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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덟 되도록 몰랐다니... 동네시장에 빠진 10대들중학생들이 만든 '동네시장 사용설명서' 전국 확대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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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18  13:5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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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서시장도 많이 쇠락해 가고 있죠.”

요즘 시장 경기가 어떠냐는 질문에 이염배(여수 서시장 상인회 부회장, 49)님이 한숨을 내쉬며 하신 대답이에요. 지역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으로 한때는 지역 상권의 중심이었던 서시장(전남 여수시 좌수영로 16-6)인데, 지금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는 말씀이셨어요. 5일장이 설 때만 손님이 좀 있다가, 다른 날은 ‘파리만 날린다’는 거였어요.

   
▲ 서시장 4일이나 9일에 서는 5일장에는 서시장에도 제법 손님들이 들어 있었어요.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었지만. Ⓒ 김태희

흔히 ‘전통시장’이라 하면 상업기반시설이 오래되고 낡아 개수․보수 또는 정비가 필요하거나, 유통기능이 취약하여 경영개선 및 상거래의 현대화 촉진이 필요한 장소를 가리킨대요. 종전에 ‘재래시장’이라고 부르던 것을 요즘에는 ‘전통시장’이라고 부른다네요. 또한 전통시장 중에서 큰 곳은 등록시장이라고 하고 좀 작은 곳은 인정시장이라고 하는데, 서시장은 등록시장에 속한대요.

법정 명칭이 ‘전통시장’이므로 우리도 그렇게 불러야 하겠지만, ‘전통’이라고 하면 왠지 ‘낡은 느낌, 오래된 느낌’이 떠올라, 이 기사에서는 ‘동네시장’으로 바꾸어 부를까 해요. ‘동네시장’ 하면 ‘전통시장’보다는 아기자기하면서도 좀 더 친근한 느낌으로 다가오잖아요.

“동네시장을 어떻게 하면 살려낼 수 있을까요?”

취재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나라 살림을 하는 어른들이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서 참 많은 일을 하셨더라고요. 2002년 이후 3조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었다고 하니, 애 많이 쓰셨다는 걸 금세 알 수 있었어요. 그뿐만 아니라,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 중 하나인 대형마트의 월 2회 주말 휴일 규제도 이제 정착되었고,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 지원사업, 지역상권 활성화 지원사업 등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계시더라고요.

그런데도 동네시장은 활성화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쇠퇴하고 있다는 게 많은 분들의 걱정이셨어요. 그래서 우리는 ‘우리 식으로’ 그 방법을 찾아보자며 책을 읽기로 하였지요.

   
▲ 책에서 길을 찾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인간의 얼굴을 한’ 시장 경제에 대해 꿈꾸게 되었어요. Ⓒ 김윤식

신승철의 <마트가 우리에게서 빼앗은 것들>을 읽고, 우리는 눈이 번쩍 뜨이는 것 같았어요. 세계적으로 경기침체가 심해져 시장과 동네 슈퍼, 자영업 가게 등이 쇠퇴 일로에 있는데도, 대형마트는 연간 매출이 50조에 달하는 등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거든요.

그러면서 이 책은 마트 중심의 소비에서 벗어나는 길을 제시하고 있었는데, 그 부분이 마음에 확 와 닿았어요. 마트가 무너뜨린 공동체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에서 그 해결책을 찾고 있었거든요. “생활협동조합이나 동네에 있는 골목가게, 전통시장, 사회적 경제 등을 재발견”해야 한다는 발상은 신선하기까지 했어요.

그래서 이어 읽은 책이 한국일보 정보자료부에서 만든 <서울을 걷다, 전통시장 -2030세대를 위한 서울 전통시장 가이드북>이었어요. 젊은 2030세대의 눈으로 전통과 풍물이 살아 있는 시장의 면모를 담은 이 책에서 우리는 ‘찾던 길’을 발견하였지요. 웅장하고 세련된 대형마트에서 느낄 수 없는 멋과 맛을, 동네시장에서 젊은 세대도 느낄 수 있는 가능성을, 이 책에서 찾았거든요.

가이드북에는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로 그려진 시장 지도가 있었는데 우리는 여기에서 영감을 얻어 <동네시장 사용설명서 -여수 서시장 편>을 만들어 보기로 하였어요. 가이드북에서 지도는 대표적인 특징만을 간략하게 소개해서 시장 구석구석을 구체적으로 알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우리는 상가 이름들을 일일이 적어서 아주 세밀한 지도를 만들어 보기로 했지요.

“<동네시장 사용설명서>가 만들어지던 날, ‘아, 감격’이었어요.”

어른들이 말씀하시길 “사랑하면 눈에 들어온다.”고들 하시던데, 정말 그랬어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다가갔더니 서시장은 그때서야 우리에게 그 모습을 보여 주기 시작했어요. 시장에 간 것이 태어나서 처음이라는 친구도 있었지만, 우리는 점차 동네시장이 주는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엄마를 졸라 용돈을 타내 ‘시장표 옷’도 사 입고, ‘시장표 김밥’도 같이 먹고, 싱싱한 수산물을 파는 곳에 들러 한참이나 이것저것 구경도 하였지요. 우리가 사는 여수는 수산물이 싱싱하기로 유명한 곳이거든요.

   
▲ 웃음이 묻어 있는 김밥 우리가 사 먹은 ‘시장표 김밥’ 한 줄이에요. 왜 이곳을 18살이 되도록 몰랐을까요? Ⓒ 박인화

   
▲ 명품 이제까지 우리는 ‘브랜드’에 길들여져 왔는데, 시장에는 ‘브랜드’를 뛰어넘는 ‘명품’이 즐비했어요. 왜 이곳을 18살이 되도록 몰랐을까요? Ⓒ 주형준

   
▲ 싱싱한 수산물 정말 싱싱하고 값까지 싼 수산물을, 우리는 여수 서시장에서 만났어요. 왜 이곳을 18살이 되도록 몰랐을까요? Ⓒ 김태희

외할머니집이 시골에 있는데, 가면 제일 힘든 게 화장실이지요. 그런데도 방학만 되면 가고 싶은 곳이 외할머니집이에요.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닌데도, 왜 가고 싶을까요? 그곳에는 그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외할머니가 계시기 때문이에요. 동네시장을 돌아보면서 우리는 대형마트와는 다른 감정선을 그곳에서 느꼈어요. 뭔가 투박하지만 정이 담겨 있는 외할머니의 손길이 곳곳에서 느껴졌거든요.

물론 모든 분들이 그런 건 아니었어요. “아침부터 재수 없게” 하면서 우리 말문을 자른 분도 계셨고, “누구한테 돈 먹었냐?” 하면서 우리를 당혹스럽게 만든 분도 계셨으며, “아까 와놓고 왜 또 오냐?” 하며 신경질을 내는 분도 계셨거든요. 하지만 그분들도 결국에는 우리 인사를 따뜻하게 받아주시더라고요. 시간이 조금 걸렸을 뿐, 어디나 우리 외할머니집 같았어요.

“<동네시장 사용설명서>, 웹페이지로 탄생하다.”

웹페이지에 품목별로 검색기능을 갖춘 정말 좋은 지도를 올리고 싶었어요. 이른바 <동네시장 사용설명서 –여수 서시장 편>을 제대로 한번 만들고 싶었던 거예요. 모든 젊은이들이 휴대전화에 자유롭게 내려 받아 사용하는 그런 꿈을 꾸면서요.

200개가 넘는 방대한 점포에 대한 정보를 구축하는 과정은 쉽지가 않았어요. 휴일이면 하루 종일 매달렸는데도, 도저히 우리 경제팀 인원으로 감당이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찾아간 게 충무고등학교 경제·경영 동아리 ‘B.A.’였어요. 이 작업을 함께 하자는 제안을 하였지요. 그리고 대략 한 달 간의 자료 수집 끝에, 우리는 시장 번영회로부터 지번 지도를 받아서 마침내 웹페이지에 올릴 지도를 완성했어요.

   
▲ 동네시장 사용설명서(여수 서시장 편) 서시장은 과거이면서 현재였고, 현재이면서 미래였어요. Ⓒ 신수호

웹페이지를 만드는 일은 만만치 않았어요. 컴퓨터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별도의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지 않고 전부 웹페이지 안에서만 구동하도록 작업을 단순하게 하였어요. 장기적으로는 DB 구축을 해야만 체계적인 관리가 되겠지만, 전시용으로 만든 것이기에 html(웹페이지를 만들기 위한 언어로 웹브라우저 위에서 동작하는 언어) 형식의 웹페이지 안에서 다 해결하도록 하였지요.

서시장을 출입구(남문, 서문, 북문)별로 세 개의 블록으로 나누어 모든 상호를 집어넣고, 해당 블록을 클릭하면 상호들이 전부 뜨고, 상호 중 하나를 클릭하면 별도의 팝업창이 나타나 해당 상호와 간판이 보이도록 작업했어요.

그리고 거기에다 그 상점의 대표 품목 5개를 싣고, 상점 주인들의 상품 추천 멘트도 간단히 실었지요. “우리 갓김치는 정말 으뜸이에요. 아무한테나 물어보세요. 백이면 백 다 맛있다고 할 거예요.”, “바깥음식 싫어하는 남편도 좋아하는 맛”, “시어머니 때부터 서시장 입구 이 자리에서 57년간 이어져온 주단집.” 등등으로요.

그러면서 우리가 가장 많이 공 들인 부분은 ‘품목별 검색’이었어요. 예컨대, ‘김밥’을 클릭하면 팝업창에 김밥집 전체가 나타나도록 했거든요. 그래야 가고 싶은 곳을 쉽게 고를 수 있잖아요. 힘들지만 재미있었어요.

“<동네시장 사용설명서>, 자유학기제와 결합을 꿈꾸다.”

하지만 문제가 남았어요. 이런 수공업적 방법으로는 전국의 동네시장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젊은이들에게 동네시장을 ‘외할머니집’으로 느끼게 하는 보다 근본적인 방안을 찾는 것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어요.

이런저런 논의를 하다가 우리는 올해부터 전국의 중학교에 확대 도입되는 자유학기제에 눈길을 돌리게 되었어요. 전국의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보내는 1학년들이 지역의 동네시장을 찾아 <동네시장 사용설명서>의 각 지역 버전을 만들어 내도록 하자는 것이 우리 결론이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어린 친구들이 동네시장과 친숙하게 만들자는 생각이었지요.

그리하여 궁극적으로는 젊은 세대들에게 ‘동네시장’이 ‘잃어버린 외할머니집’임을 깨닫게 하자는 거였어요. 물론, 웹페이지 구축은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을 받고, 그 내용을 채우는 문제만 학생들에게 맡기는 거예요. 지자체마다 동네시장 활성화를 담당하는 지원부서가 다들 있더라고요.

   
▲ 학생과 선생님에게 묻다 자유학기제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이었지만, 아직 풀어야 할 문제점이 많다고들 하시네요. Ⓒ 이현승

우선 자유학기제를 체험한 이효주(여수여중 2학년) 학생과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어요. 자유학기제에 대한 학생들의 시선이 궁금했거든요.

- 친구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자유학기제를 언제 실시하나요?
“1학년 2학기 한 학기 동안 자유학기제를 실시해요.”

- 본인이 선택하신 진로체험 직업은 무엇이었어요?
“진로 체험에는 학교에서 단체로 하는 직업체험과 개인적으로 하는 직업체험이 있어요. 학교 직업체험을 통해 저는 가죽공예, 지리탐구, 영어회화, 집 설계 등 여러 직업을 체험해 보았어요. 또 저는 개인적으로 아빠 직업인 법무사라는 직업 체험도 해 보았고요.”

- 체험했던 직업이 본인이 희망하는 직업과 연관성이 있나요?
“아무래도 마땅히 갖고 싶은 직업이 없기도 하고, 복잡하니까….”

- 자유학기제 동안 했던 다른 프로그램들이 진로에 도움이 되었나요?
“아니요, 별로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자유학기제는 좋았어요. 좀 느긋하잖아요.”

학생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들은 자유학기제가 아직 완전히 정착된 제도가 아님을 알 수 있었어요. 직업 체험이라고 하는 것도 대부분 현실과 동떨어진 전문 직종이라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고요. 그래서 우리는 자유학기제 동안 자기가 사는 지역의 시장을 밀착 체험하면서 <동네시장 사용설명서>를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더욱 굳히게 되었어요.

학생들은 자유학기제를 통해 자신이 사는 사회에 대한 진정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의 진로를 설정할 수 있고, 젊은이의 발길이 사라져 버린 동네시장 또한 젊은이들이 돌아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뵌 분이 박향란 선생님(여수진남여중, 수학)이시지요. 선생님은 정말로 친절하셨어요.

- 자유학기제가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 일이지만, 전문직으로만 직업체험을 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기도 하던데요. 전문 직종을 직업으로 선택할 수 있는 애들은 소수잖아요.
“의사, 변호사, 이런 직업들이 대다수 아이들에게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 같은데…. 그래서 좀 더 지역밀착형으로 서시장 같은 시장을 찾아가 직업체험을 해보자는 것이죠? 충분히 일리 있는 말이에요. 자기 지역을 알고 자신이 어떤 사회에 살고 있나 아는 것은 앞으로 자신이 어디로 나가야 할 건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테니까요.”

- 전국의 모든 중학교에서 자기 지역의 동네시장을 찾아 직업체험을 하는 것을 자유학기제의 프로그램으로 만들고 싶은 게 우리 꿈인데요?
“위에서 그런 프로그램을 개발해 주면 현재 자유학기제를 시행 중인 학교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중학생들에게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빈틈이 없어야 해요. 완벽한 프로그램을 아이들한테 던져 주고 너희가 뭘 해 봐라 이런 식이어야 한다는 거죠. 고등학생들과는 많이 다르거든요. 그리고 안전문제도 있어요. 어린애들을 확 풀어버리기는 좀 그래요. 여학생들은 덜하지만, 남학생들은 정말 통제가 힘들거든요. 걔들이 어디로 튀어 버릴지 몰라요. 그러다가 사고가 나면 어쩔 거예요. 그러니까 굉장히 한정된 공간에 놓고 안전하게 교육을 하고 안전하게 집에 보내 주어야 해요. 일선 학교에서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네요.”

   
▲ 다들 “좋겠다”고 하셨어요 길거리에 나가서 시민들에게 우리 꿈을 설명하였더니, 좋은 생각이라면서 칭찬해 주는 분들이 많으셨어요. 시장 상인분들은 말할 것도 없었고요. Ⓒ 김윤식

동네시장을 활성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에 대해 김경환 교수님(성균관대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언’이라는 글에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현재까지의 하드웨어 측면의 지원방안에 더불어, 소비자들의 행복감과 즐거움 그리고 신뢰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소프트웨어 측면의 지원방안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요.

‘소프트웨어 측면의 지원방안’에서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은 ‘동네시장을 젊게 하는 것’ 다시 말해 동네시장에 젊은이들이 찾아가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그 방법 중의 하나가 <동네시장 사용설명서>를 만들면서 중학생들이 동네시장에 정을 붙이고, 그들이 자라면서 시장표 옷을 입고 시장표 김밥을 먹으며 동네시장의 단골이 되게 하는 거예요. 동네시장이 ‘외할머니집’ 같다는 느낌만 들게 한다면, ‘젊은이들이 동네시장에 가게 만드는 우리 꿈’은 그렇게 허황한 것이 아닐 듯하거든요.

바리스타로서 커피를 만들어 보는 것도 값진 진로체험이고, 호텔리어로서의 체험도 값진 진로체험이겠지만, <동네시장 사용설명서>를 만드는 것 또한 값진 체험이 될 거예요. 더욱이 그것은 단순히 직업 체험에서 벗어나 우리 아버지를 이해하고 우리 할머니를 이해할 수 있는, 세대 간 이해의 통로라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그런데 현실의 벽은 너무 높았어요. 지역에 있는 중학교와 연결하여 오는 2학기에 실시하는 자유학기제에서 이 방법을 시도해 보고자 했는데, 이미 학기초에 계획이 다 짜여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어렵다고들 하시네요. 그래서 교육부장관님께 간곡한 부탁 말씀을 드리기로 했어요.

교육부 장관님!

우리 생각에 문제가 있으면 다듬고 잘라낸 다음에 <자유학기제>가 <동네시장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방안을 꼭 좀 찾아 주세요. 우리가 넉 달 동안 헤매면서 애를 써 봤는데, 이 말씀 드릴 수 있는 분이 우리 장관님밖에 없네요. 우리가 만난 ‘벽’에 ‘문’을 만들어 주세요. 중학교 1학년들이 하는 자유학기제에 ‘동네시장 체험’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세요. 그것도 <동네시장 사용설명서>를 만들면서요.

그리하여 전국의 젊은이들이 동네시장에 가고 싶으면, 해당 지역 시청 홈페이지에서 동네시장 사용설명서를 웹으로 내려 받아, 검색하도록 하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나라의 많은 젊은이들이 동네시장에 찾아가서 콩국수도 먹고, 옷도 사 입고, 지역 특산품 구경도 하게 만드는 거예요. 그리하여 결국, 전국의 모든 동네시장의 외할머니들에게 함박웃음을 돌려드리는 거예요.

장관님, ‘높은 곳’을 향하여 올라가려면, 먼저 ‘낮은 곳’으로 내려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들었어요. 만약 그렇다면 이 일은 자유학기제의 취지에 걸맞으면서도 ‘교육적’이기도 하다고 여겨지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예, 교육부 장관님!

   
▲ ‘젊은기자들 경제팀’ 동네시장이 무너지면 우리 동네의 한쪽이 무너질 것 같아요. 저성장 시대에 그나마 지역을 받쳐 주고 있는 곳이 동네시장이잖아요. Ⓒ강민석

(기사 작성 : 〈젊은기자들 경제팀〉 김윤식, 김태희, 박인화, 신수호, 이현승, 주형준 기자)

◆ 덧붙이는 글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저는 ‘젊은기자들’의 경제팀장이자 우리 학교 경제동아리 ‘B.A.’의 대표이기도 해요. 그간 우리 동아리는 여느 경제동아리와 마찬가지로 모의 주식투자도 하고 경제신문 스크랩도 하면서 지냈어요.

그런데 동네시장의 절실한 문제를 알게 되면서 우리는 이 문제를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붙잡고 나갈 ‘숙제’로 받아들이게 되었어요. 날이 저물어 셔터를 내리면서 “종일 손님 한 분 받았다.”고 하시던 시장 상인의 말씀을 떠올리다가, 불야성처럼 켜져 있는 대형마트를 보면서 우리는 많이 착잡해졌거든요.
이제, 공은 교육부장관님께 넘겨드렸네요. 장관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경제팀장 김윤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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