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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악취까지 여수 시민들 이중고연등천 주민들 “수십 년간 냄새에 두통·속 메식거려”
곳곳 악취…시 미온적 대처로 그동안 시민들만 고통
여수시, “2018년까지 차집관로 신설, 악취 잡을 것”
마재일 기자  |  killout13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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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23  15: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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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여수시 남산동 주민 20여 명이 연등천에서 악취 해결을 요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여수넷통)

연등천 인근 주민들 “창문 좀 열고 살자. 우리도 사람이다”

수십 년간의 악취에 참다못한 여수 연등천 인근 주민들이 폭발했다. 연등천 인근의 남산초교학부모와 주민 등 20여명은 지난 17일 펼침막을 내걸고 집회를 벌였다.

‘국제해양관광 중심도시’를 표방하는 여수시의 젖줄인 연등천 하류 일대가 오폐수 등으로 인해 수십 년간 오염돼 악취가 발생하고 있지만 행정 당국의 소극적인 대처로 주민들이 고통 속에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곳은 하수관이 정비되지 않아 생활하수와 인근 수산시장의 오폐수가 그대로 하천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수십 년간 흐른 오폐수는 펄을 오염시켰고 코를 찌르는 역한 냄새로 인해 주민들은 수십 년간 악취 등에 시달려왔다.

   
▲ 여수 연등천 모습. 오폐수가 하천으로 흘러들고 있다.

특히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올여름에는 창문조차 열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됐다. 냄새 때문에 만성적인 두통은 물론 속이 울렁거려 약으로 연명하는 주민들도 속출하고 있다.

참다못한 주민들과 남산초교 학부모들은 남산동 청과조합부터 남산초등학교가 있는 곳까지 ‘주민과 학생들은 후각이 마비되고 만성적 두통, 스트레스로 인간 이하의 삶을 살고 있다! 악취방지법을 실행하라!’ 문구가 적힌 펼침막을 내걸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주민 송태기씨는 “냄새가 나서 죽을 지경이다. 연등천은 바닷물이 들었을 때는 냄새가 덜 나는데 바닷물이 빠지면 햇빛 때문에 부글부글해 냄새가 심하다”고 말했다. 주민 장금자씨는 “악취에 속이 메슥거려 머리도 아프고 수년전부터 약 없인 못 산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최소 2년 이상은 악취에 더 시달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수시가 차집관로 신설을 위해 예산 90억 원을 확보하고 올 11월부터 공사에 들어갈 계획인데 공사 기간이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수 연등천 모습. 바로 옆에 남산초등학교가 있다. 주민들은 “초등학교 아이들이 악취 때문에 창문을 열지 못하는 등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지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남산동 주민들 “근본적인 대책 세워 달라”


이날 집회에 참여한 곽영숙씨는 “연등천은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입구로 하루에도 관광객이 수천 명이 오는데 이래야 쓰겠냐”면서 “이는 여수의 수치다. 하루빨리 연등천을 복개하라”라고 성토했다. 곽씨는 이어 “갈수록 냄새가 진해져 방문을 못 열어 미칠 지경이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정성래씨는 “같은 여수인데 연등천의 상수원 지역인 미평동 하천은 바닥도 깨끗하고 물도 깨끗한데 하류지인 남산동은 늘 썩어 있다”며 “이런 사실을 자세히 알면 관광객이 여수를 또 오겠냐”라고 되물었다. 서연희씨는 “인근의 초등학교 아이들이 악취 때문에 창문을 열지 못하는 등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지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선진씨는 “여수를 찾은 관광객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난 뒤 손님이 냄새 때문에 어떻게 사느냐”고 묻고는 “한번 오면 비위가 상해 다시는 오지 않는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주민들은 연등천에서 발생하는 썩는 냄새와 남산동 연등중계펌프장에서 나는 역겨운 냄새를 해결할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 달라고 요구했다.

   
▲ 여수 연등천 모습.  

현재 연등천에는 차집관로가 설치돼 있지만 노후 되고 훼손 현상이 발생해 누수 발생과 함께 바닷물이 유입되고 있어 사실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여수시 하수도과 관계자는 “올 11월부터 90억(국70%, 시30%) 원을 투입해 연등중계펌프장에서 문수삼거리 간 노후한 차집관로 3.8km를 2018년 12월까지 정비하고 연등천 주변지역에서 발생하는 생활하수를 전량 차집해 하수처리시설로 유입 처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여수해양항만청은 오는 10월부터 총사업비 10억여 원을 투입해 연등천 하류 하상준설공사와 여수항 해양오염퇴적토 정화복원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연등중계펌프장에서 나는 냄새에 대해서 “2012년 12월부터 악취방지시설을 약액세정방식으로 변경하고 약품도 고효율 제품으로 교체해 운영 중에 있지만 냄새를 100%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시는 2014년 4월부터 올해 7월까지 연등천으로 유입되는 생활하수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32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충무동, 교동 및 서교동 지역에 오수관로 3700m를 신설했으며 498세대를 대상으로 개인 배수설비도 정비했다. 지난해에는 1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연등천 하상에 퇴적된 오염물질 준설작업을 추진해 악취 배출원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악취는 계속 해서 발생하고 있다.

서시장에서 연등천으로 흘러들어가는 생활오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정화조 등을 폐쇄하지 못했으며, 10여 곳의 관로를 3곳으로 모아 신설 차집관로가 설치되면 연결하려고 사전 작업을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서시장은 돼지고기 수육, 족발 등 고깃집이 많다보니 유분이 연등천으로 흘러들어가는 실정이며, 굳은 유분이 관로를 막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여수 연등천 모습.

선소~요트장~소제지구 악취…생활오수 무단 방류가 주요인

고질적으로 악취가 나는 곳은 연등천 뿐만이 아니다. 임란 때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제작했던 곳으로 알려진 선소 인근에서도 악취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시민 황모씨는 지난 18일 여수시청 홈페이지에 올린 게시물을 통해 “소호동에서 선소까지 산책을 하는데 장성마을 아래부터 악취가 나기 시작하더니 용기공원 아래와 시립테니스장 입구의 대형 하수구를 통해 시커먼 부유물과 함께 혼탁한 오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고 목격담을 전했다. 황씨는 이어 “바람도 많이 불지 않고, 습한 날씨에 악취가 진동해 모처럼 기분 좋게 밤바다를 즐기면서 산책하다가 그만 인상을 찌푸리고 되돌아갔다”고 덧붙였다.

황씨는 “특히 선소 주변 해역은 폐쇄된 만으로 형성되어 있어 오폐수 유입 시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그 안에서 맴돌기 때문에 악취뿐만 아니라 해저면이 썩어서 바지락 등 패류가 살 수 없는 죽음의 바다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오염된 해역에서도 잘 사는 숭어만 떼를 지어 노닐고 있었는데 잘 모르는 사람들은 물고기가 보이니까 깨끗한 바다로 착각하고 있어 걱정이다”고 했다.

“요즘 아름다운 밤바다를 보려고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데 선소 주변에 이런 악취를 경험한 관광객이라면 다시는 여수를 찾고 싶지 않을 것이다”며 담당부서는 야간에 오수를 무단으로 배출하는 곳을 조사해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 선소 해역. 물이 빠지면 선소~요트장~소제 구간에서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

선소 인근의 악취는 개인오수처리시설에서 무단으로 방류하는 오수가 주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여기에다 해역의 원활하지 않은 유수 흐름과 미흡한 선소해역 오염퇴적물 정화사업도 한몫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개인오수처리시설 적정 운영과 오수전용관로를 별도로 설치하는 방안이 최적인데 현장 여건상 쉽지 않다”고 말했다. 쌍봉사거리와 시청 일대는 ‘오수·우수 분리식’ 지역으로, 공동구와 공간 부족 등으로 인해 오수관로를 별도로 설치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지난 5월 19일 열린 여수시의회 예결위에서 의원들이 선소~요트장~소제 구간의 악취에 대해 지적하자 여수시 상하수도사업단장은 쌍봉사거리 일대에 관로 매설 공간을 확보해 공사를 진행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선소 인근의 건물들은 개인이 정화조를 설치해 오수·우수를 합류해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오수처리시설을 건물주가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선소 인근 해역으로 그대로 흘려보냈다가 행정에 적발되는 사례도 심심찮게 적발되고 있다. 여수시는 오수를 무단 방류한 쌍봉사거리와 선소 인근 건물주들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했다.

여수시가 최근 60억 원을 들여 설치한 소호동 해변데크 산책로에서도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 시민 이모씨는 “아침에 운동을 하는데 악취가 났다”고 말했다. 저기압일 때 물이 빠지면 악취가 심해진다는 게 여수시와 시민의 공통된 지적이다.

   
▲ 여수시가 최근 60억 원을 들여 설치한 소호동 해변데크 산책로에서도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 저기압일 때 물이 빠지면 악취가 심해진다는 게 여수시와 시민의 공통된 지적이다.

하수종말처리장 인근 웅천지구 악취
오천산단 인근 여름이면 악취 심해
화양농공단지 악취감시시스템 가동

여수 웅천지구에 대규모 공동주택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주변 하수종말처리장 악취가 잦은 민원으로 대두되고 있다.

여수시 웅천동과 신월동 경계에 위치한 하수종말처리장은 국비와 지방비 등 총 1816억 원을 투입해 지난 2004년 12월 준공했다. 시내에서 차집관거(57.55㎞)를 거쳐 유입된 오·폐수(하루 11만 톤)를 정화해 처리장에서 8.74㎞ 떨어진 종화동 해역으로 방류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1~2년 사이 인근 웅천지구에 들어선 아파트 주민들이 하수처리장 악취를 호소하는데다 또 다른 대규모 단지도 건설될 계획으로 있어 악취 민원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여수시는 국비가 확보되는 대로 2018년까지 악취를 해소할 하수처리장 시설 보완을 추진할 계획으로 있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여수시 오천동 해안가도 오염이 심각해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주민들이 지난 6월 3일과 7월 5일 굴삭기를 동원해 해안가에 대해 굴착작업을 벌인 결과 오천산단에서 수십 년간 흘러나온 오폐수의 퇴적으로 검게 변한 돌멩이와 자갈, 모래에서 심한 악취가 진동했다. 오천마을 주민들은 특히 여름철이면 악취가 심하다고 말했다. 30여년 된 폐수관로 노후화로 인해 발생하는 누수와 일부 업체가 무단 방류한 폐수 등이 주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시는 예산을 확보하는 대로 관로를 교체할 계획이다.

   
▲여수시 오천동 해안가도 오염이 심각해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주민들이 지난 6월 3일과 7월 5일 굴삭기를 동원해 해안가에 대해 굴착작업을 벌인 결과 오천산단에서 수십 년간 흘러나온 오폐수의 퇴적으로 검게 변한 돌멩이와 자갈, 모래에서 심한 악취가 났다. 오천마을 주민들은 특히 여름철이면 악취가 심하다고 말했다.

여수시는 1억2200만 원을 들여 지난달 25일부터 여수 화양농공단지 악취에 대한 실시간 감시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에 들어갔다. 여수시는 지난해 실시된 화양농공단지 환경오염물질 전수조사와 주민건강 역학조사 과정에서 주민들이 요청한 악취 감시시스템 구축사업을 추진해 악취측정기와 기상장비, CCTV 전광판, 운영시스템 등을 갖췄다. 황화수소와 암모니아, 휘발성유기화합물 등 3가지 악취유발물질을 실시간 측정해 도로변에 설치된 전광판을 통해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인근에 고등학교와 화동마을이 있는 화양농공단지는 그동안 지속적인 악취 민원이 발생해 지난 2013년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이처럼 여수지역 곳곳에서 악취로 인해 시민들이 생활의 큰 불편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시의 안일한 행정이 비판의 중심에 설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일부 악취 민원의 경우 십 수 년 전부터 제기됐음에도 여수시의 미온적인 대처로 시민들이 고통을 받아왔다는 데 있다. 시민의 생활 불편과 고통 해소가 어느 정책보다 최우선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밤바다의 화려한 야경 등을 통한 국제해양관광도시 표방은 허울 좋은 구호에 불과하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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