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화 꿈에그린 아파트 특혜 의혹 최초 제기한 여수시의회 송하진 의원

아파트가 입지 확정부터 분양까지 끝난 상황인데도 특혜 의혹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급기야 한화 꿈에그린 아파트 입주자들이 과다한 분양가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나서는 등 아파트 인허가 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수개월 동안 웅천 한화 꿈에그린 아파트 등 웅천택지지구의 문제점을 조사해 꿈에그린 아파트 특혜 의혹을 처음으로 공식 제기한 여수시의회 송하진(무소속, 시전·만덕·둔덕·미평) 의원은 지난 9월 28일 열린 제171회 여수시의회 임시회 시정질의에서 애초 7층에서 29층으로 변경된 꿈에그린 아파트에 대해 주철현 여수시장을 집중 추궁한 바 있다.

송 의원은 “여수시가 무리하게 도시계획을 변경하면서까지 꿈에그린 아파트를 건축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 준 이유에 대해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고, 그 부당성에 대해서도 용납이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여수시의회 송하진 의원.

◇ 꿈에그린 아파트가 특혜 속에 지어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사실 웅천 꿈에그린 아파트 관련 의혹을 조사하게 된 것은 근래 여수시에 택지개발이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여수에서는 과거 어느 때보다 무분별한 난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다 새 택지개발 등으로 인한 원도심 공동화, 아파트 분양가 고공행진 등으로 피해가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이런 난개발에 여수시가 행정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아파트를 지어서는 안 될 곳에 아파트를 무리하게 짓겠다는 택지개발업체의 손을 들어주고, 그것도 모자라 초고층 아파트를 여수의 랜드마크라고 우기는 현 실정은 여수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심히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 웅천 신도시를 두고 ‘특혜와 노예계약’이라고 규정했는데 여수시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한다.

물론 여수시는 행정 절차상 적법하게 추진됐고, 투자자에게 아무런 특혜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본인의 생각은 다르다. 일련의 과정이 특혜이다.

여수시가 지난 2005년부터 그동안 웅천택지지구에 대한 도시계획을 5번이나 변경한 사실이 밝혀졌다. 민선6기에만 4번을 변경했다. 특히 아파트 층수 변경을 해 준 것은 도시기본계획을 무시한 특혜라고 볼 수 있다.

해당 부지는 준주거지역으로 당초 7층 이하의 건축물을 짓도록 한 규제를 29층으로 파격적으로 풀어줬다. 지금 한화 꿈에그린 아파트를 짓고 있는 곳은 해안가 저지대 매립지역이다. 건축물을 올리기 위해서는 기초 보강공사를 해야 하고, 그 공사에 131억이라는 많은 돈이 추가로 들어간다고 한다. 층수 제한 완화에 대한 최종 결재권자는 시장이지만 문제는 층수 제한을 완화해 주는 과정에서 여수시가 택지개발업체인 여수블루토피아와 사실상 노예계약을 맺었다는 것이다.

웅천은 정주 인구 3만의 자족도시로 친환경 생태와 해양과 관광, 풍광이 어우러진 명품도시로 국내 전문가들이 입안했다. 그런데 주철현 시장은 ‘명품도시’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 해운대처럼 고층아파트로 명품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은 맞지 않다. 웅천공원의 높이가 69m인데 87m 높이의 아파트는 조망권과 경관을 모두 망친다.

이는 시민의 공간이 아닌 웅천 꿈에그린을 위한 공원을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특히 여수시와 블루토피아가 체결한 문서 ‘제5조 책임과 의무 제1항’을 보면 현대판 노예계약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조항을 보면 여수시는 ‘사업대상 부지에 대해서 여수블루토피아가 제출하는 입지 계획을 상호 협의하여 지속가능한 행복도시건설에 적합하도록 지구단위계획을 변경 입안하며, 입지 시설의 인·허가에 적극 협조한다’고 돼 있다. (이 조항은 2007년 12월 17일 오현섭 전 여수시장 때 만들어졌다. 이때 여수시와 블루토피아 간 웅천택지개발사업 투자 관련 최초 계약이 이뤄졌고 꿈에그린은 그 이후에 투자가 진행된 사례다.)

이 조항은 불평등하고 불합리하다. ‘블루토피아가 투자를 위해 요구한 건 여수시가 적극적으로 도와준다는 뜻이고, 주철현 시장이 블루토피아 제안과 요청에 의해 (이 조항을 체결)했다고 분명히 답변했다. 전임 시장 때 계약이 이뤄졌더라도 블루토피아가 원하면 다해준 건 잘못이다. 이런 중요한 사안은 의회 등과의 충분히 협의와 시민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 송하진 의원이 밝힌 분양된 웅천 꿈에 그린 아파트 웅천택지 실시계획 변경 과정.

◇ 시행사와 시공사의 문제도 제기했다.

꿈에그린 아파트 신축 부지인 웅천택지 관광휴양 상업3단지 C4-3블럭 6필지 5만8164㎡는 매매계약서 상 투자자인 여수블루토피아(유)가 메타디엔디에 매매했고, 다시 메타디엔디는 아시아신탁에 매매한 것으로 돼 있다.

메타디엔디는 꿈에그린 부지를 매매하기 불과 20일 전인 지난해 9월 22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에 법인 등기를 한 신설 법인이다. 자본금이 3억 원에 불과하고 부동산 분양 및 매매 관련 실적도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본금이 3억 원에 불과한 회사가 수백억대 신규 아파트 부지 매입과 견본주택 건립 등을 어떻게 추진할 수 있었겠나?

부동산 업계에선 꿈에그린 아파트의 실질적인 시행사는 메타디엔디이고, 메타디엔디는 블루토피아가 설립한 회사라는 풍문이 공공연하게 퍼져 있다. 이게 만일 사실이라면 블루토피아가 부지매매를 위해 정상적인 입찰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시급하게 자회사에 땅을 판 것이고 이를 위해 여수시가 무리하게 변경허가를 내준 것으로, 이는 명백한 불법이며 여수시와 업체가 시민을 기만한 것이다.

◇ 시행사나 시공사와 직접 계약하지 않고 중간에 A업체와 계약을 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메타디엔디라는, 실체가 불분명한 업체에 땅을 매각한 것에 대해 많은 의혹이 일고 있다. 시행사와 시공사, 신탁사라는 개념부터 알 필요가 있다. 시행사와 시공사는 익히 알고 있으니 별도로 설명하지 않겠다.

일반적으로 관리형신탁은 토지를 위탁 받은 신탁사가 사업의 주체가 돼 사업 전체를 관리하는 방식을 말하는데 한화 꿈에그린의 경우 여수시의 주장대로 아시아신탁이 사업주체였다면, 블루토피아로부터 직접 땅을 매입했어야 한다. 그런데도 계약서 상 메타디엔디가 한화건설과 연대보증을 맺으면서까지 중간에서 땅을 받아 아시아신탁에게 되 파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친데 대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여수시는 택지매각과 관련한 매각방식에 대한 권리는 블루토피아에 있지만 여수시 동의하에 토지를 매각할 수 있도록 정한 사업계약(선수분양 계약) 때문이었으며, 지금까지 대형건설사가 지은 아파트가 지역에 들어온 경우가 없어 대형건설사가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고 답변했다. 이와 함께 한화건설이 재무 건전성을 이유로 직접 부지를 매입하지 않고 메타디엔디를 통해 매입했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이게 말이 맞지 않는 것이 한화는 시행과 시공도 하는 회사인데 무엇을 위해 자회사를 두겠나. 관례상 한다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있는 자회사를 활용하면 되지 왜 법인을 새로 만드나. 그리고 신탁사는 자금 조달 및 재산권 관리 등의 역할을 담당하는데 건설사가 재무 건전성을 이유로 연대보증을 맺은 타 회사를 대신 내세워 매매계약을 맺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흔히 이를 페이퍼컴퍼니라고 한다. 일부 민간 건설회사들이 이런 페이퍼컴퍼니를 끌어 들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흔하지는 않다. 공영개발에서 이 방식을 도입하는 것은 국내에서도 드문 케이스다.

▲ 여수시 웅천에 들어설 29층짜리 한화 꿈에 그린 아파트 조감도.

◇ 여수시와 블루토피아 간 특혜 의혹은 뭔가?

웅천지구는 공영개발방식으로 조성된 택지로 민간 사업자인 블루토피아는 투자자이다. 블루토피아가 웅천택지개발사업 완료 후에 조성원가를 산정해 이익을 얻는다. 여수복합신도시개발㈜의 95%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본사는 서울에 있으며, 여수 외에 전국에 많은 택지개발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루토피아의 제안과 요청에 의한 협약서를 체결했다는 것은 주철현 시장도 시인했다. 이건 잘못이다. 현 아파트 부지는 해안가의 저지대로 매립지여서 지반이 약하다.

다시 말하면 공동주택이 들어오기에는 부적합한 토지이다. 관광·휴양 상업단지, 콘도미니엄, 호텔, 마리나, 해양 관련 박물관과 워터프런트 등이 들어와야 한다. 무리하게 도시계획을 변경해 주는 일련의 과정이 누굴 위해서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 개발 위주로 추진되는 도시정책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 같다. 요즘 여수시 정책방향을 보면 개발을 통한 투자 활성화에 무게를 두고 있어 보인다.

지난달 초 여수시의회에서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 나라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북유럽은 건물을 100년, 200년을 내다보고 짓는다. 그래서 지금의 건물들이 관광상품이 된 것이다. 도시기본계획의 틀이 잡히면 그 틀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북유럽도 여수처럼 해안을 중심으로 이뤄진 도시인데 고층건물이 없다. 지형 특색에 맞게 도시개발을 진행한다. 그런데 여수는 시장이 바뀔 때마다 정책 단절과 탁상행정, 치적 쌓기 전시행정을 펼치는 게 문제라고 본다. 이는 시장들의 정치적 야욕에서 비롯된다. 시장들의 과욕이 제어되지 못한다면 가장 큰 피해는 시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 여수와 닮은 북유럽의 도시계획. 이곳은 도시 전체가 고층건물이 없다. 해양도시의 특색을 살린 친환경도시에는 관광객들이 넘쳐난다. (사진=송하진 의원)

◇ 의혹을 제기한 아파트의 경우 분양까지 돼 버린 상황이라 설사 의혹에 대한 잘잘못이 가려진다해도 원래로 되돌아가기에는 너무 많이 와버리지 않았나.

최근 우리 지역 모 회사가 동탄신도시에 1900세대를 분양한 사실이 알려졌다. 그곳도 완판됐다. 시행·시공을 모두 했는데 약 1500~2000억 원의 이익이 발생했다고 한다. 블루토피아도 적어도 1500억 이상의 흑자를 볼 것으로 추산한다.

블루토피아가 사회공헌 명목으로 웅천-소호간 교량 공사에 150억 원을 내놨다. 그것도 분양가 심의 하루 전에 발표한 것인데 말이 안 된다. 주 시장은 시정질의 답변에서 투자자인 땅 주인의 판매를 위해 시에서 협조를 해주는 것니까 그래도 뭔가 좀 있어야 되지 않겠냐. 시민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공헌사업을 제안한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분양가 심의가 잘못됐다고 시장에게 질의하니 “분양도 다해 버렸고 계약도 끝나 버렸는데 어떻게 분양가를 다시 재검토합니까?’라고 말했다.

이는 잘못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것이다.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 초고층 아파트를 지어서는 안될 곳에 지은 탓에 부풀려진 분양가의 피해는 고스란히 여수시민에게 되돌아간다. 재심의를 해서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

특히 여수시와 택지개발업체가 짜고 특정 대기업이 들어올 수 있도록 사전정지작업을 한 것은 엄연한 불법이다.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 어떠한 내막이 있었는지, 어떠한 뒷거래가 있었는지는 당사자들 말고는 아무도 모른다. 세상의 모든 문제는 곪으면 터지게 돼 있다. 무엇보다 앞으로 소제지구, 죽림택지, 율촌봉전 택지가 지속적으로 개발된다.

이런 일이 더 이상 없어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시정질의를 통해 특혜 의혹을 제기하는 것 뿐이다. 다음은 수사당국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염려스럽다. 지난 민선4기 때 오현섭 시장 비리사건, 민선5기 때 80억 공금횡령으로 여수시민들이 얼마나 피해를 입었고 분노했나. 웅천 꿈에그린 아파트 특혜 의혹도 그러지 말란 법이 없다.

◇ 송하진 의원은

초선인 송하진 의원은 그동안 시 집행부에 대한 쓴소리와 정책의 문제점, 대안 등을 꾸준히 제시해 왔다.

2014년 12월 여수시도시공사에서 폐기물 소각을 통해 발생된 스팀 가격을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당시 도시공사는 3년간 한 업체에 톤당 1만 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스팀을 판매했다. 송 의원이 1년 이상 이 사안에 매달린 끝에 스팀 가격을 2만 원대로 현실화시켜 여수시에 매년 10억 원의 이익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 4월 제161회 임시회 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여수시의 전남도공무원 교육원 여수유치(무산)에 대한 무관심과 돌산읍 율림리 평화테마촌의 정책 실패 등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며 공무원들의 무책임한 행정을 질타했다.

지난해 7월 제162회 여수시의회 정례회 본회의 시정 질문에서는 매년 수십억 원을 지원받는 시내버스 업체들이 총체적인 부실문제를 안고 있는데 이를 관리감독 해야 할 여수시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부실 덩어리로 전락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또, 지난 5월 제168회 임시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여수시가 충분한 검토 없이 정책을 추진하면서 시의회와 시민을 무시하고 불통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시 집행부를 강하게 질책했다. 지난 7월에는 30년이 넘도록 방치돼 온 오천지방산단 인근 오천마을의 악취와 해안가 오염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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