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지역 청년들의 삶, 그리고 이야기 ⑤-(1) 조례 제정 의미와 청년 문제 해법 모색

▲ 왼쪽부터 이진 전남대 여수캠퍼스 총학생회장, 마재일 동부매일 기자, 전창곤 여수시의원, 송병구 여수시 기획예산과장, 박호철 관광두레 수원PD, 남은진 문화예술기획자.

전창곤 의원 대표발의…정책토론회 개최


몇 년 새 청년문제가 사회적으로 심각해지면서 정부와 지자체들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면서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뚜렷한 효과는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문제를 체감하는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배제된 채 나오는 실효성이 부족한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청년세대를 위한 정책은 기성세대를 위한 정책에 항상 뒷전으로 떠밀린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청년이 살아야 우리의 미래도, 기성세대의 노후도 살아난다. 지금부터라도 청년세대가 우리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기울어진 복지체계를 바로 잡고, 청년세대를 위해 투자해야 하지만 청년들을 위해 투자하기로 한 서울시와 성남시는 정부·여당으로부터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공격을 받는 실정이다. 그러나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에 굴하지 않고 소신대로 정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여수시도 여수만의 차별화된 청년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청년이 지역을 빠져나가는 심각성을 알면서도 청년 전담부서나 청년기본조례, 청년일자리 창출 지원 조례 등 청년을 위한 시책에는 여전히 관심이 부족하다. 물론 행정에서만 감당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역사회 모두가 나서야 한다.

<동부매일>은 지역의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해선 지역 사회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 동감하고 최근 우리 지역에 사는 20~30대 청년 9명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직업도 나이도 다양한 사람들끼리 처음 만난 자리였지만 젊은이들답게 거침없는 대화가 이어졌다. 대화의 주제는 젊은이들에게 여수는 어떤 존재이며 지금 어떤 고민들을 하고 있는지, 여수의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등으로 진행했는데 솔직하면서도 진솔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여수시의회도 지역 청년 문제 해결에 나섰다. 시의회는 지난달 15일 전창곤 의원이 대표 발의한 ‘여수시 청년발전 기본조례안’ 정책토론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정책토론회에는 전창곤 여수시의회 의원(토론 진행), 송병구 여수시 기획예산과장, 박호철 관광두레 수원PD, 남은진 문화예술기획자, 동부매일 마재일 기자, 이진 전남대 여수캠퍼스 총학생회장이 토론자로 나서 현장의 경험을 설명하고 대안과 해법을 모색했다.

전 의원은 10일부터 열리는 제168회 임시회에 이 조례를 상정할 예정이다. 본지는 2차례에 걸쳐 토론 내용을 정리해 싣는다. -편집자 주-

▲ 진행 전창곤 의원
진행 전창곤 의원
전창곤 의원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청년들의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청년들이 지역 구성원으로서 지역발전을 견인할 수 있도록 많은 배려와 관심이 필요하다”며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조례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특히 “청년 문제는 국가적인 문제라며 국가가 해결하겠지, 또는 청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제는 자치단체 차원에서 지역 청년의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는 한편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여수시 청년발전 기본조례안’은 청년들에게 다양한 분야의 참여 기회와 권익을 보호하고, 자립여건을 마련해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례안은 청년은 19세 이상 39세 미만을 규정하고 있으며, 관계법령의 규정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한다. 청년에 관한 기본계획을 4년마다 수립하며, 20인 이내의 청년정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은 시장이 된다. 위촉직 위원 중 청년을 7명 이상 포함하도록 했다.

시장은 미취업으로 인해 사회·경제·문화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의 능력개발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관계법령에 따라 청년고용을 확대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시행해야 한다. 시장은 지역특색에 맞는 청년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청년창업가를 발굴 및 육성함은 물론 창업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시장은 또, 창의적 청년문화 형성을 위해 청년 문화예술인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청년의 문화예술 향유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청년 시설을 설치·운영 및 지원할 수 있으며 예산의 범위에서 시설운영과 그 활동 등에 필요한 경비의 일부를 보조할 수 있다. 시장은 청년정책의 시행에 기여하는 단체 또는 기관 등에도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

▲ 송병구 여수시 기획예산과장
송병구 여수시 기획예산과장
여수시는 지역경제과, 산단지원과, 교육지원과, 여성가족과 등의 부서에서 여러 가지 청년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기획예산과에서 청년 관련 정책을 직접 관장하지는 않지만 총괄적으로 지원하는 부서가 없기 때문에 대신해서 참석했다. 각 부서에서 추진하는 사업 위주로 설명하며, 오늘 이 자리에서 제시되는 좋은 방안은 시정에 반영토록 하겠다.

경력단절여성이나 미취업자,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관광산업 일자리 사업으로 지난 2월 고용노동부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지역산업 맞춤형 일자리창출 사업을 통해 관광인력을 양성해 여수관광의 서비스의 질을 높이도록 하겠다. 취업·창업 일자리 박람회 개최 등과 구인·구직, 창업컨설팅 일자리 정보 제공 등 청년을 비롯한 다양한 계층의 맞춤형 일자리 제공을 목적으로 오는 8월까지 참여업체와 구직자를 모집한 후에 9월 28일 박람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일자리종합지원센터는 청년, 여성, 장년층을 대상으로 지역일자리 대책 수립과 구인·구직활동을 지원하며 일자리 창출을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담인력 직업상담사를 배치해 매주 금요일 ‘구인구직 만남의 날’ 운영 등 유관기관과 연계한 정보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여수산단에서 필요로 하는 맞춤형 산업인력양성을 목표로 2010년부터 테크니션스쿨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까지 총 198명의 졸업생 중 174명 88%가 43개사에 취업했다.

육아 가사 등으로 경력 단절된 여성을 대상으로 맞춤형 직업훈련 등 재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경력단절여성의 능력개발 및 일자리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까지 84명의 여성이 취업했다. 이 외에도 도시민 어촌 유치 지원 사업, 귀농·어업인 신규 실습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미래 선도 인력 양성 분야에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고 청년들의 정규직 취업과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해 연차별로 장려금 고용 유지금 장기 근속금을 지급하는 전남형 청년인턴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52명을 선발해 운영하고 있다.

사회적경제기업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창업아이템 제공과 일자리 창출, 새로운 청년문화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여수청년사회적 기업가 육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기술 아이디어를 보유하고 있으나 경영자금정보마케팅 능력이 부족한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여수창업보육센터를 지원하고 있다. 전남대 산학협력단이 전문 보육기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현재 12개가 입주해 있다. 2017년까지 전남대 여수캠퍼스에 광주캠퍼스와 공과대학 이전과 해양레저학과 신설 등 범시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기관 간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서 유치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낭만버스커 등 청년문화 활성화를 위한 거리문화 공연, 다양한 해양레저스포츠체험과 대회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코레일의 ‘내일로’, 365아일랜드 섬 체험 등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신도심권 5곳에서 지역 내 청소년과 대학 동아리, 일반인이 참여해 연주와 비보이 댄스 등 거리문화공연이 펼쳐진다.

어린이보육환경개선 관내 10개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영유야 보육료 및 양육수당 지급은 0세부터 5세까지 하고 있다. 다문화가족 초기적응력 맞춤형교육지원, 외국인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 사업, 청년, 대학생, 신혼부부, 저소득층의 주거환경을 위한 사업으로 행복주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정지구 200세대(오는 6월 착공), 관문지구 150세대(내년 8월경 착공 예정)가 사업지구로 선정됐다.

출산장려금지원과 임산부 영유아 건강진단을 통해서 청년층여성의 건강증진과 임신 출산양육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지금까지 7712명에게 출산장려금을 지급했다.
송 과장은 우리시에는 청년 정책을 총괄하는 부서가 없어 개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청년 정책을 종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전담 부서와 인력 배치의 필요성을 시장께 보고했다.

▲ 진행 전창곤 의원
진행 전창곤 의원
우리시는 여성과 노인 관련 정책을 효율적으로 펼치기 위해 여성가족과와 노인장애인과 등 전담부서를 두고 있다. 하지만 청년 전담 부서는 없다. 여러 부서로 흩어져있다 보니 청년에 대한 시책 집행이 효율적이지 못하다. 시 집행부는 조례가 제정된 후 하반기 조직개편 시 전담부서 신설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한다. 수원시에서 시행하는 청년지원센터를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이번 조례에도 센터 설립은 물론 지원 근거가 충분히 마련돼 있으니 청년 전담 부서 신설을 적극 검토해 주기 바란다.

▲ 박호철 관광두레 수원PD
박호철 관광두레 수원PD
220년의 역사를 가진 수원시는 125만의 인구가 거주하는 대도시다. 특히 수원시는 한국전쟁이 끝난 후 엄청난 이주민들이 모여 들었다. 그래서 원주민보다 이주민이 더 많은 도시이기도 하다.

18세기(1796년) 동·서양 최첨단 건축기술이 집약된 길이 5.7km의 수원 화성(華城)은 그 건축기술과 모양의 독특성, 디자인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을 인정받아 1997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수원 화성 성안마을에는 1만2000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성안마을은 교육, 상업, 문화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성안마을이 있는 수원시의 원도심 행궁동은 1990년대 중반까지는 르네상스였다. 그러나 1997년경 공동화 현상을 맞으면서 행궁동의 땅값이 절반이하로 떨어지고 건물 공실률이 늘어나는 등 원도심이 초토화되다시피 했다. 이에 따라 지역 상인들과 마을·시민 대표, 지역 여·야 정치인들 모두가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한 끝에 찾은 해법이 도시 빈 공간을 활용한 도시재생 프로젝트였다.

건물 공실률이 증가하면 좀 더 저렴한 비용으로 빈 공간을 사용할 수 있어 예술가들이 모이게 됐다. 특히 예술가 집단이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한 것이 아니라 마을 주민들과 함께 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수원시는 지원 예산을 편성하고 시민단체는 중간에서 중심을 잡아 줬다. 주민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빈 공간을 제공하는 등 상생에 기꺼이 응했다. 모두가 힘을 합친 덕에 투입된 청년들은 다양한 실험을 하면서 안착할 수 있었다. 특히 도시재생을 청년들이 주도할 때 다양한 실험지표가 필요한데 행궁동은 다양한 자원을 갖고 있어 가능했다.

무엇보다 청년예산제도, 마을 만들기 등 수원시만의 사업들을 진행했다. 청년을 위한 공간은 건물을 새로 짓기 보다는 기존의 공공장소를 택했다. 이는 신규 건물이 꼭 필요할 때에는 지어야 하지만 기존 건물들을 활용하는 방안, 그리고 재생사업과 청년들이 실제로 연결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었다. 초기에는 청년들과 40~50대, 60~70대와의 연결고리가 없어 네트워크 형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상당수의 청년들이 떠나가기도 했지만 다행히 사회 활동가들이 연결고리가 돼 주면서 정착할 수 있었다.

수원시의 청년지원조례는 지역 여·야 의원들과 청년들이 6개월여 동안 논의해서 만들었다. 행정과 청년 단체의 실제 연결고리 역할을 할 전담부서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수원시는 2016년 화두를 ‘청년, 그리고 희망’으로 정하고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청년정책관을 신설했다. ‘수원형 청년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시 전반적인 청년정책과 청년문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올 7월 청년 활동 공간 ‘수원청년바람지대’를 오픈할 예정이다.

성남시뿐만 아니라 서울시, 과천시도 청년 모임이 비교적 잘 돼 있다. 물론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수원시는 행정에서 평생학습이나 인문학 모임 등 교육 분야 지원을 적극 해줬다. 특히 청년들이 말할 수 있는 구조, 그리고 직장이 아닌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시야를 넓혀주기 위한 인문학 학습이 큰 도움이 됐다.

여기엔 지역 대학의 역할이 컸다. 수원에는 7개 대학이 있는데 경희대의 경우 마을 주민이 직접 교양강좌 강사로 나서기도 한다. 성균관대도 지역민과의 교류를 통해 재미있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건축학부 학생들이 약 4개월 동안 청년 활동가, 주민 등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마을기초자료조사와 발전계획을 수립해 주민들 앞에서 발표하는데 주민들이 학생들의 학점을 직접 매긴다.

실제 그 친구들이 마을에 정착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마을 주민들이 가지고 있고, 성균관대 기숙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주소지를 모두 옮겨야 한다. 주소지를 옮긴다는 것은 투표권과 시민으로의 결정권을 가지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역구 의원들은 청년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지역을 방문하고 거기에서 이야기들이 제도화 된다. 시민단체는 감시를 하고 행정에서는 예산 및 정책과 사업을 이끌어준다. 우리 행궁동청년회는 직접 정치에도 참여하고 있다. 통장에 당선된 이도 있고, 시 예산을 편성할 때 같이 하기도 한다. 마을자치회에도 직접 참여해서 마을의 분위기나 사회현상 등도 함께 의견을 나눈다.

우리 마을에서는 소규모 커뮤니티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다. 꺼리를 많이 만들 수 있는 소모임, 내가 관심이 있는 분야에서 모일 수 있는 구조만 만들어져도 청년들은 모이게 된다. 단순한 거리문화축제가 아니라 거리문화의 아이템을 채울 수 있도록 청년들의 역할을 세분화해서 지원해 준다. 꼭 예산지원이 아니더라도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나 공간 시설 마련 등을 유도해주면 단체 형성에도 큰 도움이 된다. 자연스레 지역경제에도 관심을 갖게 되고 참여하게 되면서 전통시장에 점포를 낸다든지, 사회적 기업지원센터에 입주해 사회적경제기업을 하게 된다.

마을 활동이 10년 간 이어지다 보니 마을 내에서 청년들끼리 로맨스가 이뤄지고 정착하게 되면서 아이들이 태어나고 자연스레 교육 문제와 연계돼 경기도교육청과 마을의 교육문제를 얘기하게 됐다.

수원시에서는 선택의 자율성과 직장의 다양성이 아닌 직업의 다양성을 제시해 줄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주는 ‘역할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각 지자체마다 지원조례를 만들어서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게 되는데 물론 수원시도 실패한 사례가 있다. 그런데 성공이냐 실패냐 보다 그 모든 경험을 존중해 주는 문화, 그러면 다시 한 번 실험할 수 있고, 다시 경험을 하고자하는 친구들이 늘어나게 된다. 자율과 참여, 경험의 존중이 중요하다. 특히 경험의 존중은 상호 소통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년들 의식이나 시민 의식의 다양성이 확보돼야 한다.

참고로 수원시는 청년정책토론회의 경우 저녁에 일정을 잡는다. 그래야 일과를 마친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진행 전창곤 의원
진행 전창곤 의원
청년이 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수원시에 있는 성균관대나 경희대 인문학 강좌로 후마니타스칼리지가 있다. 학생들의 교양학부 과정이기도 하지만 지역 대학이 지역민들과 소통하는 좋은 사례라고 볼 수 있겠다. 우리 지역에는 전남대학교 여수캠퍼스가 있지만 인문대학이 없다. 광주 본교에 있다. 인문학 강좌가 전남대 여수캠퍼스에 개설 돼 학생들뿐만 아니라 지역민도 강좌를 들으면서 소통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 남은진 문화예술기획자
남은진 문화예술기획자
순천에서 태어났지만 여수를 좋아해 여수에 오게 됐다. 외지에서 온 사람에게 여수시 청년발전조례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 ‘청년, 여수를 항해하다’라는 제목으로 여수시 청년발전조례의 방향을 제시해본다.

가장 먼저 고민했던 것은 청년이란 어떤 사람들이고, 조례란 무엇인가였다. 단어의 뜻을 살펴보니 ‘청년’은 나이에 제한을 두지 않고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이 넘치는 사람 모두를 일컫는다. 청년발전조례에 해당돼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청년이라고 볼 수 있다. 조례는 지자체가 어떤 사무에 관해 법령의 범위 내에서 지방 의회의 의결을 거쳐 제정한 법을 말한다.

전국적으로 청년 관련 조례가 얼마나 있는지 살펴봤다. 총 70개 중 전남지역은 전남도 2개, 나주 1개, 목포 1개, 완도 1개, 곡성 1개, 순천 1개 등 7개의 조례가 제정돼 있다. 일자리 조례가 49개로 가장 많았으며, 청년단체나 청년문화 지원 조례, 청년배당 조례 등도 있었다. 청년실업이 심각하기 때문에 일자리 관련 조례가 가장 많다고 분석된다.

조례 제정을 정부정책이라서 하는 것인지,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기 위해 제정하는 것인지, 조례가 없으면 청년을 지원할 방법이나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인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청년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고려한 지역 실정에 맞는 청년조례가 돼야 한다.

여수에서는 자녀가 공부를 잘하면 일찍 타지로 보낸다고 들었다. 실제 내 주변 분들도 타지로 가신 분들이 꽤 있다. 여수에는 전문직 일자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청년들이 타지로 나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될 수 있다. 가업을 이어야 하기 때문에, 떠날 특별한 이유가 없으니 여수에 그냥 사는 청년들이 많은 것 같고, 특히 즐길 문화가 딱히 없는 여수 청년들이 광주·서울까지 가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 여수는 관광과 연계한 창업과 문화가 청년들의 주요 키워드라고 생각한다. 실제 여수지역 청년들의 창업이 활발해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전남지역 최초로 빅다방을 오픈했으며, 지역 청년들이 연구·개발한 이순신 수제버거도 있다. 또한 게스트하우스 등 관광업에도 많이 종사하고 있다. 그리고 낭만버스킹의 영향인지 음악이나 댄스 등 공연 문화와 관련된 청년 수도 적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은 기본 조례 하나로 시작하지만 추후에는 각 분야별로 지원할 수 있는 조례와 정책이 필요하다. 시간이 좀 더디더라도 준비를 철저히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수시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여수시의 비전과 시정구호 등 핵심전략이 나온다. 그런데 세부 내용까지 찾아봤는데 ‘청년’이라는 단어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실제로 한 청년은 여수에서 살고 싶어 왔는데 문화, 관광, 청년 동호회 등 어디에서도 청년 관련 네트워크를 찾을 수가 없어 막연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문화, 관광, 원도심, 전통시장 등 청년이 할 수 있는 사업 정보를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여수는 원도심 자체만으로도 청년문화와 관광 등의 사업을 엮을 수 있는 자원이 무궁하다. 그러나 자원이 충분함에도 청년들과 자원을 연결할 고리가 아직 없다. 이번 청년 조례가 그 연결고리가 됐으면 한다. 그리고 청년들이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분야별로 세분화시켰으면 한다. 청년들이 관광이나 문화 방면에서 창업이나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각 부서별로 추진하는 청년 관련 정책이 많지만 이를 총괄하는 부서가 없는 만큼 조속히 전담부서를 만들었으면 한다. 이와 함께 여수에 거주하거나 여수를 찾아오는 청년 모두에게 개방되는 공간이 생겼으면 좋겠다. 청년들이 보다 편리하게 사업을 펼치고, 보조금을 지원 받을 수 있도록 행정 절차를 간소화 해줬으면 한다.

여수 원도심에서 섬 생태관광을 사업화하는 회사인 ‘섬여행학교’ 준비를 마치고 운영에 들어간다. ‘섬여행학교’는 섬이 가진 생태, 역사, 문화, 민속, 사람 등 숨겨져 있는 자원을 발굴해 섬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색에 맞춰 콘셉트(concept)와 테마(concept)를 개발하고 디자인해 여행콘텐츠로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 진행 전창곤 의원
진행 전창곤 의원
여수에서 청년들이 무엇을 하고 싶어도 정보나 네트워크가 없어서 힘들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여러 가지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청년지원센터가 필요하다. 다문화나 이주민을 위한 여수시 다문화·이주민센터가 있다. 그런데 7만 명이나 되는 청년을 위한 지원센터가 없다는 것은 문제다. 조례가 제정되면 청년지원센터가 설립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2회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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