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부적격해 탈락…제2기 운영자 6명 공모
김양효 여수시의원, “평가 기준 등 문제 있다”

지난해 5월 개장 이후 공원 내 무분별한 음주와 흡연, 갓길 주차 등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급기야 시민단체로부터 국민권익위에 제소까지 당한 여수 낭만포차가 이번에는 1년도 안 돼 운영자 5명을 탈락시키면서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여수시는 지난달 28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브리핑을 열고 낭만포차 운영자 17명에 대한 심사를 통해 부적합한 5명을 탈락시키고 이날부터 오는 7일까지 제2기 운영자 6명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해 5월부터 운영한 포장마차 영업에 시민 모두 공평한 참여기회를 줘야 한다는 여론에 따라 운영자 교체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으며, 지난해 말부터 100인 시민위원회, 시의회 의장단, 낭만포차 운영자협의회 등을 통해 평가 기준 등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낭만포차 전체 17개 가운데 30%인 5개를 교체하고 여유 부지에 1개를 추가 선발하기로 했다. 사회적 약자 2명, 인근 단체(중앙동) 1명, 일반인 3명 등 6명이다. 시는 기존 운영자에 대해서 내부평가와 외부 위탁을 통한 평가, 면접 등 3단계 평가를 통해 5명을 선정해 탈락시켰으며, 2기 운영자 접수는 시 도시재생과에서 공고 마감일인 7일 하루만 받는다.

▲ 여수 낭만포차.

그러나 여수시의 탈락 운영자들에 대한 석연찮은 해명과 탈락한 일부 포차 운영자들이 시를 찾아가 하소연과 항의를 하는 등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에 탈락한 5명의 경우 다문화 가정과 차상위 계층이 포함됐다. 시는 “공무원의 낭만포차 위생 점검 등 현장 평가 40점과 여수지역사회연구소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한 달간 현장에서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가격·맛·친절도 평가 60점을 합산했다”고 설명했다.

낭만포차 운영위원들의 개별 면접 평가 등도 반영됐다. 시는 평가에서 휴업일수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하고 매출액 등 12가지를 지표화했다.

그러나 다문화 가정 등은 상대적으로 영업력에서 취약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단위 계약에서 탈락 위기에 내몰릴 가능성이 높은 편이며 실제로 탈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실제로 이번에 새로 선정하게 될 운영자 대상에는 사회적 약자 2명 등이 포함돼 있어 이 같은 문제가 재발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더구나 낭만포차를 평가하고 선정하는 평가위원과 선정위원에 3명(김성식·김희숙 여수시의원, 최미선 여수SNS서포터즈 총무)이 중복 참여해 이들의 영향력이 너무 비대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여수시는 취약계층의 이 같은 탈락 반복 우려와 평가 및 선정위원 중복에 대한 질문에 뚜렷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날 브리핑에서 김학섭 도시재생과장은 “고객 응대나 불친절 등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부족한 포차가 몇 곳 있었다. 탈락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시는 관광이라는 큰 틀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고, 여수만의 포차가 아닌 전 국민의 포차로 성숙됐기 때문에 서비스 향상 측면 등을 고려해 운영자를 새롭게 모집하게 됐다”며 석연찮은 해명만 내놨다.

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운영자들 대상으로 평가위원들 앞에서 지난 8개월 동안 내·외부 평가에 대한 해명기회를 제공하는 면접시간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인근 주민들과 시민이 시유지 등 공적자원을 활용해 포차가 영업하기 때문에 시민 모두에게 공평하게 참여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 여수 낭만포차.

앞서 여수시의회 김양효 의원도 지난달 20일 제174회 임시회에서 5분 자유 발언을 통해 평가 기준과 과정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5월 4일 체결한 낭만포차 운영 협약서에는 계약기간은 1년으로 하고 3회까지 연장 가능하며 최대 4년까지 할 수 있다. 재계약 여부는 매년 평가를 통해 결정하는데 관련부서의 1차 내부 평가와 외부기관 용역을 통한 2차 평가, 최종 3차 면접평가로 진행된다.

김 의원은 그러나 “당초 계약서상에는 세부적인 평가를 어떤 방법으로 하겠다는 내용이 없었으며, 현재의 평가 방법들은 포차 운영 이후 논의된 것이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1차 내부평가의 경우 1년 영업 중 지난해 5월 4일부터 12월 31일까지 8개월만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등 계약기간 1년에 대한 실질적인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포차별로 메뉴가 달라 매출액에 큰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 매출액을 평가기준에 포함한 것에 대해 포차 운영자들은 충분히 공감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특히 영세한 운영자들이 부담해 제작한 포차가 재선정 되지 않아 1년만 사용하고 폐기하는 것은 낭비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지금의 평가 기준으로는 내년에도 탈락자가 나올 수 있다”며 “운영기간을 최소한 2년으로 하고 재계약을 위한 평가도 세부적인 평가 기준을 제시해 2년이 되기 전 3개월 동안 평가를 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 의원은 끝으로 “탈락 위기의 운영자들은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데 여수시가 이들을 막다른 사지의 길로 내몰아선 안 된다”며 “합리적인 평가기준을 만들어 공정한 평가가 이뤄질 때까지 1년간 유예기간을 주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낭만포차는 8개월 동안 포장마차 1곳당 평균 9700여만 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총매출액이 16억6000여만 원으로 나타났다. 시는 현재 시비 8억을 들여 낭만포차를 캐노피로 덮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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