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입시교육 진로진학 전문가 김철민 에듀키교육입시 대표

창의인성교육지원센터, 수준별 맞춤형 정보 제공 중요
지속가능한 동기부여 역할…학부모 교육도 병행해야

여수시가 내년 1월 개원 예정으로 창의인성교육지원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진로진학 전문가로 입시교육 컨설팅 업체 에듀키를 운영하고 있는 김철민(46) 대표를 최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나 여수교육의 경쟁력 확보 방안과 센터가 갖춰야 할 요건 등에 대해 들어봤다.

김 대표는 현재 학습전략개발원 자문위원, 한국교육정책교사연대 정책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전)종로학원(강동) 부원장&수석입시컨설턴트, 전)한국교육개발원 교육현안위원 등 21년째 현장을 누비고 있는 입시교육 진로진학 전문가다.

김 대표는 “지방교육의 그 중 여수교육의 문제점(한계점)이 무엇인지는 다들 알고 있다. 이제는 문제점을 탓하기보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학생과 학교, 학부모, 지역사회가 다시 역량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수교육의 취약점을 굳이 꼽는다면 진로진학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창의인성지원센터 설립은 꼭 필요하다면서도 성공의 관건은 초등학교부터 대학입시(취업)까지 창의와 인성, 진로와 진학의 연결고리를 어떻게 잘 이어줄 것이냐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내년 시작부터 당장 큰 성과를 기대하고 싶지만 무리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신뢰성 확보 차원에서 시행착오 최소화 등을 위해 철저한 사전 준비와 중장기적인 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과거 수능 위주 즉, 점수 중심의 입시에서는 진학지도에 있어 사실 크게 문제될 것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입시 전형이 너무 다양해 진학교사들조차도 고개를 저을 정도다. 전국 4년제 197개 대학의 입시 요강을 모두 파악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 김철민 에듀키교육입시 대표.

이제 진로진학은 학생, 교사, 학부모의 문제로 국한되지 않는다. 학생들이 입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학생·학교는 물론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지금까지는 학교·교육청에서 모든 걸 감당했다. 교사들은 수업과 생활지도에, 진학지도까지 버거운 것이 사실이다. 공립고의 경우 교사들이 수시로 바뀌면서 진학 노하우가 쌓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대학 입시 전형 요강은 22개월 전에 발표한다. 그렇다면 학교나 지자체가 1·2학년과 3학년 1학기까지 5학기를 어떻게 그림을 그려줄 것인지 방향을 제시해 주고 그리고 동기부여를 해 줘야 한다. 문제는 진학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 있어 여수는 더 열악하다고 볼 수 있다.”

변화하는 입시 제도에 즉각적인 대응이 요구되지만 사실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보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전체 모집인원의 67.4%이던 수시모집 비중이 올해 70.5%까지로 높아졌다. 2018학년도는 전체 대학의 수시비중이 73.7%로 확대 모집한다. 특히 서울 소재 주요대학의 수시모집 비중은 80%이상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시전형은 크게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 논술위주전형, 실기위주전형 등 4가지로 나뉜다. 이 중 학생부종합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또는 자기소개서 등의 서류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고교 3년 동안 꾸준하면서도 일관성 있게 준비해야 하는 전형이다.

수시모집에선 고등학교 3학년 1학기까지의 성적이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된다. 가장 중요한 서류는 학생부다. 학생부 안에는 인적사항부터 출결, 수상경력, 진로·봉사·동아리·체험활동 등 창의적 체험활동, 내신 성적, 독서 내역 등 3년의 고교생활의 모든 것이 기록된다. 대학은 이를 통해 지원자의 전공 적합성, 인성, 잠재력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대학에게 자신의 능력과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자료가 학생부라는 것이다.

어학 특기자와 논술·실기 전형 대비 전략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어학 특기자 전형과 논술 전형으로 학생을 모집하는 대학도 적지 않다. 과연 여수에서 어학 특기자와 논술 전형으로 진학하는 학생들이 얼마나 될까,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실제 논술과 실기를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했다.특히 논술 전형 진학에 대한 고민이 해결되지 않고서는 원하는 성과를 얻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와 함께 “변화하는 제도는 물론 학생 선발권은 결국 대학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각 대학이 요구하는 인재상을 치밀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학부모 교육 병행을 강조했다. 사실 학부모들이 지역 어디에서도 입시 정보를 얻을 곳이 마땅치 않다. 수도권 등 타지에서 입시 컨설팅을 받는 학부모들이 상당수다. 그러다보니 학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도 갖고 있다.

▲ 김철민 에듀키교육입시 대표.
김 대표는 중하위권 학생들도 상위권 학생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지역사회의 관심을 당부했다. 학생이 원하는 지망 학교에 진학하지 못하더라도 중도에 포기하지 않게 지역사회가 이 학생에게 지속가능한 동기부여를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모든 학생들에 동등하게 정보가 제공돼야 한다. 이게 센터가 가져야 할 본연의 기능이고 역할이다”라고 말했다.

“중3 학부모들은 고등학교를 선택할 때 대학 입시 결과를 보고 선택할 수밖에 없다. 그게 현실이다. 센터에서는 대학 입시 결과와 모의고사 등 진로진학의 모든 과정을 데이터베이스화해야 한다. 그래서 언제든지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정보를 얻고 선택과 결정을 한때 도움이 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결국은 여수교육의 경쟁력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창의인성지원센터의 역량은 진로진학 관련 정보력과 구성원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학생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정보를 우리 지역 학생들에 맞게 재가공해 수준별로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센터의 문은 24시간 열려 있어야 하며, 센터에서는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지속가능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대규모로 열리는 입시 박람회에 대해서는 실제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수백 수천 명이 몰리는 상황에서 입학사정관이나 관계자와 상담할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다. 짧은 시간에 학교생활기록부 등을 분석해 방향을 제시해 주기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 이는 상위권 주요대학 진학 실적이 떨어지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학생별 정확한 분석과 전략이 없다보니 학생들은 점수 위주로, 그리고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학을 선택하게 되고, 소신껏 상향지원보다 하향 안정 지원을 하게 된다. 그래서 수준별 설명회와 맞춤형 진학 컨설팅이 중요하다.”

김 대표는 이와 함께 “내고장학교보내기 운동이 제대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왜 우리 지역 학교를 가야 하는지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시해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관외 학교로 진학한 학생들의 진학 결과에 대한 데이터도 구축할 필요도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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