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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늘어나는 여수시, 원도심 공동화 확산택지개발과 원도심 공동화, 그리고 상권의 역설 <상>빈집, 지역재생의 새로운 자원으로 활용 방안 모색 필요
마재일 기자  |  killout13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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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5.30  09:5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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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도심 전경. 인구가 계속 줄면서 지난달 29만 명 선이 무너진 여수시가 원도심 지역의 빈집이 늘면서 공동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도시개발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인구가 계속 줄면서 지난달 29만 명 선이 무너진 여수시가 원도심 지역의 빈집이 늘면서 공동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도시개발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인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세우며 추진 중인 택지개발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와 외곽으로 팽창하는 도시개발을 억제하고 원도심의 기능을 되살리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여수시에 따르면 여수지역 단독주택 가운데 빈집은 2015년 기준 돌산읍 176, 율촌면 112, 화정면 97, 중앙동 85, 광림동 83, 화양면 82, 삼산면 79, 한려동 77, 월호동 56, 서강동 42, 만덕동 39, 대교동 31, 남면 26 가구 등 총 1118가구로 집계됐다. 농어촌과 원도심 지역에 빈집이 많은 반면 비교적 신도심 지역에 속하는 쌍봉동과 시전동, 여서동과 문수동 등은 4개 동을 합해도 빈집은 3가구에 불과하다.

한 때 여수지역 최고의 번화가였던 교동오거리와 진남로상가 일대 건물 뒤쪽에는 빈집이 적지 않다.

   
▲ 교동오거리 상가 뒤 15년째 방치된 빈집에는 빗물이 고여 썩어가고 있었고 온갖 쓰레기와 폐기물로 가득 찼다.
   
▲ 교동오거리 상가 뒤 15년째 방치된 빈집에는 빗물이 고여 썩어가고 있었고 온갖 쓰레기와 폐기물로 가득 찼다.

교동오거리 상가 뒤 15년째 방치된 빈집에는 빗물이 고여 썩어가고 있었고 온갖 쓰레기와 폐기물로 가득 찼다. 옥상의 난간은 부식돼 녹이 슬고 휘어져 있었으며, 강한 바람이라도 불면 날아갈 것만 같은 위태위태한 가건물은 문이 열린 채 가스통 등이 방치돼 있었다. 바로 옆 빈집 지붕은 방수 천막을 씌워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각종 집기구로 눌러 놓았다. 이곳에도 각종 쓰레기가 방치돼 있었다.

한 상인은 “여름이면 모기와 바퀴벌레 때문에 미칠 지경”이라며 “여수시에 수차례 해결을 촉구하는 민원을 제기했지만 방역소독을 실시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고소동의 석면 슬레이트 빈집도 지붕이 파손되는 등 방치돼 있기는 마찬가지다. 슬레이트는 암을 유발하는 석면을 10~15% 정도 함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고함량 석면 건축자재로 국내에서는 2009년부터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30년의 내구연한이 지나면 석면 비산이 일어나 시민 건강에 위협이 된다. 관문동 동문동주민센터 뒤에 있는 빈집은 유리창이 깨져 있고, 물탱크 등이 뒹굴고 있었다.

   
▲ 교동오거리 상가 뒤 방치 된 빈집. 지붕에 방수 천막을 씌워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각종 집기구로 눌러 놓았다. 이곳에는 각종 쓰레기가 방치돼 있다.

문제는 단독주택에 이어 비어가는 임대 아파트 공가도 늘고 있다. 여수지역 임대 아파트 1만5314가구 중 공가는 1400여 가구로 파악되고 있다.

문수동 A임대 아파트의 경우 1900여 세대 가운데 300세대가량이 비어 있어 아파트 주민들은 상권 침체 등을 우려하고 있다. 이곳은 불과 3~4년 전만 해도 대기 순번을 받아 입주할 만큼 인기가 많았지만 요즘엔 사정이 달라졌다. 웅천지구 등 새로운 택지개발지역으로 이주하는 세대가 늘면서 빈집이 부쩍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여수시의회 김행기 의원은 “공가가 많아지면 주변에 상권도 침체될 뿐만 아니라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서 이게 하나의 사회 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며 “여수시가 정책적으로 원도심과 신도심을 균형 있게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빈집은 도시 전체의 체계적 발전과 도시 미관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환경오염, 각종 범죄 장소로 악용될 우려가 있고, 빈집이 늘어나면 빈집뿐 아니라 주변까지 가치가 떨어진다. 활용이 가능한 빈집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진남로상가 건물 뒤 빈집처럼 심하게 훼손된 폐가는 활용도 불가능하다.

   
▲ 고소동의 석면 슬레이트 빈집.

이렇듯 빈집이 늘고 있지만 당장 철거 등 해결책도 여의치 않다. 예산이 수반되고 비탈이나 골목길에 있어 장비 진입이 어려워 수작업으로 철거해야 하는 등 정비가 쉽지 않다. 인구 감소와 무분별한 신 택지개발로 인해 늘어나는 빈집은 국제해양관광도시를 지향하는 여수시에 골칫거리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여수시가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꼭 필요한 개발이 아니라면 창조적 재생 방식으로 해결하는 방안도 고민해볼 수 있다. 빈집을 지역재생의 새로운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영국과 프랑스의 경우 원주민 정착률이 90%에 이르는 재생 마을이 수두룩하다.

쓸 만한 빈집을 임대해 리모델링을 한 뒤 입주민에게 재임대를 해도 된다. 이를 통해 집주인에게는 집수리를 통한 재산가치 상승과 추가적 임대수익이 발생하고 입주자는 저렴한 비용의 양질의 주택을 안정적으로 확보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빈집자산 정보화 구축 및 소유주-수요자간 매칭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

정부는 올해 안에 ‘빈집특례법’을 마련할 계획이다. 도심 내 빈집을 정비하기 위한 법적 근거는 이미 일부 마련됐다. 지난 1월 19일 공포된 건축법 개정안에는 1년 이상 사람이 거주·사용하지 않은 빈집은 지자체장이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철거를 명령하거나 직권으로 철거할 수 있도록 했다.

   
▲ 관문동 동문동주민센터 뒤에 있는 빈집.
하지만 건축법에 마련된 규정만으로 종합적인 대책을 추진하기 어려운 만큼 특례법에는 지자체가 ‘빈집정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빈집의 소유자를 확인하게 하는 한편, 빈집을 수용하거나 사들일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먼저 지역 내 빈집의 현황과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지자체에 빈집 출입권한을 주고 수도·전기·가스사용량과 기타 개인정보도 제공할 근거가 특례법에 마련된다. 빈집 정비에는 건축법을 비롯한 개인통신비밀법 등 모든 법이 망라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실 도심 내 빈집이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소유권자가 엄연히 존재하는 만큼 함부로 손을 댈 수가 없었다. 좋은 의도로 한다고 하더라도 실정법을 위반할 수 있다. 특례법에는 지자체가 빈집을 수용, 매입할 수 있게 규정이 갖춰진다. 또 빈집을 철거해 임대주택이나 공용시설, 주차장, 텃밭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여수시는 ‘빈집 정비 지원 조례 제정(안)’을 입법예고 한 상태다.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거나 주변 환경 또는 관광지 미관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경우, 공중위생상 위해 발생의 우려가 있거나 공익상 현저히 유해하여 시장이 정비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빈집은 정비 대상이 된다. 시장은 정비 대상의 소유자가 정비대상을 철거하는 경우 그 비용의 일부를 지원할 수 있으며, 정비대상의 소유자에게 정비를 권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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