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참여연대 성명, 무분별한 숙박시설로 자연파괴·경관 훼손

여수지역 시민단체가 관광 활성화에 따른 지역 난개발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여수시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여수참여연대는 지난 17일 성명을 통해 여수시 돌산에 최근 숙박시설 등이 무분별하게 들어서면서 자연환경이 파괴되고 경관이 훼손되고 있다며 지금부터라도 난개발을 막을 장기적인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수참여연대에 따르면 여수가 해양관광도시로 각광 받고 있지만 관광시설의 과잉공급과 무분별한 개발행위로 인한 부작용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 여수시 돌산에 펜션을 짓기 위해 터 닦기를 하고 있다.

이 단체는 “여수를 찾은 관광객들이 진정으로 경험하고 싶은 매력은 무분별한 개발행위로 인한 하드웨어가 아니다”며 “전통과 문화를 잘 지켜낸 여수, 굴절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연환경을 지닌 여수’에 더 큰 호기심과 매력을 느낀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 여수가 해양관광 목적지로 급부상하면서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외지 관광투자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으며, 불행하게도 지금 여수의 자연환경이 무분별한 개발행위로 인해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미래에셋이 최근 돌산 인근 경도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해 아시아 최고 수준의 복합리조트를 건설하겠다는 사업계획을 발표한 이후 경도와 돌산도를 잇는 연륙교 건립 사업 등의 호재가 작용하면서 돌산에 대한 투자 열기가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돌산 지역이 무분별한 개발행위로 자연과 환경이 파괴되면서 경관이 우수한 지구에는 어김없이 숙박시설을 짓기 위해 터닦기 등 공사가 진행 중이거나 오래전 터닦기만 해놓고 숙박시설을 짓지 않아 산림만 훼손한 곳과 중단된 공사로 방치된 숙박시설도 있다.

▲ 여수시 돌산. 미래에셋이 최근 1조원 이상을 투자해 아시아 최고 수준의 복합리조트를 건설하겠다고 한 경도가 보인다.

이에 대해 여수참여연대는 “개발로 인한 사태의 심각성이 예사롭지 않다”며 “여수시는 지금부터라도 과잉관광(overtourism)에 대해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외지 투자자와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땅값과 물가 상승으로 인해 주민들이 다른 지역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여수시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여수참여연대는 또 “여수시가 개발과 보존의 원칙과 철학을 가지고 돌산지역의 전통을 지키고, 지역민들과 소상인들이 고향을 등지고 타 지역으로 떠나지 않아도 되는 정책을 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주의 한옥마을과 이탈리아 물의 도시 베니스가 과잉관광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못한 탓에 지역주민이 평생을 살아온 정든 마을 공동체를 떠나고 인구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는 교훈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며 “돌산지역 숙박시설의 과잉중복투자는 지가 상승과 물가상승은 물론, 지하수고갈과 쓰레기문제 등의 심각한 환경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돌산지역이 관광지화 되면서 지역 주민들이 그 피해를 보고 있다”며 “타 지역으로 내몰리지 않는 관광정책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향후 개발 예정인 투자지역에도 예외 없이 상생의 원칙을 공유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 여수시 돌산 산자락에 펜션이 들어설 부지.

여수참여연대는 “개발 문제에 적극적이고 적절한 대응책을 강구하지 못할 경우 여수의 관광경쟁력은 급속히 추락할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사회가 떠안을 수밖에 없는 엄중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여수시의 조속한 대책 수립을 거듭 촉구했다.

여수참여연대 임영찬 공동대표는 “인허가 과정에서 정확한 심사와 관리감독을 통해 자연환경과 조화로운 관광시설 도입, 공급과잉으로 인한 지역사회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임 공동대표는 “관광 공급자들도 눈에 보이는 수요만으로 투자를 할 것이 아니라 철저한 분석과 심사숙고한 뒤 투자를 할 것과 지속가능한 여수관광 발전에 함께 참여하는 책임 있는 투자활동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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