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지난해 위암으로 별세한 故 이상언 작가 추모 전시회
신기동 노마드갤러리서 유작 30여점 선봬…내년 1월 14일까지

▲ ▲ 故 이상언 작가.
여수지역 미술인들이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를 추모하는 전시회를 열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여수시 신기동 노마드갤러리(관장 김상현 www.gallery-nomad.com)는 고 이상언(50) 작가 추모전 ‘프렌즈전’을 지난 17일부터 내년 1월 14일까지 개최한다.

여수남초등학교와 종고중학교를 졸업한 이 작가는 지난 1983년 여수고등학교에 입학해 미술부 활동을 시작해 서울대 미대 회화과를 졸업한 후 작가의 길을 걸어왔다.

지난 2013년 위암 판정을 받은 후 귀향해 매형 박형근 대표이사(건영플랜트)의 집에서 투병 생활과 작업 활동을 병행해 오다 지난해 10월 31일 49세로 생을 마감했다.

이번 전시는 이 작가의 유작 50여 점 중 30여 점이 선보이고, 이 작가를 추억하는 지역 미술인과 사진가 등의 작품 10점이 함께 선보인다.

지난 17일 열린 추모전 오프닝에서는 이 작가의 생전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매형의 추도시가 동영상으로 공개돼 눈시울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날 매형 박형근씨는 “시월의 마지막 날 감잎의 깜붉음을 마당에 그려놓고 온 종일 쓸었는지 안개는, 감지 못한 두 눈에 매달려 있더라 그렇게 너는, 너를 놔두고 억불봉 하늘 위로 날아갔더라. 봇짐 속 안개는 그대로 남겨 놓고...”라며 추도시로 고인을 애도했다.

▲ ▲ 죽음을 앞둔 이상언 작가가 마지막 남긴 유작. 아크릴과 혼합재료를 이용해 만든 이 작품은 마우스에 트로이목마 바이러스를 그려 넣어 마치 암세포에 잠식당한 자신의 몸을 비유했다.

평소 말이 없고 늘 눈웃음만 지었던 이 작가는 자신의 세계관을 작품에 그대로 투영했다. 죽음을 앞두고 그린 미키마우스와 거울을 오브제로 자신을 그려 넣은 작품은 미술계 안팎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작가와 가장 가까운 친구로 지냈던 김상현 관장은 “생전에 개인전 한 번 하지 않고 세상을 떠난 친구에게 늘 마음의 빚이 있었는데 이렇게 늦게나마 추모전을 하게 돼 마음의 짐을 덜어낸 것 같다”며 “그의 작품은 자신의 신념과 욕구가 현실과 충돌하는 것을 독특한 이중적 구조로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를 노마드갤러리와 공동 주최한 컬처큐브 문화공동체 박치호 대표는 “이 작가는 철저하게 상업을 배제하고 세상과 타협하지 않은 작품 활동을 해왔다”며 “추모전을 계기로 그의 작품에 대한 평가 작업을 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추모전에는 권진용, 문경섭, 박동화, 박성태, 박치호, 백선순, 손정선, 양수균, 정희경, 조종현 등 지역 작가들이 참여했다.

▲ ▲ 작가는 유리에 자신의 사진을 붙여 넣어 작품을 바라보는 관객과 교감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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