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고교 졸업식장서 심폐소생술로 70대 살려
2010년 이후 초등학생·시 공무원 등 3명 구조

아들의 고등학교 졸업식장을 찾았다가 차가운 겨울 날씨에 갑자기 쓰러져 호흡을 못하던 70대를 심폐소생술로 구한 여수시 여성 의원이 감동을 주고 있다.

특히 이 시의원은 수년전 초등학생과 여수시 공무원도 심폐소생술로 소생시킨 적이 있어 화제다.

여수시의회 박성미 의원(47·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9일 아들의 졸업식이 열린 여수 한영고등학교를 가족과 함께 찾았다가 오전 10시 45분께 이모(77)씨를 심폐소생술로 소생시켰다.

당시 졸업식이 열린 체육관 뒷자리에 서 있던 박 의원은 꽃을 사러 나갔던 언니의 “할아버지가 쓰러졌다”는 외침을 듣고 밖으로 뛰어 나갔으며 모여든 사람들을 헤치고 이씨의 가슴에 올라 폐부 압박과 함께 인공호흡을 실시했다.

가슴 부위를 세차게 30여 차례 압박 한 뒤 인공호흡을 3~4차례 시도 했을 때도 이씨가 미동도 하지 않아 주변은 안타까운 탄식이 흘렀다.

하지만 박 의원의 계속된 움직임과 호흡은 이씨에게 전해졌고, 의식 없이 숨을 쉬지 못하던 이씨는 이내 긴 숨을 토하면서 되살아났다.

때마침 이씨의 손녀가 신고한 119구급차량이 현장에 도착했으며 이씨가 인근 병원으로 향하고서야 주변 사람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 9일 오전 아들의 고등학교 졸업식장을 찾은 여수시의회 박성미 의원(47·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이 차가운 겨울 날씨에 갑자기 쓰러져 호흡을 하지 못하던 이모(77))씨를 심폐소생술로 구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역아동센터장 출신의 박 의원은 2014년과 2010년에도 여수시 공무원과 아동센터 초등학생을 심폐소생술로 살린 적이 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박 의원이 심폐소생술을 시작해 소생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히 긴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가 쓰러지자 인근에 있던 경찰이 심폐소생술을 시도 했으나, 몇 초가량 지켜 본 박 의원은 자신이 경험을 얘기 하며 직접 나섰고, 중간에 힘이 빠지면서 수초동안 역할을 바꾸기도 했다.

이씨는 평소 협심증이 있어 아침에 약을 복용하고 손자 졸업식을 보러 왔다가 이 같은 사고를 당했다. 이 씨의 손자와 박 의원의 아들은 같은 반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아동센터장 출신인 박 의원이 심폐소생술로 소중한 생명을 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박 의원은 2014년 12월 18일 여수시 돌산읍 우두출장소 신청사 개소식 때 갑자기 쓰러진 부읍장 이모(58) 씨를 심폐소생술로 구했다. 또 2010년 8월 돌산지역아동센터에서 여수산단 공장으로 견학을 다녀오던 초등학교 4학년 오모(당시 11살) 군이 차 안에서 입술이 파랗게 변하고 숨이 멈춘 상태로 쓰러졌을 때 박 의원이 심폐소생술로 살려낸 적이 있다. 박 의원은 지난해 소방의 날을 맞아 의정활동과 인명 구조 등 노력이 인정돼 여수소방서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박 의원은 “세상을 살면서 다른 사람을 구할 기회가 한번 찾아오기도 어려울 텐데 3번이나 심폐소생술로 사람을 구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척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아동센터 일을 하면서 심폐소생술을 책과 영상으로 보고 배우며 실습했다”며 “심폐소생술(CPR)은 상황 발생 후 4분 내에 시행돼야 하는 골든타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이 상황을 지켜본 한 목격자는 “심장정지 환자는 골든타임이 가장 중요하다고 들었는데 이날 현장에서 누구 하나 즉시 나서서 심폐소생술을 하지 못했다”며 “심폐소생술 방법을 익히도록 해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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