만5548명, 2010년 3만6601명, 2011년 3만7830명, 2012년 3만9671명, 2013년 4만1369명, 2014년 4만3225명으로 매년 늘고 있다. 이에 향후 노인인구 증가에 따른 일자리, 노인 빈곤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서서히 수면 위로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은퇴 후 여생이 길어진 요즘, 노인 일자리는 모든 지자체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노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다. 초등학교 급식도우미, 노-노 케어, 아름다운 거리환경 지킴이 등 공공형 노인 일자리 사업이 있지만 노인들이 선호하는 일자리 중 하나가 아파트 경비원이다.

하지만 최근 일방적 해고와 열악한 처우, 척박한 근무환경, 몰지각한 일부 입주자들의 비인격적인 대우 등 아파트 경비원 문제가 언론에 집중 보도되면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각됐다. 입주민들이 경비원 해고를 반대해 고용이 유지되거나 상생 차원에서 고용을 유지한 사례가 있긴 하지만 극히 일부일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충남 아산시가 전국 지자체에서는 처음으로 지난해 3월 ‘고령 아파트경비원 고용 유지 및 창출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아산시는 조례를 제정하고 지역 내 110여 개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공모를 진행했다. 아파트 입주민들이 55세 이상 경비원의 고용 유지에 힘쓸 경우 1인당 최저 월급(116만원)의 10%인 12만원, 기존 경비원을 유지하면서 신규 채용하면 30%인 36만원을 지원하기로 한 지원조례에 따라 지난해 4개 아파트 단지에 보조금 3000만원을 지원했다.

모든 아파트단지에 지원하는 것은 아니고 경비원 복지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곳이 지원대상이다. 고용보조금 지원이 확정된 아산지역 4개 아파트는 경비원에 대한 최저임금 100%가 적용된 이후 추가부담이 발생하자 경비인력 감축과 근로시간 단축 등을 고려했으나 아산시의 보조금 지원으로 경비원 전원을 고용 유지했다.

지원을 받은 한 아파트는 경비원의 노동인권 보장 교육과 함께 경비원들의 휴식 편의시설 설치, 퇴직적립금 직접 관리 등 장기근속을 유도했다. 다른 한 아파트는 경비실 안에 에어컨을 설치하는 등 경비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휴식시간에 충분히 쉴 수 있도록 노인정을 야간에 개방했다.

아산시는 올해 예산을 5000만원으로 늘렸다. 또 고용 보조금 지원 대상 기준을 엄격히 해 경비원 복지뿐만 아니라 경비원 설문조사를 통해 입주민들이 경비원의 인격을 존중해주는 곳을 엄선하는 등 문제점도 보완키로 했다.

이처럼 아파트에 고용보조금을 지원하면 관리사무소는 관리비 절감 효과를, 경비원들은 처우 개선과 고용 안정을 얻을 수 있다. 더구나 55세 이상 고령자는 기간제근로자보호법 적용을 못 받는 문제점도 해소할 수 있다.

앞서 아산시는 지난 2013년부터 아파트 경비 등 감시·단속적 근로자의 최저임금이 2015년부터 100% 적용되면 아파트 경비원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경비원의 해고 등의 발생이 우려된다며 ‘아파트 유·무인 경비의 경제성 비교분석을 통한 고령자 일자리 창출’ 등의 연구를 통해 준비를 해왔다.

울산시 북구청은 경비직 근로자의 처우개선과 고용안정을 위해 정기적인 건강검진 및 사후관리서비스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아파트 경비직 및 환경미화 근로자들은 상·하반기 각 1회씩 울산근로자건강센터 건강관리서비스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여수시의 경우 아파트 경비원 고용 현황이나 고용 실태 조사가 이뤄진 적이 없어 여전히 관리 사각지대에 머물고 있다.

시는 지난해 10월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과 관리사무소장 등 200여명을 대상으로 공동주택 관리 법령과 시설물 안전관리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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