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에 신문사에 귀한 손님이 찾아 왔다. 여수에 위치하고 있는 성당 신부님과 수녀님이었다.

신부님과 수녀님께서는 신문사에서 직원들과 잠시 환담을 나눈 뒤 “동부매일 발전기금으로 사용하세요”하면서 우리에게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그 안에는 259만 7천원의 소중한 돈이 담겨 있었다. 지역을 위해 애쓰는 신문이기에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면서 건네주는 그 돈은 우리에게 너무나 과분한 돈이었다. 차마 목이 메이는 돈이기도 했다.

성당의 신부님과 수녀님들, 그리고 많은 분들이 모아 주신 그 돈은 우리에게 더 큰 무게감으로 다가왔다. 더 많은 보답으로 시민들게 되돌려 드릴 것을 약속드린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이제 우리 신문은 우리의 것이 아니구나” 우리는 시민들에게 많은 감동을 드리지 못했는데 시민들은 우리에게 오히려 더 많은 감동을 안겨주신 것이다.
올 한 해도 한 눈 팔지 않고 지역의 파수꾼으로서 그 소임을 다할 것을 엄숙히 약속드리는 바이다.

이번 호부터 지면에 많은 변화를 주었다. 지면이 늘어나니 기사의 량이 늘어나고, 그래서 우리들은 더욱 더 바쁜 일주일을 보내게 될 것이다.
그래서 발행인인 나도 이번 호부터 기자로 본격 참여를 했다. 발행인이라고 책상머리에 앉아서 결제만 하는 역할이 아니라 기자들과 같이 직접 현장을 뛰기 위함이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닐 것이다. 그래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우리 지역의 주인공이 되게 할 것이다.
올해부터는 우리 신문에 가급적 밝은 이야기,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더 많이 다뤄볼 생각이다. 애초에 우리가 꿈꿔왔던 그런 신문을 만들기 위해서다.

올해로 동부매일은 창간 3년째로 접어들었다. 그동안 많은 분들의 걱정 어린 우려도 있었지만 그 와중에서도 동부매일은 질적, 양적으로 많은 성장을 이뤄왔던 것도 사실이다. 올해는 지역에서 확실히 자리매김하는 한해로 삼을 예정이다.

그렇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아직 미흡하고 서툴러서 차마 부끄러울 때도 많다. 그것은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앞으로 더 변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동안 갖추어진 토대를 기반으로 이제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한 번 독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려고 한다.

동부매일의 최종 소비자인 독자를 위한 신문, 시민을 위한 신문이 되어 시민들이 기대하는 기사가 실리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그래서 편집권을 독자 여러분께 드리려고 한다.
이것은 모든 결정을 독자의 입장에서 하겠다는 약속이기도 하다. 지금 동부매일의 기자들은 인력 면이나 모든 조건에서 힘들게 일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명감이 없으면 견뎌내기가 힘든 것도 사실이다. 중앙의 메이저 신문에 종사하는 이들과 비교를 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동부매일의 기자들이 갖고 있는 사명감은 여타 언론 매체들보다 더 강하다고 자부한다. 그것이 우리 신문의 힘이기도 하다. 올해도 착한 신문을 만들어 갈 것이다. 더 강한 신문을 만들어 갈 것이다.

이제 동부매일은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은 알 만한 사람이면 모두 다 아는 사실이 됐다. 또한 자본권력의 압박도 받지 않는다. 혹시 이런 압박들이 있다면 꼭 극복하겠다는 약속을 감히 드리는 바이다.
올해도 신문을 제작하는 일에 원칙이라는 잣대를 대도록 노력할 것이다. 원칙을 기본으로 한다면 모든 것이 흐트러지거나 흔들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곧 초심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약속을 하니 너무 많은 약속을 한 것은 아닌지 두렵기까지 하다. 그러나 반드시 해야 할 일이고 또 지켜야 할 것이기에 어긋남이 없도록 할 것이다.
신문은 기자들만으로는 절대 만들어 나갈 수 없다. 시민들과 독자 여러분의 애정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올해도 많은 질책과 더불어 성원과 격려를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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