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산단 녹지 66만㎡에 2조6000억 들여 공장조성
건설 공사시 지역 업체 배제·계열 건설사 투입 조짐
시, 지역 업체 70%이상·지역민 우선 고용 등 요청

▲ 벌목을 한 해당 녹지. ⓒ 마재일 기자

여수국가산단 내 녹지 66만㎡를 공장 용지로 전환하는 공사에 2조60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지만 지역 건설 업체들의 참여가 저조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2조60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고 녹지 해제로 시민 건강권까지 위협받는 상황에서 업체들이 지역 업체는 배제하고 계열사나 연관 있는 건설사를 투입할 것이라는 조짐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여수시는 2일 이와 관련해 국내 최대 규모 석유화학단지인 여수국가산업단지의 공장용지 증설을 지역경제 활성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지역 여론 조성을 통한 해당 기업들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시에 따르면 이달부터 2019년 1월까지 여천NCC㈜, GS칼텍스㈜,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대림산업㈜, KPX라이프사이언스㈜ 등 여수산단 6개 기업이 2조60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66만㎡ 면적의 공장용지를 증설한다. 공장용지 증설은 400여 명이 넘는 고용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는 시행 기업 측에 사업 추진 시 지역 건설업체가 일괄 또는 공동도급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하도급 계약 시 관내 건설업체 70% 이상 참여, 관내 차량 및 중장비 우선 사용, 관내 업체에서 생산되는 제품 우선 사용, 지역민 우선 고용 등을 당부했다.

여수산단공동발전협의회를 비롯한 산단 관련 단체들도 회의 시 이러한 내용을 안건으로 상정하고 기업을 방문해 협조를 요청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협조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기업은 자사 계열사를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어서 시의 요청이 제대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1967년 조성이 시작된 여수국가산단은 규모가 커지면서 포화상태에 이르렀으나 산단 내 공장을 증설할 가용부지가 없는 상황이었다. 지난 2013년 7월 제2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도 공장 용지 해결안이 논의된 바 있으며 당시 정부는 산단 내 일부 유휴녹지를 해제해 공장용지를 증설하는 방안을 지원키로 했다.

시는 지난해 9월 산단 6개 기업과 인접한 녹지 66만㎡에 공장용지를 증설하는 내용의 산업단지 개발 및 실시계획 변경을 완료했다. 이와 함께 환경단체 등 시민사회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녹지를 해지하고 공장용지를 증설하는 만큼 34만3000㎡의 대체 녹지를 조성키로 했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서는 여전히 반발 여론과 적잖은 불안감이 존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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