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시장 “GS칼텍스를 제외하곤 기억에 남는 공헌을 한 기업 없다”
산단 기업들 “특정 기업 콕 집어서 압박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여수시 전략과 효율성 높이기 위한 컨트롤타워 부재 지적도 제기

▲ 여수산단 전경.

주철현 여수시장이 여수산단 대기업의 지역기여도가 낮다며 LG화학과 롯데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산단 기업들은 다소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주 시장은 지난 4일 여수시청 상황실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기자의 여수산단 대기업 사회공헌 관련 질문에 “GS칼텍스를 제외하곤 뚜렷하게 시민들의 기억에 남는 공헌을 한 기업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주 시장은 “시의회에서도 지적이 있었고 시에서도 끊임없이 제안과 설득을 하고 있다”면서 “ LG과 롯데가 여수산단의 큰 기업인만큼 지역사회를 위해서 시민들의 기억에 남는 의미 있는 공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시민들과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 시장은 5일 전남CBS라디오에 출연해서도 “GS칼텍스를 빼고 제대로 된 사회공헌사업을 한 기업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고 말했다. 주 시장은 이어 “중소기업들도 (공헌사업을)하고 있는데 대기업들이 환경과 안전 등의 위험성을 지역에 주면서 공헌사업을 외면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주 시장이 대기업 이름까지 구체적으로 거론함에 따라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의 반응이 주목되는 가운데 여수산단 기업 관계자들은 공식 석상에서의 주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부적절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여수산단 기업의 한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기업 나름대로 지역사회공헌을 해 왔는데 마치 그동안 안 한 것처럼, 이제는 해야 한다는 식의 표현에 대해서는 다소 불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식 석상에서 특정 기업 이름까지 거론하고, 어찌 보면 시장의 치적을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요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특히 기업의 매출 규모를 고려하지 않고 GS칼텍스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했다.

다른 기업 관계자는 “굳이 특정 기업을 콕 집어서 더 해야 한다는 식으로 압박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이런 식으로 하면 좋아할 기업이 어디 있겠느냐”면서 “행정은 기업들이 진정성을 갖고 지역사회 문제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역할이 더 바람직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기업 관계자도 사견임을 전제로 “시장이 자신의 공약인 사립외고 설립을 추진하면서 충분한 공감대 형성도 없이 운영비 40억을 부담하라고 해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할 수밖에 없었던 것처럼 특정 기업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썩 유쾌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여수산단 기업의 지역사회공헌 사업과 관련해 여수시의 전략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해 여수시가 사회공헌사업 활성화를 위해 지역 실정에 맞게 발굴한 공헌사업 유형을 보면 ▲인재육성·교육훈련-명문고 설립 ▲조형예술(상징물)-박람회 기념탑 및 여수타워 건립 ▲문화·예술-미술관, 문학관, 영상미디어센터, 창작·연습공간 등 건립 ▲관광·교통-청소년 유스호스텔 건립, 만남의 광장 조성, 자전거 도로 개설 ▲의료·보건-산재병원 설립 운영 ▲사회복지-실버타운 조성 등이다. 하지만 제대로 진척된 사업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여수시의회 전창곤 의원은 지역 초·중·고교 운동부나 문화예술 인재 육성 등 다양한 공헌사업이 있다며 시가 구체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사회공헌사업에 대한 컨트롤타워 부재를 아쉬워하는 지적도 나온다. 개별기업 차원에서 진행되는 공헌활동을 종합적으로 관리, 집행해 도움이 필요한 부문에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등 기업 사회공헌활동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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