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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외국인보호소 화재 참사 10년…“현재도 인간 사냥하듯 단속”시민단체 10주기 추모식 “외국인보호소 화재 참사 교훈 잊지 말아야”
마재일 기자  |  killout13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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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12  20:3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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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외국인보호소 화재 참사 10주기를 맞아 추모식이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앞 길거리에서 열리고 있다.

2007년 2월 11일 오전 3시 55분께 여수시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외국인보호소 3층 보호실에서 불이 나 구금돼 있던 외국인 55명 가운데 10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치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상황은 CCTV영상에 그대로 녹화됐다. 화재 당시 근무자는 직원 4명, 용역경비원 5명 등 총 9명이었다. 근무일지에는 감시실에 직원이 근무하게 돼 있으나 용역경비 2명만 근무했다.

화재가 발생하자 보호 외국인들이 일어나 소리를 지르고 쇠창살을 두드리는데도 10분 가까이 직원 누구도 나타나지 않았다. 연기가 보호실 복도까지 차올라서야 용역경비들이 소화기를 들고 나타났으나 이미 불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뒤였다. CCTV를 감시하고 있어야할 직원들은 숙직실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연기와 불길에 휩싸인 상황에서 이중 잠금장치를 여는 데 시간을 허비한 것이 피해를 더 키웠다. 보호 외국인들의 도주를 우려해 보호실 철장을 한꺼번에 열지 않고 보호실 한 곳씩 열어 외국인들을 다른 곳으로 옮긴 후 다시 돌아와 다음 보호실을 여는 식이었다. 그러다보니 화재가 발생한 3층 301호 보호외국인들만 대피시켰고 나머지 5개 보호실은 소방관들이 출동하고 나서야 문이 열렸다. 그나마 피해가 더 이상 커지지 않았던 것은 물에 적신 수건을 코와 입을 막은 보호외국인들의 침착한 대응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레탄 매트리스가 타면서 발생한 유독가스에 10명이 질식해 숨졌고 생존자들도 유독가스를 흡입,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화재 당시 현장에 스프링클러는 아예 없었고, 화재경보기 등 그나마 시설되어 있던 소방시설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 화재 참사 피해자 가운데 최장기 보호 외국인의 보호 기간은 1년 3개월로 대부분 임금체불이 원인이었다. 일부 피해자는 수갑을 채운 채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정신과 진료도 없이 강제 출국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는 출국 과정에서도 권리구제 절차를 충분히 안내 하지 않았다. 더욱이 부상자들은 후유증 치료 과정에서 국가로부터 제대로 된 지원과 보상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참사와 관련해 하위직 공무원들과 경비 등은 처벌을 받았지만 지휘 책임자들의 처벌은 이뤄지지 않았다.

   
▲ 시민단체 화재 참사 10주기 기자회견. 추모객들은 강제추방 반대와 폭력단속을 규탄했다.

화재 예방 시설 개선…보호 외국인 인권 문제는 ‘여전’

사고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난 현재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는 시설과 재난 대응 면에서 당시보다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유독가스로 대형 인명피해를 냈던 보호실 실내바닥의 우레탄을 불연내화재로 교체했다. 또 화재 당시 초기 진화 실패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던 스프링클러를 보호동 전체에 설치했다.

이와 함께 소화기, 소화전, 방독면 등을 추가하고, 열 감지기 177개를 비롯한 화재감지기 224개를 설치했다. 이 밖에도 보호실 환기 배출구 설치, 보호실 내부 감시실 비상열쇠함 설치, 보호 외국인 전용 야외 운동장 설치, 보호실 자동제어 출입문 설치, 대피 유도등 설치 등도 개선했다.

특히 화재를 비롯해 도주사고, 집단 난동, 응급환자 발생, 전염병 환자 발생, 지진 등 유형별로 대응 매뉴얼을 수립해 재난에 대비하고 있다.

   
▲ 지난 10일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외국인보호소 화재 참사 10주기를 맞아 추모식이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앞 길거리에서 열리고 있다.

하지만 보호소 운영 측면에서는 여전히 10년 전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시민단체의 평가다. 10년 전 화재 당시 국민은 외국인보호소가 감옥과 거의 다르지 않게 지어졌고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보호 외국인들은 형사 범죄자가 아닌데도 철창으로 차단된 좁은 방에서 10명 이상 함께 지내며 공중전화와 면회 외에는 외부와 연락도 할 수 없는 등 교도소에 수감된 재소자와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짧은 기간 안에 출국하는 것이 아니라 몇 달 또는 몇 년 동안 장기간 보호소에 구금돼 있었다. 그 원인은 대부분 임금체불이나 미지급된 임대보증금, 채권채무 관계 등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한 것들이었다.

그런데 10년이 흐른 지금도 이 같은 외국인보호소 운영 실정이나 외국인 인권 개선은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이 시민단체의 판단이다.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지난 10일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앞에서 ‘여수 외국인보호소 화재 참사 10주기 추모식’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사회는 10년 전 화재 참사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우리는 이주민들의 인권이 보장되는 한국사회를 위해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10년 전인 2007년 2월 11일, 화재가 발생한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외국인보호소 304호실 당시 화재 현장에서 추모객들이 여수출입국관리소 직원들과 묵념을 하고 있다.

이들은 “여수 참사를 계기로 보호 외국인들은 교도소에 수감된 재소자와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하고 있음이 밝혀졌다”며 “단속과 추방으로 일관해온 한국의 미등록 이주민 정책과 고용허가제 안착을 위한 이주민 단속활동 등의 연장선에서 비극적인 여수 참사가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도 전국 각지에서 미등록 이주민을 인간 사냥하듯 단속하는 야만적인 폭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미등록 이주민은 범죄자가 아니므로 단속과 추방을 중단하고 모든 미등록 이주민을 합법화해야 하며, 특히 보호소의 무기한 구금을 허용하는 출입국관리법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외국인 혐오와 인종차별을 조장하는 출입국 외국인 정책 전면 수정, ‘보호’ 없는 외국인보호소 당장 폐쇄, 미등록 이주민 양산하는 외국인력 도입제도 개선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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