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창간 2주년 기념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시민과 함께하는 동부매일 창간 2주년 기념식’이다.

나름대로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했다. 우선 올해 처음으로 ‘동부매일 문학상’을 제정하여 이미 많은 학생들의 공모를 받고 있고, 수상자들에 대해서는 기념식 행사장에서 장학금과 함께 시상할 계획이다.
공모를 했더니 의외로 학생들의 반응이 뜨겁다. 어느 학교의 경우 학생들 글쓰기 공부도 시킬 겸, 전교생들로 하여금 응모하게 한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이번에 ‘동부매일 문학상’의 주제는 ‘내가 살고 있는 여수’다. 어른들이 바라보는 여수와 아이들이 바라보는 여수가 어떻게 다른지, 아이들은 그들의 고향인 여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글을 쓰면서 고향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정했다. 장학금도 200만 원 이상을 준비했다. 지역신문에서 쉬운 일은 아니지만, 다른 지출을 줄이고 그것을 아이들 몫으로 돌렸다.

또 있다. 내 이름으로 책 하나가 발간되어 나온다. 창간 2주년 기념행사와 ‘내 책의 출판기념회’를 겸해서 같이 할 생각이다.
출판기념회를 한다고 하니까 누군가 그랬다. “이번 선거에 출마할 거냐?”고. 출마 안한다. 나보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많은데 굳이 나까지 나가서 물을 흐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책은 그동안 내가 신문에 썼던 글들과 살아오면서 내가 느꼈던 여러 가지 단상들을 잔잔하게 묶어 놓았다. 그랬더니 그것이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됐다. 독한 글들은 다 뺐다. 아이들도 읽어야 하니 가급적 부정적인 내용보다는 긍정적인 내용과 우리가 사랑하며 살자는 내용을 그 속에 담았다. 누구나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그리고 기념식 날에 그림 전시회도 같이 개최할 예정이다. 가급적이면 여수지역에서 비교적 지명도가 있는 유명화가들에게 작품을 부탁했다. 그리고 여수 유명 사진작가들의 사진도 몇 점 같이 전시될 예정이고, 서예도 몇 점 같이 전시될 예정이다.

축하 음악공연도 나름대로 의미 있게 해 볼 생각이다. 누구를 위한 음악이 아니라 참석한 모든 사람들을 위한 음악이 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음대 교수님 몇 분과 임 송 단장님에게 음악을 부탁했다. 그리고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펼치는 난타공연도 준비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웃음 잃지 않는 우리 아이들을 무대에 올려서 그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자랑하기 위함이다. 아이들이 펼치는 신명나는 북소리가 모두의 마음을 깨울 것이라고 믿는다.
이렇게 우리는 창간 2주년 기념식을 준비하고 있다. 책은 되도록 많이 팔렸으면 좋겠다. 그 돈으로 아이들 장학금도 주고, 좋은 신문 만드는데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책장사라도 할 생각이다. 신문을 하면서 나쁜 짓은 하기 싫고, 우리가 밤잠 자지 않고 노력해서, 그 노력의 대가로 좋은 신문을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 동부매일이 오늘날 이렇게 의미 있는 2주년 기념식을 하게 된 것은 모두 30만 여수시민과 독자들의 덕이다.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우리는 이렇게 두 번째 생일을 맞았지만 마음이 즐겁거나 여유롭지가 않다. 갈 길은 멀고 마음이 바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러 가지 제약도 많기 때문이다.

힘들지만 우리 전 직원들은 사명감 하나로 이 어려움을 버텨낸다. 사명감이나 뚜렷한 소명의식이 없으면 지역에서 지역신문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지역신문의 위기는 고스란히 지역의 위기이기도 하고, 이것은 곧 지역주민의 위기로 이어지게 된다는 점을 시민들이 좀 알아주었으면 고맙겠다는 생각도 든다. 중앙언론이 여수의 소식을 시민들에게 세세하게 전해주는 것은 아니다. 그 역할은 오롯이 지역신문의 몫으로 남는다.

따라서 중앙 언론과 차별화된 지역신문의 역할과 덕목은 지역의 시각으로 지역 의제를 설정해 지역 발전을 견인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지방정부나 중앙 정부에 시민의 정당한 의견을 알리고, 향후 이 의견이 정상적으로 구현되도록 감시하는 기능도 지역신문의 몫이다.

때문에, 지역신문이 제 구실을 못하게 되면 시민의 합당한 목소리는 사라지는 대신 일부 기득권층의 목소리만 남게 된다.
4개 중앙 일간지의 사설 가운데 비수도권을 소재로 다룬 경우는 전체의 3%에 불과하며, 나머지 97%는 수도권 얘기를 다뤘다는 사실은 지역신문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말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지역신문과 지역의 위기를 함께 극복해낼 방법도 자명해진다. 주민들은 지역신문을 구독해 지역 언론의 역량을 키워나가면서, 다시 이를 활용해 지역 발전을 추진하고, 신문은 타당한 지역의 여론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 가면 된다.

하지만 제 역할도 못하면서 지역신문이라는 이유만으로 주민들에게 무한한 애정을 요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때문에 우리는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를 자성하면서 창간 2주년을 기념해 새로운 결의를 다지게 된다.

시민들이 보내주신 사랑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 나갈 것이다. 아직 부족함이 많은 신문이기에 많은 채찍과 애정을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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