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사 신용·재무구조 약해 2금융권 단위농협 3곳 대출 협약
3.25% 高 이자…100㎡(39평) 이자만 823만원 갚아야 할 처지
대책위, 감사원 감사 청구…문제 기관 손배 청구 및 집회 불사

아파트 인허가 과정에서 제기된 층수 변경 특혜 의혹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여수 웅천 한화 꿈에그린 아파트의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입주 예정자들이 과다한 분양가 산정에 대해 “부당하다”며 감사원 감사청구에 나서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입주 예정자들은 한화건설 측이 지역에서 유일하게 중도금 대출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지 않은데다, 제1금융권 대출을 받지 못해 높은 이자를 갚아야 하는 처지에 놓여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지난 7월 분양을 마친 여수 웅천 한화 꿈에그린 아파트는 오는 2019년 3월 입주예정으로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3.3㎡당 820만 원의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1781가구가 6일 만에 100% 분양됐다.

하지만 이 아파트 분양가를 놓고 입주 예정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아파트 분양 업체가 지반 공사비까지 분양가에 포함시켜 분양가를 지나치게 부풀렸다는 것이다. 입주 예정자들은 최근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감사원 감사청구를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또, 과도한 분양가 못지않게 분양 중도금에 대한 무이자도 적용하지 않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아파트를 분양 받게 되면 시행사나 시공사의 신용을 담보로 협약을 맺은 금융기관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저렴한 금리로 중도금 집단대출을 받게 된다. 중도금 무이자의 경우 시행사나 시공사가 대출 이자를 전액 부담한다. 계약자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

▲ 공사가 진행 중인 웅천 한화 꿈에그린 아파트.

이에 국내 대기업 1군 건설사 대부분이 입주 예정자들의 가계 부담을 덜기 위해 대출 이율이 낮은 제1금융권과 협약을 맺고 있으며, 2.8% 이하의 저리 이자 대출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한화건설은 최근 웅천 꿈에그린 아파트 중도금 대출 은행으로 제2금융권인 여수농협, 여천농협, 순천농협 등 지역 단위농협 3곳과 협약을 맺었다. 여천농협이 7개동, 여수농협이 5개동, 순천농협이 4개동에 대한 각각의 중도금 자서를 담당키로 했다.

무이자 혜택 제공은커녕 입주 예정자들이 제2금융권의 3.25%의 높은 이자를 물고 중도금을 납입해야 하는 실정이어서 반발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1군 건설사인 한화건설 시공에 6일 만에 분양이 완료됐고, 청약 당시 평균 경쟁률 8.대 1, 최고 경쟁률 85대 1을 기록하는 등 청약자가 가장 많이 몰렸던 것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많다.

입주 예정자들은 이달 말 최초 중도금 납부를 시작으로 오는 2019년 7월까지 총 6차례의 중도금을 상환해야 하며, 중도금 완납한 후에도 이자와 잔금까지 치룬 후에야 입주자격이 주어진다.

양기웅 한화 꿈에그린 입주예정자 대책위원장은 “가장 인기 있는 100㎡(구 39평형)의 경우 3260만 원씩 총 6번에 걸쳐 중도금을 상환해야 하는데 3.25%의 고 이율이 적용되면 이자로만 823만 원을 갚아야 할 형편”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양 위원장은 “시행사에서 여태껏 중도금 대출 은행을 제2금융권으로 할 것이라는 설명을 한 번도 들은 바 없다”며 “인근 웅천 지웰아파트의 경우 시행사인 신영건설에서 외환은행을 대출 금융기관으로 선정해 무이자로 중도금 상환 혜택을 줬는데, 지금까지 여수에서 중도금 상환 무이자를 반영하지 않은 곳은 웅천 꿈에그린이 유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웅천 꿈에그린 아파트 청약 현장.

지난달 28일 열린 임시회에서 애초 7층 제한에서 29층으로 도시관리계획이 변경된 과정과 분양가에 지반 공사비를 포함한 경위 등의 의혹을 최초 제기한 여수시의회 송하진 의원은 “한화건설 측이 재무건전성을 이유로 직접 시행사를 맡지 않고 ‘메타디엔디’라는 건설 실적이 전무한 업체와 연대보증을 맺고 이 회사를 시행사로 내세웠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시행사가 신용도가 없고, 재무구조가 약하기 때문에 제2금융권과 매칭할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대출 이자 부담만 커졌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대책위는 지반공사에 따른 분양가 상승 논란에 대해서도 감사청구를 할 계획이다. 대책위는 여수시가 택지 조성 시 지반공사를 한 이후 아파트 용지를 분양했어야 했는데 아파트 용도에 맞도록 지반공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분양하면서 건축비에 지반 공사비가 포함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기웅 대책위원장은 “분양가가 과다하게 책정됐다. 기반공사비를 건축비에 포함시켜 분양가를 심의하는 경우는 전국 어디에도 없다”면서 “웅천 신영 지웰1차 아파트의 경우도 갯벌인 부지에 대한 지반공사를 했지만 분양가에 일체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화 꿈에그린 입주예정자 대책위는 전체 1781가구 가운데 절반을 훨씬 넘는 1000여 가구로부터 위임장을 받아 감사원 감사청구를 위한 본격 행동에 돌입했다.

양기웅 대책위원장은 “이번 주 최종 대책회의를 거쳐 조만간 감사 청구서를 감사원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여수시와 블루토피아, 한화건설 등 문제가 된 기관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와 함께 책임을 촉구하는 집회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웅천 꿈에그린 분양업체 측은 여수시분양가심의위원회에서 분양가 심의를 해서 산정했고, 탁월한 입주 여건과 주변 시세를 고려해서 실제 신청한 금액보다 더 낮게 820만원 수준으로 분양가를 결정한 것으로 “분양가는 절대 높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확장형을 선택하면 면적에 따라 최대 2000만 원 선까지 증가하는 데다 중도금 대출금의 이자 부담까지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어서 입주민이 부담해야 할 실제 분양가는 1000만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 여수시 웅천지구에 들어설 29층 한화 꿈에그린 아파트 조감도.

송하진 시의원, 분양가 졸속 심의…결국 입주자들 부담

애초 업체는 분양가로 3.3㎡당 888~890만 원을 제시했는데 여수시 분양가심사위원회 조정을 거쳐 여수지역에서 최고인 3.3㎡당 820~825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대해 송하진 의원은 “분양가는 앞으로 여수지역에 건설될 다른 아파트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신중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심지어 분양 설명회에서 시민들이 아파트로 인한 해양 조망 및 경관 차단, 인근 하수종말처리장 악취 발생 우려 등의 문제를 지적하자 분양사 관계자는 여수시가 알아서 해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송 의원은 “부실한 회의 자료를 근거로 형식적인 도시계획 심의를 한 것은 원천 무효이다”고 주장했다.

특히 아파트 부지가 매립지로 인한 연약 기반이어서 발생한 공사비 과다와 침하 현상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졸속 심의가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분양가 산정 최종 심사 결과 흙막이 및 차수벽 공사비와 연약지반 공사비로 무려 131억1636만원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이는 아파트를 지어서는 안 되는 매립지에 아파트를 건설하면서 막대한 비용이 추가로 투입돼 결국 분양가에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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