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세계박람회 개최가 확정된 지 2년이 넘었다. 그 사이에 지역에서는 “불요불급한 사업을 줄이고, 교통마비가 예상되는 시내 간선도로망 확장사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도 사실이다.

현재 버스터미널에서 박람회장까지 2.8㎞ 차로는 오르막은 2차로, 내리막은 1차로로 신항에서 행사가 있는 날이면 이곳은 상습적으로 정체를 빚고 있는 길이다.

또한 여수고, 여수중, 충덕중, 중앙여중, 중앙여고 등 각급학교가 밀집되어 있어, 학생들의 등·하교 시간이면 평상시에도 도로정체가 심한 지역이기도 하다.
그래서 세계박람회 개최가 확정된 이후 가장 시급한 도로사업 중 하나가 바로 이곳 도로의 확장사업이었다.

이 도로는 이미 설계까지 끝난 상태로 사업예산만 배정되면 언제든지 공사를 시작할 수 있는 여건도 갖춰져 있는 도로이기도 하다.
여수시는 지역 내에서 이러한 문제점이 제기될 때마다 “중앙정부에 예산배정을 요청해 놓고 있다”는 점을 줄기차게 강조해 왔다.

그러나 최근 중앙정부로부터 박람회 연계도로망 사업은 “지방도로인 만큼 여수시 예산으로 하라”는 최후통첩(?)을 받은 모양이다.
그래서 오현섭 시장은 올초에 부랴부랴 지방채를 발행해서 연계도로망을 확장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빚을 내서 도로를 확장하겠다는 오 시장의 발표는 썩 유쾌한 발표가 아니다.

그동안 여수시는 약 500억원의 이순신광장 조성사업, 약 92억원의 웅천생태터널 조성사업, 약 400억원의 야간경관 조명사업, 84억원이냐 255억원이냐의 논란을 빚고 있는 웅천인공해수욕장 조성사업, 약 150억원의 여문지구 문화의 거리 조성사업 등 약 1천억원에 이르는 납득하기 어려운 사업은 잘도 진행하면서 정작 필요한 박람회 연계도로망은 지방채를 발행해 공사를 하겠다는데 동의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이 순수하지 못하다는 뜻이다. 올해만 해도 여수시는 민간단체 운영비와 민간단체행사비지원 등의 예산으로 약 570억원을 사용하겠다고 했다. 이러한 예산들 조금씩만 줄이면 빚을 내지 않고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사업을 수백억원이 될지, 수천억원이 될지 모를 빚을 내서 사업을 하겠다는 발상에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22조가 넘게 들어간다는 4대강 사업과 22조 5천억원이 들어간다는 세종시 사업에 국가예산의 상당부분을 사용하고, 정작 국가대사인 여수세계박람회를 위한 연계도로망 지원사업에는 국고를 지원해 줄 수 없다는 정부의 처사에 대해서도 시민들은 배신감을 감추기 어렵다.

그리고 이 지경에 이르도록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한 여수시와 오현섭 시장의 무능에 대해서도 무거운 마음으로 질타를 가하지 않을 수 없다.
박람회가 확정된 이후 2년여가 넘도록 우리는 과연 어떤 준비들을 했는가? 각종 민간단체들을 만들어서 자원봉사자들을 교육시킨 것 외에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 왔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선거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현직 시장인 오현섭 시장에 대해 이렇게 무거운 질타를 할 수밖에 없는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30만 여수시민과 앞으로 50년, 100년 앞의 도시 미래를 생각할 때, 임기 중의 공과는 분명 따져야 할 필요는 있다.

왜냐하면 한 도시를 이끄는 지도자의 책임이 그만큼 막중하기 때문이다. 혹시 오 시장께서 이 글에 반박을 하고 싶다면 지면을 할애 해 그 기회를 드리고 싶다.

오 시장께서도 이 부분에 대해 할 말이 많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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