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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는 막은 무인텔, 여수시는 난립 우려도심·전망 좋은 곳에 건립 확산
제주시 대응 사례 참고할 만
마재일 기자  |  killout13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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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15  15:3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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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텔, 엇갈리는 두 시선

여수시가 몇 년 새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숙박시설도 늘고 있는 가운데 무인텔이 상가 밀집지역과 전망 좋은 해안 등에 무분별하게 들어서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여수시 여문지구, 무선지구, 돌산 우두택지지구 등 도심과 전망이 좋은 해안에 무인텔이 어김없이 들어서 있다.

무인텔은 ‘무인영업 모텔’의 줄임말로 투숙객이 모텔 직원 혹은 다른 투숙객과 마주치지 않고 객실로 갈 수 있는 특별한 구조를 갖고 있다. 무인텔을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일명 ‘러브모텔’이라 불리기도 하는 무인텔은 떳떳하지 못한 이들의 불륜과 성매매 등으로 상징되며 쾌락과 일탈의 공간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강해 국민정서상 일반적 숙박시설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사생활 보호라는 강점과 서비스와 비용면에서도 괜찮다는 평가도 있다. 요즘은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해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공간이나 영화감상, 스터디 모임 등 다양한 목적의 장소로 변신하기도 한다. 이에 낮은 객실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이며, 더 이상 부정적인 편협한 시각에 갇혀선 안 된다는 시각도 있다.

   
▲ 거북선대교 인근의 무인텔.

하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에게 ‘대실’의 경우 목적이 관광객과 비즈니스고객의 여독을 풀기 위함보다는 러브모텔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 있다.

무인텔은 객실 요금을 숙박업소 종사자들이 손님으로부터 직접 받는 호텔·모텔과 달리 손님이 객실에 딸린 주차장에 주차하고 무인 수납기에 현금을 넣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관리 직원이 상주하는 곳도 있지만 무인으로 운영되다 보니 그에 따른 문제점도 적지 않다. 카드결제도 되지만 현금결제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탈세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자동화 시설이어서 무인텔은 남녀 청소년의 혼숙 장소로 공공연히 이용돼 이를 제재할 법적 근거가 마땅치 않아 그동안 감시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지난 13일 청소년 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오는 21일부터 무인텔은 청소년의 혼숙을 막을 수 있도록 신분증의 진위를 확인하는 설비 등을 갖춰야 한다. 또한 범죄를 저지른 강력범이 숨어들어도 신원확인이 어렵다는 점도 있다.

현행법상 무인텔 건립 막을 방법 한계
규제 없다보니 확산 속도 점점 빨라져

무인텔이 주요 관광지 인근이나 도심 상업지역에 들어서면서 기존 모텔과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생활환경과 자연경관 악화, 학생들이 이용할 경우 발생할 문제 등 공익 침해 등이 발생할 수 있지만 지역사회는 이에 대해 사실상 무감각한 상황에 빠져 있다.

그렇다고 현행법으로 무인텔 건립을 막을 뾰족한 방법이 없어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법적으로 불허할 근거가 없어 행정에서는 건축 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례나 내부지침을 정하더라도 상위법령인 법률에 저촉되고 사유재산권 침해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법적으로 무인텔이 건립되는 데 문제가 없어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법적으로 무인텔 건립을 규제할 수 없다보니 확산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는 점이다.

국내에 무인텔이 들어선 것은 2000년께부터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 성행 중인 무인텔이 이 무렵부터 국내에 들어오기 시작해 전체 3만여 개 숙박업소의 3% 정도를 차지한다. 전국의 무인텔 중 상당수는 인적이 한산하거나 경관이 좋은 농촌지역에 자리 잡아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여수의 경우 전망 좋은 해안가나 도심 상가 등에 속속 들어서고 있다.

   
▲ 거북선대교 인근의 무인텔. 조명이 현란해 경관을 해치고 불편을 초래한다는 지적에 따라 조명 밝기를 낮췄다. (독자 제공)

제주시, 관련 행정소송서 잇따라 승소
법원 “재산권 행사보다 공공이익 우선”
공익성 고려한 경관 보호 지속 추진

무인텔이 속속 들어서도 법률상 허가할 수밖에 없다는 여수시의 입장과 달리 제주시는 공익을 우선시한 결정을 하고 법적 공방에서도 승소했다. 법원은 명목상 법률 해석보다 공익에 우선하는 판단을 지자체가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는 무인텔로 인해 한바탕 홍역을 치른 제주시는 주민들의 공공복리를 지키기 위해 법적 허가사항임에도 무인텔 입주를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제주시는 주요 도로변 경관을 해치고 지역주민 정서에 반하는 무분별한 무인텔 건축행위를 제한하기 위해 2014년 10월부터 ‘무인텔 건축허가 제한지침’을 마련해 운용하고 있다.

이 지침에 따르면 제주시가 정하는 특정지역에는 공공복리를 해치거나 자연경관을 훼손하는 무인텔은 입주할 수 없다. 제주시의 결정에 대해 무인텔 허가를 요구한 사업자는 상위법을 근거로 ‘무인텔 건축불허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상위법에 따라 요건에 맞으면 지자체가 허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표면상으로 제주시의 판단은 상위법 위반소지가 있지만 사법기관은 제주시의 결정이 법리에 맞다고 판단했다. 제주시는 2015년과 2016년 2회에 걸친 무인텔 사업자와 소송에서 모두 승소 확정판결을 받아냈다. 업자 측이 지난 2월 무인텔 건축허가 불허 처분에 대한 행정소송과 관련해 항소를 취하하면서 최종 승소했다. 이에 따라 제주시는 무분별하게 들어서는 무인텔 건축행위를 억제할 수 있게 됐다.

제주시가 승소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법률상 위반소지가 있더라도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행정청이 제한하는 것은 타당하다는 점이었다.

   
▲ 도심 상가에 들어선 무인텔.

제주지법은 자연경관과 미관 보호라는 공익이 건축불허로 입게 되는 재산권 행사 제한이라는 불이익보다 크다는 이유를 강조했다. 재판부는 1심 판결에서 주요 도로변 자연 경관 및 미관 보호라는 공익을 고려한 무인텔 불허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위법으로 보기 어렵다며 제주시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앞서 2015년 8월 진행된 평화로변 무인텔 불허 처분 소송에서도 제주시가 승소하면서 경관 보호를 위한 무인텔 건축허가 제한 지침의 정당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2016년 9월 27일 제주지방법원(부장판사 변민선) 판결문을 보면 ‘(무인텔) 허가여부는 어디까지나 제주시의 재량에 속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행정청의 의사는 존중돼야 한다. (중략) 재산권의 행사라는 사익보다 도로변 자연경관 보호라는 공익이 우선돼야 한다. 제주시가 달성하려는 주요 도로변 자연경관과 미관의 보호라는 공익이 원고(사업자)들이 입게 되는 재산권 행사의 불이익보다 작다고 할 수 없고 각 처분이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무인텔 건축을 허가해도 법적 하자는 없지만 주민들의 불편은 물론 자연경관 훼손, 도시계획 차질 등 여러 문제가 생겨 주민의 여론을 적극 수렴해 기준을 마련했다”며 “단체장이 의지를 가지면 충분히 무인텔 난립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시의 ‘무인텔 건축허가 제한지침’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제주시 중산간지 주요 도로변의 무인텔 건립에 대해 2012년부터 지역주민들의 격렬한 반대가 단초가 됐다. 제주도는 무인텔 신축을 제도적으로 제한하기 위해 계획관리지역 내 모든 숙박시설을 규제하는 내용의 도시계획 조례개정에 나섰지만 도 의회에서 부결돼 무산됐다.

제주시는 자체적으로 무인텔 규제 지침을 마련하고 2014년 12월 제주시 애월읍 평화로 무인텔 신축에 대해 처음으로 불허 결정을 내렸다. 시의 방침에 불복해 건축업자 등이 도시계획 조례 개정으로 진입도로 기준이 완화됐고, 이미 인근에 무인텔이 들어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제주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이 공익적 측면을 강조하며 시의 무인텔 건축규제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잇달아 내놓은 것이다. 이에 여수시도 보다 적극적으로 무인텔 입주를 막기 위한 조례 개정이든, 지침을 마련하든 더 이상 무인모텔이 무분별하게 입주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여수지역 무인텔 홈페이지. 성 행위를 연상시키는 다소 낯 뜨거운 장면도 게재돼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란한 불빛, 유흥 향락문화 연상” 부정적
일부 무인텔, 현금 결제↓ 카드 결제↑ ‘불법’
홈페이지에는 낯 뜨거운 장면도…관리 필요

주민들은 우려를 나타냈다. 여수시 문수동의 한 주민은 “무인텔이 들어서면 아무래도 밤에 현란하게 불빛이 비쳐 유흥 향락문화가 연상된다”고 말했다. 지역의 일부 무인텔은 건물에 화려한 조명을 설치해 눈이 부실 정도여서 빛 공해 주범이 되고 있다.

실제로 거북선대교 인근 무인텔의 경우 현란한 조명 때문에 민원이 제기 되기도 했다. 김모씨는 “동네에 러브호텔이 생겨 불편함이 많은데 건물의 화려한 조명 때문에 눈이 아프고, 경관도 해친다”고 지적했다. 해당 무인텔은 조명의 밝기를 절반 수준으로 낮췄지만 여전히 비슷한 지적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여수 지역에서 운영 중인 무인텔의 정확한 집계는 없다. 포털사이트에서 ‘여수 무인텔’을 검색하면 20여 곳 정도가 나온다. 일부 무인텔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다. 거의 대부분 대실을 운영하고 있다. 대실은 객실 비용을 적게 내고 방을 잠시 빌려 쓰는 형태를 말한다. 대실 자체는 불법은 아니지만 불륜 커플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기도 하다. 숙박업체 수익의 관건은 숙박보다는 대실서비스가 좌우한다는 얘기도 있다.

여수지역 A무인텔의 대실요금은 일반실 현금 2만원/카드 2만5000원, 특실 현금 2만5000원/카드 3만원, VIP실 현금 3만원/카드 3만5000원으로 명시돼 있다. 하지만 현행법상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현금결제를 유도해 할인해 주는 행위, 카드 결제시 불리하게 대우할 경우 등 행위는 엄연한 불법행위이다. 탈세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부 무인텔 홈페이지에는 성 행위를 연상시키는 다소 낯 뜨거운 장면도 게재돼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여수지역 무인텔 홈페이지에 명시된 대실 가격. 현행법상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현금결제를 유도해 할인해 주는 행위, 카드 결제시 불리하게 대우할 경우 등 행위는 엄연한 불법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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