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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여수 ‘공룡화석·퇴적층’ 관리 부실인간의 탐욕이 부른 슬픈 자화상 ① 천연기념물인 공룡발자국 화석지가 관리 부실과 무분별한 탐방객들로 인해 망가지고 있다
마재일 기자  |  killout13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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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18  11:4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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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가 온통 개발 얘기로 판을 치면서 땅값이 오르고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박람회 개최 전후로 수년간 줄곧 그래왔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비교적 시골 땅을 새로 개발해 도시화 내지는 원도심을 관광자원화 하는 사업이 대부분이다. 그러는 과정에서 보호받아야 할 사람과 자연, 문화재 등은 소외받고 있다.

대규모 민간자본사업이나 공공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주민들은 협의의 대상이 아닌 일방적 통보의 대상으로 인식되면서 본인의 의지와는 다르게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기도 한다. 공생이 무시된 무차별적 개발로 인해 보존 가치가 높은 문화재는 방치되고 있고, 육지의 개발 방식을 답습하는 섬은 망가져 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인간의 탐욕이 할퀸 상처로 신음하는 곳이 늘 것이란 우려는 기우일까. 탐욕은 사전적인 의미로 ‘지나치게 탐하는 욕심’을 뜻한다. ‘지나치게’는 어떤 한도나 기준을 넘어선 상태를 말하는데 여기서는 인간, 자연, 문화재 등이 서로 공생하지 못한다는 의미로도 풀이할 수 있다.

특히 우리 도시가 주민들의 삶터이기보다는 관광의 목적지가 되면서 보다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이 최종 목적이 되어 버린 현실은 과연 ‘이 땅의 주인은 누구일까’라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본지는 인간의 탐욕으로 정체성을 잃어가는 우리 도시의 슬픈 자화상을 지속적으로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추도 공룡발자국 화석 훼손…보존 대책 시급
퇴적층에서 낙석 발생하지만 안전 시설 전무

   
▲2010년 촬영한 추도 공룡발자국 화석 모습. ⓒ 독자 제공
   
▲최근의 추도 공룡발자국 화석. 형태가 거의 사라졌다.

천연기념물 제434호인 여수시 화정면 낭도리 추도의 공룡발자국 화석지가 침식과 풍화작용, 무분별한 탐방 등으로 훼손이 심해지고 있다. 보존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이지만 여수시와 전남도 등의 행정당국은 사실상 손을 놓은 채 탐방객 유치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사도, 추도, 낭도, 목도, 적금도 등 낭도리 일대의 5개 섬 지역은 총 3546점의 공룡발자국이 발견된 화석지로, 사도 755점, 추도 1759점, 낭도 962점, 목도 50점, 적금도 20점이 면적 6만4364㎡에 분포돼 있다. 이곳은 2000년 1월 문화재 지정 구역으로 지정됐다.

아시아 지역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공룡화석지 중 가장 젊은 시대(약 7000만 년 전 중생대백악기 시대)에 살았던 흔적과 세계적으로도 가장 긴 조각류 공룡보행렬(84m 이상)로, 학술과 교육적 가치가 매우 큰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낭도리 일대 공룡발자국 화석지와 퇴적층은 2002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으며, 2003년 2월 천연기념물 제434호로 지정됐다. 추도·사도 마을의 돌담장은 등록문화재 제367호로 등록돼 관리를 받고 있다.

특히 공룡발자국 화석이 가장 많은 추도는 각종 식물화석과 목재화석(탄화목), 생흔화석 등과 함께 연흔·건열 등 다양한 퇴적구조가 발견돼 백악기 후기 공룡들의 생태나 서식 환경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지역이기도 하다.

   
▲추도의 탐방객들. ⓒ 마재일 기자

이렇듯 낭도, 사도, 추도 등 낭도 권역이 공룡의 섬으로 알려지고, 2015년 2월 전남도의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이후 마을 공동식당과 카페, 게스트하우스 등이 관광 편의시설이 조성되면서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특히 추도는 성수기에 주말이면 많게는 200여명, 평일에는 수십 명에서 100여명이 넘는 탐방객이 추도를 방문하고 있다.

하지만 침식과 풍화작용, 아무런 통제 없이 화석지를 밟고 다니는 탐방객 등에 의해 화석의 훼손이 진행되고 있지만 최소한의 보호대책도 없이 방치되고 있어 허술한 문화재 관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실제 7~8년 전에 촬영한 공룡발자국과 대비하면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마을 입구에 공룡화석지 등을 설명하는 안내표지판이 있을 뿐 정작 현장에는 공룡발자국 화석임을 알리고 주의를 요하는 안내 표지판이 없다보니 탐방객들은 그 위에서 아무렇지 않게 둘러앉아 싸온 음식을 먹거나 앉아서 쉬기도 하고 마구 밟고 지나 다니기 일쑤다.

특히 퇴적층 상층부가 오랜 풍화작용과 빗물에 침식돼 낙반 현상을 보이고 있어 탐방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지만 여수시는 대책 마련에 손을 놓고 있다. 실제로 탐방객이 지나다니는 길목에는 낙석이 발견된다. 정밀조사를 실시해 항구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에는 술에 취한 탐방객이 비탈길을 구르면서 아래에서 도시락을 먹는 탐방객들을 덮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해 2명이 업혀 나가기도 했다. 그런데도 위험을 알리는 안내 표지판이나 탐방로에 안전시설이 전무한 상황이다.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탐방로 체계화와 관광해설사 배치 등 탐방객 인식을 계도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 등의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퇴적층에서 발생한 낙석.  안전시설이 전무한 상황이다. ⓒ 마재일 기자
   
▲퇴적층에서 발생한 낙석. 안전시설이 전무한 상황이다. ⓒ 마재일 기자

낚시꾼들이 불을 피운 흔적도 발견된다. 바위틈에는 마구 버린 휴대용 가스버너와 쓰레기를 태운 흔적이 남아 있다. 관광객들이 마시고 버린 소주병과 해안가에는 밀려든 해안 쓰레기가 널려 있다. 마을 입구의 공룡화석지 안내판은 훼손되거나 탐방객이 젖은 옷을 말리는 빨래 건조대로 전락하기도 한다.

여수시는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으로 확보된 예산 중 2억5000만 원을 들여 일부 구간에 데크 계단과 전망대를 설치할 예정이다. 시는 섬이 문화재보호구역이다보니 개발에 제한을 받고 있다며 문화재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는 또 문화재예방관리센터 등에 접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현실적으로 공룡화석지 보존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그래서 훼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도 공룡박물관에 공룡 화석을 복제·전시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현장 안내표지판 설치 등 공룡발자국 보존과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대책 마련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허민 전남대학교 한국공룡연구센터장(지구환경과학부 교수)은 “공룡화석의 원형 훼손은 파도 등으로 인한 자연적인 풍화작용의 영향이 가장 크다”며 “해안가의 화석지를 인위적으로 보존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그러나 “공룡화석지와 퇴적층의 중요성과 보존의 필요성을 알리는 프로그램 마련 등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돼 있는 만큼 전 세계인에게 알릴 수 있는 체계적인 홍보와 중장기적인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수시는 지난 2007년 문화재 보호구역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사도-낭도 인도교 공사를 진행하다 중단해 수억 원을 낭비한 적이 있다. 문화재보호법상 문화재보호구역 반경 500m이내에서 공사를 할 경우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모르고 사업을 진행한 것이다.

   
▲추도  ⓒ 마재일 기자
   
▲추도의 쓰레기.  ⓒ 마재일 기자
   
▲정비되지 않은 탐방로가 위험해 보인다. ⓒ 마재일 기자 
 
   
▲추도의 퇴적층.  ⓒ 마재일 기자
   
▲추도에서 탐방객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마재일 기자
   
▲마을 입구 공룡화석지 안내표지판에 젖은 옷을 말리고 있는 모습.  ⓒ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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