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관 잦은 이동으로 업무 연속성·전문성·책임감 결여 우려
5개월 일하고 전보…여수시 뚝하면 발령
문화예술과장 5개월, 지역경제과장 6개월만에 교체
애꿎은 시민들에게 혼란과 불편을 전가시킬 우려
여수시가 최근 단행한 올해 첫 승진·전보 인사에 대해 공직사회 안팎에서 원칙이 무너진 특혜성 인사였다는 뒷말이 무성한 가운데 시정의 살림꾼인 사무관(5급)의 잦은 보직 변경으로 업무의 지속성과 효율성 저하, 책임성 결여로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2014년 7월 민선6기 출범 이후 여수시가 단행한 인사 발령에 따르면 발령지에서 겨우 5개월, 또는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전보된 과장, 읍·면·동장이 수두룩했다.
먼저, 전문성이 요구되는 지역경제과와 문화예술과는 지난해 7·8월과 올해 1월 인사에서 과장이 2번 교체됐다. 문화예술과장은 5개월 만에, 지역경제과장은 6개월 만에 전보됐다. 특히 이 부서들은 민선6기 2년6개월 동안 각각 4명이 교체됐다. 재임 기간도 길어야 1년에 불과했다.
2014년 8월 바뀐 교육지원과장은 이듬해 2월 교체돼 역시 6개월을 넘기지 못했다. 후임 과장도 11개월 만에 교체됐다. 사전에 지역 내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사립외고 설립 추진을 강행해 큰 파장을 일으킨 주철현 여수시장의 교육 정책에 대한 기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사립외고 설립은 결국 초등학생 시위라는 초유의 사태만 남기고 답보상태에 빠져 있다. 또한 그동안 행복교육지원센터 설립을 주도적으로 준비해 왔고 개소를 얼마 남겨 두지 않은 시점에서 1년 만에 과장이 교체된 것을 두고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중부민원출장소장은 올해 인사로 5개월 만에 교체됐으며, 섬자원개발과장과 도시재생과장의 경우도 2014년 8월 보직을 맡았지만 2015년 2월 교체돼 6개월을 채 넘기지 못했다. 360여개의 섬과 원도심 재생 정책은 지속가능한 여수 관광의 자원 측면에서 이들 부서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잦은 자리 이동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보다 업무를 파악할 만하면 자리가 바뀌어 전문성을 키우기 어렵고, 업무 연속성과 정책 일관성, 책임감이 떨어져 주요 시정의 업무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수시로 자리가 바뀌니 당장 성과를 낼 수 있는 단기 과제에 집중함에 따라 무리한 정책을 남발하는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특히 잦은 이동은 현장과 행정의 공백을 발생시켜 애꿎은 시민들에게 혼란과 불편을 전가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수시의회 한 의원은 “잦은 전보 인사는 보복성이나 길들이기로 보일 수 있으며, 잘못된 정책에 자기 의견을 내는 공무원이 줄어들고 무사안일주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중장기적인 정책이나 전문성이 요구되는 간부들의 인사 단행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문화예술과장의 잦은 교체는 그렇지 않아도 여수시가 전반적으로 문화예술 정책이 뒤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 상황에서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많다. 이는 결국 ‘적임자’인지에 대한 인사 검증 시스템이 부실하다는 말도 된다. 문화예술 단체는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문화예술 단체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문화예술과장이 자주 바뀌어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불만이 높은 상황인데 이번에 또 교체됐다. 이는 주철현 시장의 문화예술 정책에 대한 인식의 단면을 드러낸 것이다”고 비판했다.
또, 여수시의 농업 정책 계획을 책임지는 농업정책과장 자리가 행정직이 거쳐 가는 자리가 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함께 전문성이나 장기 근무가 필요한 일부 팀장(6급)이나 주무관(7급)의 빈번한 전보 인사도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회적경제기업들은 지역경제과 사회적경제팀의 잦은 인사에 대해 근시안적 인사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인사에서 팀장은 5개월 만에 교체됐다. 사회적경제기업의 한 대표는 “현재 인원으로 사회적경제기업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실정인데 업무를 파악할 만하면 팀장이나 담당자가 바뀐다. 여수시가 사회적경제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고 비판했다. 주철현 시장은 2018년까지 사회적경제기업을 150개까지 육성·확대해 1200명의 고용을 창출하겠다고 공약했다.
주철현 시장은 지난 4일 여수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공무원의 전문성 강화에 역행하는 인사 패턴이 반복된다는 언론인의 지적에 대해 “내부적으로 2년 순환보직 원칙과 적재적소 배치 및 다양한 업무경험을 바탕으로 역량 강화 측면이 있다”는 답변으로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다. 주 시장은 “관광을 중시하는 만큼 연초 인사에서 관광 관련 보직자의 전문성과 업무 연속성에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순환근무의 폐해를 막기 위해 마련된 전문직제 도입을 적극 활용할 필요도 있다는 지적이다. 순환보직제는 공무원들이 한 자리에 오래 있으면 부정·부패에 연루될 수 있고, 업무 처리 방식도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는 이유로 도입된 제도다. 하지만 사회가 다원화되면서 잦은 보직 변경은 오히려 공무원 개개인의 전문성을 약화시키고, 결국은 공직사회 전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또한 공무원이 특정 직위에 재직하는 동안 단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과제를 선호하게 되고, 복잡한 문제의 경우 다음 인사까지 미룬다는 문제도 있었다. 전문직제는 공직사회 내에서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것으로, 전문직제 공무원으로 지정되면 재직동안 한 분야의 업무만을 계속 수행하게 된다.
시전동장 1년 새 3번이나 바뀌어 ‘파리목숨’
“동장 이름 외우기도 전에 가버려” 비꼬기도
재임 기간이 수개월에 불과하거나 1년을 채우지 못한 읍면동장도 많았다. 사실 임기 1년이면 업무를 익히기도 전에 짐을 싸 떠나는 꼴로 주민들도 불만을 터뜨리는 상황이다.
1년 새 동장이 3번이나 바뀐 시전동은 동장의 재임 기간이 5·6개월에 불과했다. 미평·여서·문수·월호·남면·주삼·중앙동 등은 민선6기 2년6개월 동안 동장이 4번이나 바뀌어 근무 기간이 평균 7.5개월에 불과했다. 둔덕·광림·국동장 등도 6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교체되기도 했다.
읍면동은 주민들이 시의 정책을 대면하게 되는 최접점으로 주민 행정체감과 직결된다. 읍면동의 역할에 따라 정책의 체감도와 만족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뜻이다. 때문에 읍면동장은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해당 지역을 잘 알아야 한다. 그래서 해당 지역 출신들을 읍면동장에 기용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읍면동장의 지역에 대한 이해와 주민들과의 교류는 행정서비스 만족도를 좌우하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행정 최일선의 책임자를 소리소문 없이 바꿔 재임기간이 수개월 남짓하거나 1년도 안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5개월 만에 떠날 읍면동장이 얼마나 의욕적으로 해당 지역을 위해 일할지 의문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 주민자치위원은 “이는 지역 주민들을 배려하지 않은 처사라며 동장 이름을 외우기도 전에 가버리는 꼴이다”고 비꼬았다. 동사무소의 한 공무원도 “동장이 자주 바뀌다 보니 주민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사실이다”고 전했다.
따라서 읍면동장만큼은 행정편의가 아닌 수요자인 지역주민을 배려한 인사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직 안팎에선 “재선 대비용 인사” 시각 많아
재선을 위해 공조직을 이용한 것이란 지적도
공직사회 안팎에서는 올해 첫 인사가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사전포석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규모가 큰 읍면동장 자리에는 측근들을 전면 배치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지방선거 대비용 인사’라는 시각이 많다.
주 시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소통을 내세워 재선을 지나치게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현직 선출직 시장이 당초에 품었던 여러 비전이나 시민들께 약속한 사항을 이행하고 재선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주 시장은 “상시업무를 열심히 하는 것도 재선을 위한 것”이라며 “재선이란 말이 좀 어감이 이상하지만 시민들에게 믿음을 주고 시민들로부터 선택을 받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 시장은 “일련의 행정작용에 따른 부수 효과로 재선이 되면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것”이라며 이 같은 재선 움직임은 “권장하고 칭찬할 사항이지 지적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자신의 재선을 위해 공조직을 이용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시는 이번 인사 예고를 통해 승진 인사 기준에 대해 승진후보자명부 순위, 업무추진 능력, 시정 기여도, 직급 경력, 연공서열, 퇴직 연령, 직렬간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전보의 경우 해당직위 직무요건과 업무추진 능력, 부서장 추천, 시정 기여도, 공·사간 여론 등을 고려해 적재적소에 배치한다고 했다.
한편 여수시가 단행한 올해 첫 승진·전보 인사에 대해 직원들은 공무원노조 내부 자유게시판을 통해 “여수시에서 승진·영전하려면 차라리 음주운전 하라”고 비꼬거나 “열심히 일했던 직원들이 승진에서 배제됐다”, “정치판 같다, 이게 소통인가, 실망이 크다”, “하위직도 생각하고 형평성 있게 해 달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이와 함께 비위를 저지른 공무원까지 간부 승진자에 포함돼 인사검증시스템이 부실했단 지적도 받았다. 특히 뚜렷한 업무실적이나 내세울 공적이 없고 경력이 비교적 짧은 6급 직원의 사무관 승진을 놓고 뒷말이 무성한 가운데 그 여파가 여전하다.
화려한 스펙에 기대를 걸고 당선되고 나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재미에 빠진다.
지역의 문화와 정서를 간만에 돌아온 화려한 귀향자의 입장에서 해석하니
안하무인이 되는 것이다.
번지르르한 소통은 일방통행이고 참모들의 의견은 졸라 기분나쁘게 해석한다.
그래서 바른 말을 하면 안되는 것이다.
자신의 머리만 믿고 화려한 스펜이 뒷받침이 되니 고뇌에 찬 정치철학은 오리무중이다.
부끄로운 줄 모르는 것이다. 팀워크가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하니 조직운영을 요모양으로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