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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국회의원 자리에 목을 맬까대한민국 국회의원과 스웨덴 국회의원
마재일 기자  |  killout13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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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1.15  11:4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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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의 계절이다. 국회의원 출마자들은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온 지역을 누비고 다니며 “내가 최고의 적임자”라고 간절하게 호소한다. 출마자들의 공약대로 하자면 여수는 천지개벽의 도시로 바뀐다.

선거 때는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줄 것처럼 하면서 잠시 ‘을’이었다가 당선되면 ‘갑’으로 바뀌어 권력자로 군림하기도 한다. 정치가 국민 생활 속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그들만의 정치 놀음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은 새삼스럽지도 않다.

지금의 상황만 봐도 그렇다. 선거가 90일도 안 남았는데 선거구 획정도 하지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졌는데도 국회의원들은 네 탓 공방만 벌이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19대 국회는 사상 최악의 국회라는 비판을 받으면서 국민의 정치 혐오를 심화시키고 있다. 정치가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정치를 걱정해야 하는 암울함이 그렇지 않아도 살기 퍽퍽한 국민을 짓누르고 있다.

온갖 욕을 먹으면서도 왜 국회의원 자리에 목을 맬까? 국회의원은 법을 만들고 예산을 심의한다. 이것만 해도 소위 엄청난 권력이 된다. 밑에 최대 11명의 보좌진을 둘 수 있고, 억대가 넘는 급여에 각종 수당까지, 우리 사회 상위 집단에 속하게 된다. 무엇보다 어디를 가도 융숭한 대접을 받는다.

그러나 권력과 대접의 단맛에 서서히 빠져 들다보면 자기 이익만을 보고 돌진할 뿐 국민의 행복은 안중에도 없게 된다. 야만적이고 천박한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우리 사회의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불평등 구조를 만들어내면, 이를 줄이고 보완해야 할 정치권력은 오히려 확대 재생산한다. 정당정치도 기능을 못하고, 공공성과 국민의 행복을 위한 정치는 자취를 감췄다. 국민의 뜻에 의해 정당화된 권력이 아닌, 날것 그대로의 힘만 작동하는 정치판이 돼 버렸다.

   
▲ 대한민국 국회 홈페이지 화면 캡처

대한민국에서 국회의원은 특권 남용과 부패로 지탄의 대상

대한민국 국회의원은 장관급 대우를 받고 있다. 지난해 기준 의원 1인당 월 1149만6826원을 받았다. 연봉으로 따지면 1억3796만1920원에 달한다.

입법 활동을 지원받기 위해 총 9명의 보좌진(보좌관 2명·비서관 2명·비서 3명·유급 인턴 2명)을 둘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입법 보조원도 2명 더 둘 수 있어 한 의원실에 보좌진은 최소 11명이 된다.

4급 보좌관들은 올해 기준 7800만원, 5급 비서관은 6800만원, 6급 비서는 4700만원, 7급 비서는 4100만원, 9급 비서는 3100만원 정도의 연봉을 받는다. 4급은 정부부처 과장급이고, 20년 이상 근무하면 공무원 연금도 받을 수 있다.

국회의원은 회기가 있을 때는 특별활동비(회기중 1일당 3만1360원)가 추가되고, 상여금 명목인 정근수당 646만4000원이 매년 1월과 7월에 나눠 지급된다. 설이나 추석에는 775만6800원의 명절휴가비를 따로 챙긴다. 상임위원장에게는 한 달에 1000만원 정도의 판공비가 별도로 지급된다.

의원마다 40평대의 의원회관 사무실이 제공된다. 의원사무실 운영비와 공무출장 교통비, 정책자료 발간비 등의 명목으로 750만원도 지원된다.

국회의원은 현행범이 아닌 경우 국회 동의 없이 체포되지 않는다. 해외 방문 시 공항 귀빈실·VIP용 주차장을 이용하고 재외공관의 영접을 받는다. 국회의원은 국가 주요업무 수행대상으로 분류돼 민방위·예비군 훈련이 면제된다. 국회의원의 가족은 국회 내 치과·한의원·내과의 상담·진료는 무료이지만 보철·접종 등 실비는 유료이다.

18대 이전 국회의원은 단 하루만 국회의원을 하더라도 65세가 되면 월 120만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19대 이후 국회의원들에게 의원 연금 지급은 폐지됐다.

대한민국의 국회의원 다수는 사익 추구에 몰두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국회의원들의 평균 재산(2015년 3월 현재)은 28억6000만원이다. 전체 의원의 37.3%인 109명이 부모나 자녀의 재산공개를 거부했다. 거의 대부분의 의원들이 해마다 예산을 심의하는 정기국회가 열리면 자기 지역구에 생색을 내려고 ‘국비 끌어들이기’에 혈안이다.

모든 지역에 공평하게 돌아가야 할 예산이 국회의원 개인의 힘에 좌우되면서 예산이 불공평하게 집행되고 있다. 지역 불균형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웨덴의 국회의원은 어떤 대접을 받을까? 한국이나 스웨덴이나 정치인은 인기가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정반대의 공통점이다. 한국의 정치인은 특권 남용과 부패 등으로 인해 국민들에게 인기가 없지만, 스웨덴의 정치인은 직업으로서 인기가 없다는 점에서 다르다.

스웨덴 쇠데르턴 대학교 정치학과 최연혁 교수는 저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를 통해 25년간 스웨덴에서 살면서 직접 겪은 그곳의 정치, 사회, 교육, 기업과 노동문화 등의 경험담을 들려주며, 대한민국의 미래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스웨덴은 1860년대까지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는 농업국이었다. 1930년대까지 인구의 3분의 1이 먹고살기 위해 이민을 떠났다. 하지만 50년도 채 안 돼서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로 우뚝 섰다. 지금은 매년 10만 명이나 몰려드는, 모두가 꿈꾸는 나라로 다시 태어났다.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한 중심에는 정치가의 희생을 통한 정치의 힘이 있었다.

   
▲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최연혁, 샘앤파커스
스웨덴에서 국회의원은 세상에서 가장 고된 직업

스웨덴은 국회의원 이직률이 참 높은 나라다. 4년 임기가 끝나면 이직률이 평균 30%나 된다. 의원 수가 349명인데 100명 안팎의 의원들이 정치를 떠나는 셈이다. 정당마다 자발적으로 떠나려는 유능한 정치인들을 붙잡으려고 별의별 노력을 해도 막무가내다. 오죽하면 의회 사무처에서 이직률이 높은 이유를 알아보려고 연구용역까지 주었을까? 그 연구를 통해 밝혀진 원인을 보면 이렇다.

떠나는 의원들을 인터뷰해보니 한 결 같이 업무강도가 너무 세다는 이유를 들었다. 4년 동안 회기 중에 쉴 시간을 주질 않는다는 것이었다. 상시회기제를 채택하고 있어 여름 두 달만 제외하고 거의 10개월 동안 의회가 열려 있기 때문이다. 공무를 제외하고 매일같이 출근해야 하며, 상임위 소속 의원들의 활동 강도는 훨씬 더 높다. 원내 회의도 수시로 열리기 때문에 개인 시간도 많지 않다. 대정부질문 시간에도 해당 상임위 소속 의원들은 장관에게 송곳 같은 질문을 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한다.

여기에 여성의원들은 여성의원회, 기독교의원들은 기독교의원회, 각 당의 정책연구모임, 의회 내 정책연구 모임, 그리고 각국 의원 친선을 위한 국가별 의원친선회 등 다양한 의원활동도 덤으로 따라온다. 친목회 성격이기는 하나 의회 내에서의 공동입안 및 발의, 그리고 사회활동 등을 위한 것이므로 선택이 아닌 필수 업무로 간주된다.

그러니 업무강도가 세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중에서도 제일 어려운 것은 의원입법 제출이다. 스웨덴의 의원입법 조사연구에 따르면 의원 1인당 임기 내 입법 수가 평균 87개에 이른다. 200개 이상의 입법안을 발의한 의원 수도 43명에 이르고 150개 내외를 발의한 의원 수는 47명이나 된다. 야당 3개 정당의 입안 수는 압도적으로 높다. 정부가 발의한 정부법안에 대응하고, 효과적인 의회활동을 통해 행정부를 견제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공부하는 의원들이 많다 보니 대정부질문이 열리면 그야말로 장관들의 진땀을 쏙 빼놓곤 한다. 그래서 장관들과 의원들의 대정부질문 중계방송은 연일 청문회 같은 분위기가 연출된다.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스릴과 재미가 넘치는 의회토론 생중계를 즐겨 볼 정도다.

참고로 덧붙이면, 가장 정열적으로 일한 의원의 경우 4년 임기 동안 총 437개를 발의해 기록을 세웠다. 1년 평균 109개를 발의하고 300일 회기 동안 3일에 1개꼴로 발의했다는 얘기다. 결국 이 의원은 법안 발의를 위해 매일 낮과 밤을 지새운 셈이다. 이 의원은 2002년에 의회에 들어와 2010년에 임기를 마치고 의원직을 사퇴했다.

그 이유는 역시 “힘들어서 더 이상 못하겠다.”는 것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스웨덴 국회의원들에게 개인 보좌관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다. 정당 차원에서 의원 보좌업무를 총괄하는 팀이 있기는 하지만, 자료열람 정도만 보조받을 수 있고 나머지는 모두 의원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보좌관이 없다 보니 의회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도 대개가 국회의원이다. 의회도서관과 의원실은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의원들 때문에 불이 꺼지지 않는다. 만나고 싶은 국회의원이 있으면 의회도서관에 가면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의원실이라고는 해도 고작 20평방미터의 작은 방에 지나지 않고, 비서가 없으니 전화도 직접 받는다. 손님이 찾아오면 당연히 의원이 직접 커피를 타가지고 나온다. 지방에서 올라온 의원들에게는 의원 숙소가 제공되는데, 25평방미터(약7.5평) 정도 되는 공간에 TV 한 대, 책상, 의자, 화장실과 샤워장이 함께 있어 소박하기 그지없다. 숙소에서 생활하는 의원들은 입법안 자료를 가져와 밤늦도록 공부하다 잠드는 경우가 허다하다.

의원 이직률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의회를 떠나는 의원들이 제일 어렵고 견디기 힘든 것으로 손꼽은 것은 다름 아닌 가족생활이었다. 가족과 일주일에 5일을 떨어져 있어야 하고 주말에만 가족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톡홀름 지역에 거주하는 의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늦은 시간까지 의회에 있다가 퇴근하면 당연히 가족과 보내는 시간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집에 아이를 둔 의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젊은 정치인들이 정치를 떠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참 일할 나이에 정치를 익힐 만하면 의회를 떠나니 국가적으로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정당마다 새로운 정치인을 수급하는 것이 제일 어렵다고 할 정도다. 당 청년회를 활성화시키고자 노력하는 이유를 이해하게 되는 지점이다. 의회 차원에서도 정치인 이직을 막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입안 활동을 효율적으로 보조하기 위해 신속하게 자료를 산출해 제공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중략-

조그만 실수라도 하게 되면 언론에 의해 샅샅이 파헤쳐져 결국 옷을 벗어야 한다. 가혹할 정도로 스웨덴 정치는 냉정하다. 아니, 국민이 냉정하다. 스톡홀름에 거주하는 의원들은 버스나 전철을 타고 출근하게 되어 있다. 간혹 바쁜 일이 있어 택시를 탔다가는 곧바로 공금유용으로 경고를 받는다. 언론이 의회장부를 철저히 감시하기 때문에 바로 발각될 수밖에 없다. 이러다 보니 패기 넘치는 젊은 정치인들이 겉만 보고 정치에 입문했다가 간신히 단 한 번의 임기만 채우고 떠나는 것이다.

스웨덴의 정당들은 새로운 정치인을 발굴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토로한다. 그만큼 정치인의 인기가 바닥이다. 스웨덴 정치인은 말 그대로 국민의 심부름꾼일 따름이다. 이쯤에서 민주주의의 수준은 정치인의 인기와 반비례하는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드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최연혁, 샘앤파커스) 중-

엄청난 혜택이 없어지고 스웨덴 국회의원처럼 일을 하라고 하면 죽을 각오로 덤벼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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