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적 뒷받침을 만들어 기업이 적극적으로 지역사회공헌활동에 나서도록 동기 부여를 해도 모자랄 판에 사회공헌사업비로 1000억 원을 내놓았는데도 꺼림칙하게 만드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 예울마루

오는 5월 10일이면 개관 4주년을 맞는 문화예술공원 예울마루. GS칼텍스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 동안 매년 100억 원씩 모두 1000억 원을 사회공헌사업비로 출연하기로 하고 1단계 사업으로 종합공연장인 예울마루를 2012년 5월 10일 임시 개관했다.

예울마루는 개관 이후 지난 3월까지 611회 공연과 42회 전시회에 관람객 44만3804명이 찾았다. 1만 여명이 넘는 소외 계층에 문화 나눔 실천도 했다.

창작 오페라 손양원,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인 캣츠 공연, 맘마미아와 시카고·아가씨와 건달들·브로드웨이 42번가 등의 뮤지컬 등 수준 높은 작품들이 연중 선을 보이면서 전남 동부권의 문화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 예울마루는 여수 시민의 문화적 자부심을 넘어 남해안을 대표하는 문화시설로 우뚝 섰다.

하지만 여수시가 해 주기로 한 부지 매입 지연, 여수시의 준비 부족, 의회의 요구 등으로 기부채납과 관리·운영 문제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급기야 2009년 설계 당시와 주변 여건 변화 등으로 장도 개발 축소 움직임까지 일면서 공헌 사업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의든 타의든 한 기업이 1000억 원을 내놓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기업이 지역 사회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을 만들어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에 나서도록 동기 부여를 해도 모자랄 판에 좋은 일을 하고도 되레 꺼림칙하게 만드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 장도 사업 조감도

여수시, 5월에 기부채납 받기로
의회 승인 후 운영 협의는 계속

여수시와 GS칼텍스가 2012년 체결한 협약대로라면 2015년 5월 기부채납을 받아야 했지만 여수시가 1년을 미뤄 연장 시한이 오는 5월 9일로 만료된다.

이에 따라 여수시와 GS칼텍스는 최근 기부채납과 관리·운영권 문제를 두고 협의를 벌여 시가 기부채납을 받되 운영은 GS칼텍스에 위탁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GS칼텍스는 다음 달 9일 운영기간 종료를 앞두고 예울마루 1단계 사업 기부채납과 함께 올해 운영경비(약 8개월) 일부를 지원하고, 운영에 필요한 예산 45억5600만원(2016년 예산) 가운데 50%를 부담하는 내용을 제안한 상태다.

하지만 여수시 김세곤 산단환경사업단장은 지난 25일 여수시의회 전체 의원 간담회에서 기부채납은 받되 GS칼텍스가 60%, 여수시가 40%를 부담하는 안을 갖고 있다고 밝혀 공동운영에는 뜻을 같이 하면서도 관리·운영비 부담 비율에서 다소 입장 차이를 보였다.

일단 여수시가 지난 25일과 26일 시의회와 시민사회단체 등의 여론을 수렴한 결과 당초 약속대로 기부채납은 받되 관리·운영 문제는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의견이 모아지는 모양새다.

지난 26일 시보건소 3층 회의실에서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 직능별 대표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예울마루 운영 관련 시민 의견 수렴 토론회’에서는 여수시가 기부채납은 받되 애초 협약대로 GS칼텍스가 장도 개발 등 2단계 조성 사업을 차질 없이 하도록 확실한 약속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기부채납 후 운영 경험이 있고 전문성을 갖춘 GS칼텍스재단에서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과 운영비 일부에 대한 시의 부담 방안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시는 이날 토론회 결과와 전날 여수시의회 의견을 토대로 기부채납을 받기 위한 ‘공유재산 관리계획’을 시의회에 제출하고 오는 5월 10일부터 열리는 임시회에서 상임위원회와 본회의를 거쳐 승인을 받은 후 관리·운영과 관련한 협의는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기부채납과 관리·운영의 문제를 두고 여전히 엇갈린 의견이 존재한다. 여기에다 예울마루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파급효과 못지않게 향후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GS칼텍스재단은 다음 달 예울마루 앞 장도 개발을 위한 문화재 시굴조사를 시작으로 오는 9월까지 실시계획 변경과 건축허가에 나서고 10월쯤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장도에는 12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상설전시장과 아뜰리에, 다도해공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 장도로 들어가는 보행교량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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