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서 각종 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반드시 이런저런 공청회라는 과정을 거치게 되어있다.

이 공청회 자리에는 사업을 찬성하는 측의 인사와 반대하는 측의 인사가 참석해 사업의 옳고 그름을 놓고 서로간에 치열한 공방을 하게 된다.

찬성하는 측에는 주로 대학교수나 박사 등 명망있는 그룹이 참석을 하는 경우가 많고, 반대하는 측에는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주로 참석을 하게 된다.

공청회의 사전적 의미는‘국가나 공공단체가 중요 안건을 의결함에 앞서 일반 국민이나 이해 당사자 및 전문가 등으로부터 공개 석상에서 의견을?듣는 제도, 또는 그런 모임’으로 되어있다.

이 의미의 본뜻은 찬성의견보다 반대의견에 귀를 기울여 그 제도를 보완하라는 뜻에서 만들어 놓은 제도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 여수시에서 사업에 앞서 행하는 각종 공청회는‘토론을 위한 공청회가 아닌 통보를 위한 공청회’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대측 입장의 발제자가 아무리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고, 반대 입장을 토해내도 그 논리가 여수시 정책에 반영되는 것을 아직까지 보질 못했다.

공청회가 보완을 위한 순기능을 하는 것이 아니라, 통과 수순을 위한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래놓고‘주민들을 상대로 공청회를 했다’고 강변한다.

이번 도시공사건도“여수시 도시공사 설립 관련 전문가 초청 위원회 공청회”라는 것이 있기는 했다.

찬성 측에서는 전남발전연구원 조상필박사와 전남대 김길성교수가 나왔고, 반대 측에서는 지역사회연구소 주철희소장과 시민협 오문수 공동대표가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반대 측의 입장을 대변한 주철희 소장과 오문수 대표는 도시공사를 설립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조목조목 얘기했다.
그러나 시측의 답변은“폭넓은 의견을 수렴했다”로 귀결 된다. 정책 어디에도 변한 것은 없다.

남양주시 도시공사에서 보았듯이 50억의 자본금으로 시작한 도시공사가 설립된지 반년도 되지 않아 2조원의 자본금을 준비하고 있다.

시에 현금이 없으니 터미날부지, 공원부지 등 각종 시유지를 도시공사에 현물로 출자하여 1조 9천억원의 사업에도 뛰어들 태세다.

시민들은 설립자금 50억에 현혹된다. 그러나 설립된지 반년도 되지 않아 2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자본금으로 늘어난 남양주의 예를 우리시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당장 먹고 살기에 바쁜 우리 소시민들이 여수시에서 추진하는 각종 사업들을 속속들이 알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언제나 눈과 귀는 열어놔야 한다.

여수는 우리가 평생 살아가야 할 도시다. 임기 끝나고 낙선하면 여수를 떠날 사람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담보할 수는 없다. 자신이 듣고 싶지 않은 것에 대해 귀를 닫아 버리는 것이 인간이다. 하지만 귀를 열어놔야 가능성도 열리는 법이다.

수없이 반복되는 공청회를 지켜보면서 이러한 공청회를 왜 하는지 묻고 싶을 지경이다. 그냥 공청회 했다고 하고, 애초 계획대로 그냥 추진하는 것이 훨씬 떳떳하지 않을까.

그러나 여수시가 도시공사 설립을 위해 비록 요식행위일 망정 단 한 번의 주민을 상대로 한 공청회조차 없었다는 것은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이쯤해서 나도 찬성해 주고, 사업이나 하나 달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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