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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지역 청년들의 삶, 그리고 이야기① 나에게 여수란?…“여수는 내 인생의 변화의 시작”
마재일 기자  |  killout13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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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09  10:3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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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새 청년문제가 사회적으로 심각해지면서 정부와 지자체들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면서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뚜렷한 효과는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문제를 체감하는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배제된 채 나오는 실효성이 부족한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청년세대를 위한 정책은 기성세대를 위한 정책에 항상 뒷전으로 떠밀린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청년이 살아야 우리의 미래도, 기성세대의 노후도 살아난다. 지금부터라도 청년세대가 우리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기울어진 복지체계를 바로 잡고, 청년세대를 위해 투자해야 하지만 청년들을 위해 투자하기로 한 서울시와 성남시는 정부·여당으로부터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공격을 받는 실정이다.

여수시도 여수만의 차별화된 청년정책이 필요하다. 청년이 지역을 빠져나가는 심각성을 알면서도 청년 전담부서나 청년기본조례, 청년일자리 창출 지원 조례 등 청년을 위한 시책에는 여전히 관심이 부족하다. 물론 행정에서만 감당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역사회 모두가 나서야 한다.

<동부매일>은 지역의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해선 지역 사회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 동감하고 최근 우리 지역에 사는 20~30대 청년 9명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직업도 나이도 다양한 사람들끼리 처음 만난 자리였지만 젊은이들답게 거침없는 대화가 이어졌다. 대화의 주제는 젊은이들에게 여수는 어떤 존재이며 지금 어떤 고민들을 하고 있는지, 여수의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등으로 진행했는데 솔직하면서도 진솔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5회에 걸쳐 연재한다.

참석자는 이민진, 정현아, 강동준, 심성현, 정태성, 남은진, 이인, 김민준, 이신제 등 9명이다. 이 자리에는 여수시의회 전창곤·박성미 의원, 여수시 정송호 정책홍보팀장, 임호상 한국문인협회 여수지부장, 정태균 관광두레여수PD 등이 참석했다.

   
▲ <동부매일>은 지역의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해선 지역 사회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 동감하고 최근 우리 지역에 사는 20~30대 청년 9명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나에게 여수란?

진행(마재일 기자) 오늘 참석자들은 우리 지역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또 활동을 준비 중에 있는 이들도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여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신에게 여수는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

   
▲ 이민진
이민진
서울에 살다가 다시 고향에 내려오니까 무엇보다 마음이 편안하다. 여수는 기회의 도시이면서 자존심이다.



 

   
▲ 정현아
정현아
서울에서 여수로 왔을 때 다들 왜 여수를 선택했냐고 묻더라. 거창한 이유는 없다. 여행을 하던 중 향일암 일출을 보는 순간 ‘이곳이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요즘 제주도에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제주도는 자유가 있고, 선택의 폭이 넓어 기회의 땅으로 인식되고 있다. 2012년 여수에 왔을 때 나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여수는 내 인생의 변화의 시작이다.

가치관과 인생관이 바뀌었다. 음악을 전공했지만 특출하게 잘 한 것도 아니어서 인생 2막에 대해 고민하며 살았던 것 같다. 예전에는 보이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무엇을 위해 사는지, 무엇을 해야 행복한지에 대해 고민한다.

여수를 빠져 나가는 청년들이 많다. 청년들이나 가족들의 선택의 폭이 좁은 것 같다. 다들 여수에서 먹고 살 수 있는 ‘꺼리’는 여수산단 기업 취업이나 수산업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여성들의 직업이나 활동의 폭도 넓지 않다. 그래서인지 프랜차이즈가 많이 생기고 창업 등의 기회가 부족하다. 내 인생의 2막을 시작했던 이 공간에서 지역 청년들이 모였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 심성현
심성현
해가 뜨고 찔 때 생기는 노란 노을 분위기를 좋아한다. 따뜻한 느낌이다. 군대 복무 기간을 제외하고는 여수에서 살았다. 여행을 많이 다녔는데 따뜻한 느낌을 가진 곳이 여수이지 않나 싶다. 식당 인심도 좋다.

사진관에 학생들이 많이 오는데 거의 대부분 여수에서는 ‘희망이 없다. 벗어나야 한다. 여기서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한다. 타 지역에 살고 있는 친구들이 지역에 희망이 없다며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지역에 남아 있으면 뒤처진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제주도는 기회의 땅이라고들 한다. 여수도 그래야 한다. 아름다운 밤바다 등이 알려지면서 청년들이 많이 온다. 머물고, 살고 싶은 여수를 만들려면 행정의 노력은 물론 지역 청년들이 더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 정태성
정태성
이 질문이 가장 어렵다. 여수는 전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도시다. 놀 거리도 다양하지 않아 친구들 만나면 술 마시고 당구치고 PC방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울에서 여수로 내려온 지 3년 됐는데 작년까지만 해도 서울에 한 달에 두 번씩은 올라갔다. 올라가면 정말 내려오기 싫어진다. 내려오면 할 것도 없고 마음의 공허함이 채워지지 않는다.

여수는 땅값도 비싸고 문화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젊은 사람들이 살기가 쉽지는 않다. 이런 기회를 통해 여수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꾸고 싶은 마음도 있다.

   
▲ 강동준
강동준
순천 토박이인 저에게 ‘여수란?’ 쉽지 않은 질문이다. 20대에는 전남지역에서 영화관광이라는 생소한 직업을 가지고 5년 정도 활동을 했지만 지역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현재는 섬 생태관광을 사업화하는 회사인 ‘섬여행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섬여행학교’는 섬이 가진 생태, 역사, 문화, 민속, 사람 등 숨겨져 있는 자원을 발굴해 섬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색에 맞춰 콘셉트(concept)와 테마(concept)를 개발하고 디자인해 여행콘텐츠로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지역에서 어떻게 자생을 해야 할까, 청년들이 지역으로 돌아올 수 있는 모델은 어떤 것일까, 여수지역의 청년들이 산단 취업에만 매달리지 않고 예술과 문화, 관광 기반으로 창업을 할 수 없을까 등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광주지역 청년기획자 네트워크 그룹에 속하면서 ‘청년문화기획자’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광주지역 청년들도 오늘 이 자리의 청년들과 비슷한 고민을 한다.

전남 동부권이 주요 활동 무대이기 때문에 고민과 걱정, 불안감, 두려움을 안고 지난해 말부터 여수·순천 지역을 현장조사하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지역의 정체성을 다시한번 생각해본다.

젊은이들이 내일로(철도 여행 상품) 등을 통해 여수를 찾는 또 다른 이유를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지 않을까 궁금했다. 플랫폼(platform)을 만들어 시도해봤지만 쉽지 않았다. 이제 플랫폼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해 볼 시기가 오지 않았나 싶다. 지역 청년들과의 콜라보(협업)가 기대된다.

   
▲ 남은진
남은진
순천토박이다. 여수에 와서 가장 많이 한 말이 ‘날씨 좋다’였다. 파란 하늘이 너무 좋다. 여수는 ‘햇빛이 짱짱한 도시’이다.

특히 여수의 원도심에 꽂혔다. 순천과 여수 원도심을 걷다보면 차이가 있다. 순천은 직선도로가 많은데 반해 여수는 언덕길이 많다. 걸을 때마다 새로운 것이 보인다.

집들이 꼬불꼬불 계단식으로 되어 있는 산중턱을 걷다보면 바다가 보이고, 이런 것들이 너무 재미있다. 박람회장에서 게스트하우스 촌을 지나 진남관, 고소마을, 그리고 종포 해양공원까지 가는 길이 좋다. 이 지역에 사시는 분들이야 늘 접하니까 크게 의미가 없겠지만 제3자 입장에서는 오동도는 옵션이고, 사실 메인은 따로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아쉬운 것은 여수는 청년들이 문화적인 활동을 하는 게 많이 드러나지 않는다. 여수지역 청년들과 함께 문화를 만들고 싶다.

   
▲ 이인
이인
중학교 시절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그림을 배울 수 없었다. 하지만 은사님들이 조건 없이 그림을 가르쳐 줬다. 그 감사함을 고향에서 실현하고 싶어 내려왔다. 입시미술학원을 운영하며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무료로 지도하기도 한다.

여수는 전남 시·군에서 미술작가들이 가장 많이 활동하고, 아마추어 작가 또한 많아 층이 두터운 편이다. 여수에는 전국에서 알아주는 작가들이 꽤 있다. 그런데 지역민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

광주에서 내려오게 된 계기가 여수에서 작품 활동을 하면 다른 지역보다 낫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한 해 한 해를 보내면서 젊은 층도 없고, 경쟁자도 없어 도태되는 느낌이다.

그림을 그리는 친구들, 제자들 거의 대부분이 광주나 서울, 대전, 부산에 가서 여수로 오지 않는다. 이 자리가 젊은 작가들이 돌아오는 여수가 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 김민준
김민준
부모님과 친구가 있는 고향 말고는 여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아마도 살고 있는 익숙한 곳이어서 그런가보다.





   
▲ 이신제
이신제
군대와 대학교를 다닐 때를 제외하고는 여수를 벗어난 적이 없다. 여수에 잠시 내려와 있는 친구들과 얘기를 해보면 여수는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고향이라고 말한다. 청년들에게 여수는 딱히 재미있는 곳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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