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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오래된 건물이 도시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오래된 건물과 트렌드, 그리고 여수관광<중-1> 경제적 수익이 다양하도록 하기 위해 상당한 비중의 오래된 건물을 비롯해 햇수와 상태가 각기 다른 여러 건물이 지구에 섞어 있어야 한다. 꽤 촘촘하게 있을수록 좋다
마재일 기자  |  killout13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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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13  16:3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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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는 그동안 자연경관과 문화유산, 음식, 바다 등 비교적 무궁한 활용이 가능한 관광 자원을 보유했으면서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다른 지자체에 선점을 당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이제는 고유 콘텐츠와 다양한 특성이 곧 그 지역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이에 <동부매일>은 관광객들이 떼로 몰려다니는 명소와 관광지보다 여수의 역사와 정체성, 희소성 등을 간직한 ‘오래된 건물’과 ‘골목길’의 흔적을 찾아 의미를 되새겨보고 여행 트렌드와 어떻게 접목이 가능한지 사례를 살펴본다. 이와 함께 활용과 보존 방안도 모색해 본다.

“도시란 예부터 역동적인 변화가 다양하게 일어나고 자유가 있으며 활기가 넘치는 곳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도시는 잘못된 대규모 개입으로 커다란 파괴가 일어나고 있다. 도시를 자연 생태계에 비유해 보고 싶다. 자연 생태계는 한 생물이 홀로 존재할 수 없다. 하나의 종은 다른 수많은 종과 함께 살아가고 서로 영향을 미치며 전체 생태계가 유지된다.

그러니까 자연 생태계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많은 다양성이 필요하다. 도시 역시 마찬가지다. 하나의 주거 건물, 하나의 상업 지구가 아닌 전체 네트워크와 상호 영향에 주목해야 한다. 도시 안에서는 시간이 흐르면서 다양성이 유기적으로 발달하며, 다양한 요소들이 복잡하게 상호 의존한다. 자연 생태계와 마찬가지로 다양성의 틈새가 많을수록, 거리는 활기가 넘치고 도시 경제도 활성화되며 살맛나는 도시가 된다.

오늘날 도시에서 벌어지는 최악의 일은 낡고 오래된 건물이 있는 지역 전체를 밀어버리고 모조리 재개발하는 것이다. 이 일에는 은행가들과 정부 행정 관리들이 앞장서는데, 이들은 도시 활력의 핵심인 다양성의 마주침을 없애버리고 획일적이고 각기 분리된 공간을 배치한다. 이들이 구획을 분리하여 만들어 내는 것이란 획일성의 표본인 중산층 아파트 단지, 김빠진 천박함으로 공허함을 누그러뜨리려고 애를 쓰는 부유층 주택 단지, 규격화된 체인점을 흐리멍덩하게 모방한 상업센터, 사람의 이마에 가격표를 붙이고 그 가격에 따라 인구를 갈라 버리는 도로 등이다.

이런 건 도시 재건축이 아니라 도시 약탈이다. 이런 도시는 거리에 사람들이 돌아다니지 않고, 가게들은 1~2년 버티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물론 청소년 비행률과 반사회적 행동도 높게 나타난다. 이런 황량한 도시에서 화가 에드워드 호퍼(1882~1967)와 같은 그림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즉 겉만 멀끔할 뿐 활기 없는 도시 풍경이나 평면적이고 정적인 도시 전경 속에 인간의 고독감이 그려진다.” -제인 제이콥스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 중-

제인 제이콥스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서
오래된 건물이 도시의 다양성과 활력 높인다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 표지.
생물의 종이 다양한 것처럼 도시도 다종다양해야 건강하다. 큰 건물이 있으면 작은 건물도 있어야 하고, 새 건물이 있으면 오래된 건물도 있어야 한다. 비싼 건물이 있으면 아주 싼 건물도 있어야 함께 살아갈 수 있다. 그래야 영세업자들도, 청년들도, 젊은 예술가들도, 가난한 신혼부부도 함께 살 수 있다. 다양한 세대와 계층을 아울러야 하고 이들이 도시 곳곳에서 함께 살아야 도시가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거대 자본이 투입돼 재개발 된 곳에서는 이들이 공존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 지역에 새로운 건물들만 있다면, 높은 신축 비용이나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업체만 들어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런 곳에는 체인점, 은행 등 자본력을 갖춘 업종만 들어갈 확률이 높다. 서점 등 문화생활 시설과 영세업자들은 엄두를 내지 못한다. 신축 건물의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비용이 높은 신축 건물에서는 새로운 구상을 시도해 볼 여지가 크지 않다.

그러나 오래된 건물은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예를 들어 다양한 예술가들이나 여러 공방들이 오래된 건물로 들어와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다. 오래된 건물이 뒤섞여 있어서 각기 다른 경제력과 취향이 혼재되어 있는 것이야말로 상업의 다양성뿐만 아니라 주거 인구의 다양성과 안정성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것이다.

새로운 건물은 다시 지을 수 있어 대체가 가능하다. 그러나 오래된 건물의 가치는 마음대로 대체할 수 없다. 이 가치는 오직 시간만이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래된 건물을 철거하는 것은 다양한 가능성을 짓밟아버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건물의 연령도 다양해야 하지만, 그와 함께 건물의 유형도 다양해야 한다. 그래야 주민의 다양화, 업체와 풍경의 다양화가 가능해진다. 도시가 차이와 다양성을 품고 있어야 그것이 섞이면서 역동성이 생기고 새로운 창조가 계속 일어난다.

일찍이 ‘오래된 건물이 도시를 젊게 한다’고 설파한 사람은 미국의 도시계획 전문가이자 사회운동가인 제인 제이콥스다. 1992년 펴낸 자신의 저서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그린비)에서 좋은 도시의 4가지 요건으로 △용도복합 △작은 블록 △오래된 건물 △집중을 강조했다. 이 책은 도시가 어떻게 살아 움직이는지 알고자 한다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으로 알려져 있으며, 오늘날에도 도시 계획에 관해 독창적이고 강력한 설득력을 지닌 것으로 인정받는다.

오래된 건물이 있어야 도시가 젊어지고 생동감이 넘치게 된다는 당시 제인의 주장은 도심재개발과 교외 주거지 개발이 유행처럼 벌어지던 당시 서구 도시에 강렬한 경종을 울렸다.

제인은 도시에 오래된 건물이 많이 남아 있어야 다양성도 커지고 도시의 활력도 높아진다고 했다. 특히 오래된 건물이 도시를 창의적으로 재생시키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젊은 디자이너들이, 또 가난한 예술가들이 처음 자리를 잡는 곳은 바로 이런 오래된 건물이며, 젊은 창업가 역시 임대료가 비싼 새로 지은 빌딩에 입주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아래는 제인 제이콥스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오래된 건물의 필요성>을 정리한 것이다.

   
▲여수 원도심 종포해양공원. (드론사진 심선오 사진기자)
   
▲여수 원도심 종포해양공원. ⓒ 마재일 기자

오래된 건물의 경제적 가치는 마음대로 대체할 수 없다.

“도시에는 반드시 오래된 건물들이 있어야 한다. 오래된 건물이 없다면 아마도 활기찬 거리는 물론이고 지구의 성장도 불가능할 것이다. 여기서 오래된 건물이라 함은 박물관급의 건물, 즉 많은 돈을 들여서 복원한 훌륭한 건물이 아니라-물론 이런 건물들도 좋은 구성요소가 되기는 한다-낡아 빠진 노후한 건물까지 포함한 평범하고 흔한 별 가치 없는 건물들을 의미한다.

만약 어느 도시 지역에 새로운 건물들만 있다면, 거기 자리할 수 있는 업체는 높은 건물 신축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것들로만 국한된다. 신축 건물을 차지하는 데 드는 이런 높은 비용은 임대료의 형태로 부과될 수도 있고, 또는 신축 자본 비용에 대한 소유주의 이자 지불 및 분할 상환의 형태로 부과될 수도 있다. 그러나 어쨌든 간에 그 비용은 지불되어야 하고 실제로도 지불된다. 그리고 그런 이유 때문에 신축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업체는 상대적으로 높은-오래된 건물에 반드시 필요한 비용에 비해 높은-간접비를 지출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런 높은 간접비를 감당하려면 업체는 높은 수익을 올리거나 충분한 보조금을 받아야 한다.

주변을 둘러보면 자리를 잘 잡거나 높은 수익을 올리거나 표준화되거나 많은 보조금을 받는 업체만이 보통 신축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대개 체인점, 체인 레스토랑, 은행 등이 신축 건물에 들어간다. 그러나 동네 술집이나 외국 음식 식당, 전당포 등은 오래된 건물에 들어간다. 슈퍼마켓과 제화점은 종종 신축 건물에 들어가지만, 좋은 서점과 골동품 가게는 그런 경우가 드물다. 충분한 보조금을 받는 오페라극장과 미술관은 대개 신축 건물로 들어간다. 그러나 비공식적으로 예술을 장려하는 장소들-스튜디오, 갤러리, 악기점, 미술용품점, 테이블 하나와 의자 하나뿐인 낮은 수익 능력 덕분에 비경제적인 토론을 흡수할 수 있는 뒷방-은 오래된 건물로 들어간다. 아마 더욱 중요한 점은 거리와 동네의 안전과 공중 생활에 필요하며 편의성과 인간적인 질 때문에 소중히 여겨지는 수백 개의 평범한 가게들이 오래된 건물에서는 성공적으로 유지될 수 있지만, 신축 건물의 높은 간접비는 이런 가게들이 무자비하게 쓸어버린다는 사실일 것이다.

도시의 신축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업체들조차 가까운 곳에 오래된 건축물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지나치게 제한된 획일적인 환경의 일부분이 되어 버린다-따라서 기능적으로 너무 제한되어서 활기차고 흥미롭고 편리한 곳이 되지 못한다. 되에서 다양성이 꽃을 피우는 곳은 높은 수익을 내는 업체와 중간 정도 수익을 내는 업체, 아예 수익을 내지 못하는 업체 등이 한데 뒤섞여 있는 곳이다.

오래된 건물이 도시 지구나 거리에 미치는 유일한 해악은 결국은 그것이 오래되었다는 점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오래돼서 노후해지는 모든 것이 갖는 해악 말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 처한 도시 지역이 모두 오래되었기 때문에 실패작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이 지역은 실패작이기 때문에 모두 노후한 것이다. 몇몇 다른 이유 때문에 또는 여러 이유가 결합 작용하여, 이곳에 있는 업체와 사람들 모두 신축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아마 이 지역은 신축이나 개축을 감당할 정도로 성공을 거둔 주민이나 업체들을 잡아두는 데 실패할 것이다. 이렇게 성공을 거둔 주민이나 업체들은 지역을 떠나게 마련이다. 이 지역은 또한 신중한 사람들을 새로 끌어들이는 데도 실패하고 있다. 이곳에서 가능성이나 매력을 발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이런 지역의 경제가 황폐화된 나머지 다른 곳에서는 성공을 거두거나 입주할 건물을 짓거나 개축할 수 있는 업체들이 이곳에서는 그럴 많나 돈을 벌지 못하기가 쉽다.

   
▲여수 원도심 해안 전경. ⓒ 마재일 기자

건축에 관한 한 성공적인 도시 지구는 항상 끊임이 없는 공급원이 된다. 해마다 오래된 건물 몇 개가 새로운 건물로 대체된다-또는 대체와 맞먹는 정도로 개축된다. 따라서 해를 거듭할수록 다양한 연수와 종류의 건물들이 뒤섞이게 된다. 이것은 물론 역동적인 과정이다. 혼합 속에서 한때 새로웠던 건물이 오래된 건물이 되는 과정인 것이다.

오래된 건물의 필요성은 꾸준히 상승하는 건축비용 때문에 한층 두드러진다. 건축비용의 상승은 거리나 지구 전체의 혼합에서 오래된 건물의 비율을 더 높이기도 한다. 신축 비용을 감당하는 데 필요한 경제적인 성공의 문턱을 전반적으로 높이기 때문이다.

한 번에 지어지는 대규모 건축 부지는 그 자체가 문화, 인구, 업무의 폭넓은 다양성을 담아내기에는 불충분하다. 이런 곳은 심지어 폭넓은 상업적 다양성을 감당하기에도 불충분하다.

건물의 연령은 유용성이나 매력과 비교해 볼 때 극히 상대적인 것이다. 활기찬 도시 지구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있는 사람들이 어떤 건물이 너무 오래 되어서 차지하는 경우는 없다-또는 오래된 건물의 자리를 새로운 건물이 차지하는 경우도 없다-또는 오래된 건물의 이런 유용성은 단순히 건축상의 우수성이나 매력의 문제가 아니다. 활기찬 지구에 있는 매물을 찾아 돌아다니는 중산층 가족이나 황금알을 찾는 건물 개조 전문가들이 오래된 건물이라고 해서 콧방귀를 뀌는 경우는 없다. 성공적인 지구에는 오래된 건물들이 ‘흘러넘친다’.

오래된 건물이 뒤섞여 있어서 각기 다른 생활비와 취향이 혼재되어 있는 것이야말로 상업의 다양성뿐만 아니라 주거 인구의 다양성과 안정성을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다.

   
▲여수 원도심. ⓒ 마재일 기자

대도시의 보도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놀랍고 흥미진진한 광경은 오래된 지구가 새로운 지구에 맞게끔 창의적으로 변신하는 모습이다. 장인의 진열실로 바뀐 연립주택 거실, 주택으로 바뀐 마구간, 이민자 클럽으로 변신한 지하실, 극장으로 변신한 차고나 양조장, 복층 아파트의 지층으로 변신한 미장원, 중국음식 공장으로 변신한 창고, 소책자 인쇄소로 변신한 댄스교습소, 유리창을 예쁘게 칠한-가난한 사람들의 스테인드글라스이다-교회로 변신한 구두선집, 레스토랑으로 변신한 정육점 등등. 이러한 변신이야말로 인간의 요구에 부응하는 활력 있는 도시 지구에서 끊임없이 벌어지는 사소한 변화이다.

도시에는 이차적 다양성뿐만 아니라 일차적 다양성의 혼합을 장려하는 오래된 건물들이 섞여 있어야 한다. 특히 새로운 일차적 다양성을 부화하는 데 오래된 건물이 필요하다. 이런 부화가 성공을 거둔다면, 건물들의 수익이 증대될 수 있고 종종 그런 일이 벌어진다. 중요한 경제적 자산이 된 도시의 많은 업체들이 처음에는 소규모로 초라하게 출발해서 결국에는 건물 개조나 신축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가 된다. 그러나 처음 출발할 수 있는, 수익이 낮은 공간이 적재적소에 있지 않으면 이 과정이 진행될 수 없다.

한 지역에 일차적인 다양성을 적절하게 혼합하려면 오래된 건물에 크게 의존해야 하며, 특히 처음부터 다양성을 조성하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적당히 섞여 있는 오래된 건물들은 그 지구에 필요한 소중한 안식처로서 여러 수준의 수익률을 지닌 다양성의 기반이 된다. 도시에서 신축 건물의 경제적 가치는 대체 가능하다. 더 많은 건축비를 지출하면 된다. 그러나 오래된 건물의 경제적 가치는 마음대로 대체할 수 없다. 이 가치는 시간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다양성에 필요한 이러한 경제적 조건은 활기 있는 도시 근린이 과거로부터 물려받아 흐르는 세월 속에서 유지할 수 있을 뿐인 것이다.”

제인은 특히 도시 계획은 구체적인 장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특정한 장소에서 다양성을 만들어 내는데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진단하고, 그것들이 최대한 공급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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