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불꽃쇼 ‘탄성’ 속에 시내권 극심한 교통정체로 ‘엉망’
일부 상인들 자릿세 요구 등 상술로 관광도시 이미지 먹칠

▲ 2016여수밤바다 불꽃축제’가 화려함 속에서도 교통난 및 일부 업소의 자릿세 요구 등으로 얼룩졌다. 시민과 관광객에게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준비 부족 등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도 남겼다. (사진=여수시의회 여철주)

여수시가 3억 원의 기부금과 불꽃 화약 등을 지원 받아 의욕적으로 추진한 ‘2016여수밤바다 불꽃축제’가 화려함 속에서도 교통난 및 일부 업소의 자릿세 요구 등으로 얼룩졌다. 시민과 관광객에게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준비 부족 등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도 남겼다.

여수시가 불꽃축제를 처음으로 개최하면서 정확한 수요예측과 이에 따른 수용태세 준비, 연계 콘텐츠 부족 등 준비 미흡을 드러냈으면서도 26만 명(시 추산)이 관람했다는 홍보성 숫자놀음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수시는 지난 12일과 13일 이순신광장 앞 해상에서 음악과 조명, 특수연출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펼쳐진 ‘2016여수밤바다 불꽃축제’를 보기 위해 시민과 관광객 등 26만여 명이 찾았다고 추산했다.

축제 첫날인 12일은 100년 전통에 빛나는 이탈리아팀(Parente)의 뮤지컬 불꽃쇼가 밤바다를 수놓았다. 이어 13일은 ㈜한화 불꽃프로모션팀이 ‘꿈과 사랑의 도시’ 여수를 3막 11곡으로 구성해 감미로운 음악에 맞춰 레이저와 조명이 환상적인 멀티미디어 불꽃쇼를 연출했다.

시는 여수시 관광홈페이지(tour.yeosu.go.kr)와 SNS, 전광판, 읍면동 게시판, 행사장 주변 현수막 등으로 적극적인 홍보를 펼치는 한편, 관람객 편의를 위해 시내를 순환하는 7개 노선에 7대를 추가로 배차하고, 시내버스를 24시까지 운행토록 했다.

하지만 수많은 인파가 몰렸는데 교통 대책은 허술했다. 불꽃쇼가 열린 이순신광장을 중심으로 구도심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차량 정체가 극심했다.

행사장 주변 유·무료 14개 주차장과 행사장 주변 양방향 갓길 주차 허용이 전부였다. 특히 갓길 주차 허용의 경우 오후 7시부터 허용되면서 일시에 차량이 몰려들어 오히려 혼잡만 가중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 ‘2016여수밤바다 불꽃축제’가 화려함 속에서도 교통난 및 일부 업소의 자릿세 요구 등으로 얼룩졌다. 시민과 관광객에게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준비 부족 등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도 남겼다. 12일 극심한 차량 정체로 몸살을 앓은 진남관 뒤 도로. (사진=여수시민)

오포대 아래 도로에서 불꽃쇼를 관람한 시민 최모씨는 “불꽃쇼가 시작되기 전후로 해서 3시간 동안 움직이지 못하고 거의 도로에 서 있다시피 했다”며 시의 허술한 교통대책을 꼬집었다.

주차장 안내 등 외지 관광객들을 위한 배려도 턱없이 부족했다. 여수시청 홈페이지에는 여수시의 축제 준비 부족을 성토하는 글이 올라왔다.

불꽃축제 보러 제주도에서 비행기로 서울을 거쳐 KTX 타고 여수에 왔다는 박모씨는 “불꽃축제를 즐기기 위해 일찍 도착했는데 주차장은 물론 주차장 안내표지판 등이 보이지 않아 행사를 하는 건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형편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양방향 주차 가능이라는 말에 주차한 후 비싼 밥을 먹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시장에서 구경을 한 후에 와보니 차가 없어졌다고 황당해했다. 박씨는 “비행기 값에, KTX 기차표에, 견인비에, 택시비에, (차를)찾아오는 비용까지(차를 찾아오느라 구경도 못했음), 손님 불러놓고 견인이 말이 되냐”고 성토했다.

박씨는 “놀러 오라고 하지를 말던지, 아니면 주차장 확보를 해놓던지, 양방향 주차 가능하다는 말을 말던지, 주차할 곳이 없어 불만이 가득했다”며 행사 준비가 너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설마 벌금까지 내라는 것은 아니겠죠. 다시는 여수에 발을 대지 말자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김모씨도 분통을 터뜨렸다. 김씨에 따르면 불꽃축제 행사장 주변을 한 시간 정도 돌다가 차량이 너무 많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오려는데 아이들 화장실이 급해 해양공원의 화장실에 들렀다. 도로변 플래카드에 공원 주변 도로에 주차를 허용한다는 안내문을 보고 동문파출소 앞에 주차를 하고 아이들을 데리러 갔다. 처음 온 곳이어서 화장실을 찾는데도 한참 걸렸다. 그런데 경찰관으로부터 차를 이동하지 않으면 견인조치 한다는 전화를 받고 갔더니 경찰관이 사진 촬영해 시청에 고발한다는 말을 듣고 화가 났다. 여기에다 노란조끼를 입은 시청 직원들은 복잡한데 왜 차를 가지고 왔냐는 식이었다. 그는 행사를 하면 주차장도 확보하고 친절하게 안내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경찰관과 시청 직원들의 태도를 비판했다.

최모씨는 “교통 관리를 보고 여수라는 도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시민들도 분통을 터뜨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모씨는 “일 마치고 집에 가는데 평소엔 15분이면 가는 길을 3시간이나 걸렸다. 구급차도 움직이지 못하고 엉망이었다”며 “주민들은 불편을 겪으며 불만이 높고, 관광객은 다시는 오고 싶은 않을 축제를 만들어 준 게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고 했다.

김모씨는 “도대체 어디서 차량통제를 한 건지 의문이다. 돌산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떡하라고, 해상케이블 때문에 지금까지도 손해를 이렇게 보는데 뭐하는 짓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불꽃쇼를 보러온 많은 인파를 노린 일부 상인들의 상술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축제장이 내려다보이는 커피전문점에서 한 테이블당 2만 원 상당의 자릿세를 요구해 관람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일부 시민들은 자릿세 요구에 발길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축제장 인근 커피전문점의 자릿세 요구 소식이 인터넷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면서 행정당국 신고 및 단속 요구, 시민 불매 운동 전개 및 인터넷 항의 등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여수시가 ‘여수밤바다 불꽃축제’를 여수의 대표축제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강력한 대책 마련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행사기간 바가지요금업소 신고제를 운영해 관광여수의 이미지를 먹칠하는 곳은 두고두고 페널티를 적용해 지역에서 살아남지 못하도록 강력한 행정력을 동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2016여수밤바다 불꽃축제’가 화려함 속에서도 교통난 및 일부 업소의 자릿세 요구 등으로 얼룩졌다. 시민과 관광객에게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준비 부족 등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도 남겼다. 이순신 광장에 모인 인파.(사진=여수시)

불꽃축제 개최 시기를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무더운 여름보다 비교적 선선한 봄·가을 개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번 불꽃축제가 ‘거문도·백도 은빛바다 체험행사’와 날짜가 겹쳐 거문도 주민들의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부산불꽃축제는 매년 10월에 개최한다.

장기적으로 지역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확대할 필요성도 있다. 이번 불꽃축제는 여수시 예산 1억9000만 원과 박수관 회장이 기부한 3억 원, 불꽃놀이 제작업체인 (주)한화에서 현물 협찬 등 총 9억여 원으로 치러졌다.

부산불꽃축제의 경우 지난해 부산의 향토기업인 비엔그룹과 대선주조가 4억여 원을 후원했다. 대선주조는 부산불꽃축제 첫 회부터 매년 후원해오고 있으며, 대선주조를 인수한 비엔그룹은 지난해부터 불꽃쇼를 보러 온 관람객들을 위해 이벤트 행사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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