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리의 봄날 40.9×27.3cm Acrylic on canva, 혼합재료

입추가 며칠 전 가고 처서가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다. 올여름이 유난스럽게 덥기도 해서 정신이 오락가락 하다 보니 입추가 왔는지 처서가 갔는지 영 헷갈려 계절감각을 잃어버린 탓이리라.

거기다 올 여름 더위를 식혀줄 만한 어떤 시원한 내용도 없다보니 답답하고 주구장창 선풍기에 목을 매고 살았던 것 같다. 산꼭대기 처마가 낮은 집들이나 쪽방촌의 여름나기는 차마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었을 것이다.

이 더위에 그래도 고마운 것은 우리 집이나 쪽방촌이나 쉼 없이 밤낮을 함께 해준 선풍기이다. 늦게나마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그렇게 함께해 준 덕에 이 가을을 씩씩하게 맞이할 수 있어서 다시 한 번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 지옥 불 같던 여름을 잘 넘겨준 비록 생명이 없는 선풍기지만 우리는 너에게 무한한 신뢰와 고마움을 느낀다.

그런데 우리세상은 선풍기만도 못한 인간들이 참으로 많아보여서 슬퍼지기도 하단다. 인간 세상 다 어렵고 힘든 줄 알지만 해도 해도 너무한다 싶은 인간들 때문에 올 여름이 더욱 무덥지 않았나 싶다.

우리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모 피자 사장의 갑 질을 시작으로 종**사장의 갑 질은 절정을 이룬가 싶더니 모장군의 공관 병 갑 질은 절정을 넘어 대미를 장식하나 했더니 여기저기 갑 질의 갑 질들이 수도 없이 쏟아졌다.

그들은 바보들이다 지금은 수평의 시대다 광화문광장은 민주주의를 떠나서 그런 수평의 시대를 예고한 것인데 우리의 바보님들은 그걸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인간의 세상이 남을 배려하고 살만큼 한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 바보들아! 공관 병을 진심으로 내 아들 같이 여기고, 내 운전사를 내 아우같이 여기고 피자회사의 내 직원들을 사촌으로 생각하고 모신다면 그런 더러운 갑 질이 세상에 존재하겠는가?

지난번 청문회 때도 뜨거운 감자로 등장했던 후보자들의 위장전입, 논문 표절 등등. 도를 넘고 있는 우리사회의 이기주의의 민낯들이다.

이 가을에 바보들아! 한번쯤 생각해보자. 혼자 잘살면 뭐해 혼자 잘 먹고 잘 살면 뭐해 세상은 모두 다 함께 잘 살아 가는 거야 알랑가 모르겠다. 그 지겹도록 들었던 노블레스오블레쥬 함 실천해 봐 봐라 그러면 왜! 이 가을 하늘이 공활한지를 느끼게 될 거야.


윤정희 Yoon Jung Hee

신라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 개인전 5회(창원, 통영, 광주) | 단체전 및 아트페어 50여회 | 2017 부산KBS홀초대 2인전, 미술평론가 박정수 著, 한국주요작가 120인 평론집에 수록(출판기념 120인 초대전.서울,서정갤러리) | 갤러리 아라 신년기획전(부산) | 붉은 희망을 쏘다 전(광주) | 더 코르소 아트페어(포항/구미) | 동서미술의 현재전(경남문화예술회관) | 2016 부산국제아트페어(BEXCO) | 힐링아트페어(서울,COEX) | 대구아트페어(EXCO) | 통영작가 3인 초대전(서울,두갤러리) | 한국창작미술협회전(서울,인사동)갤러리 | 경남국제아트페어(창원컨벤션센터) | 큐페이터vr전(서울) | 블랑블루아트페어(서울) | 나이보물상자 展(부산) | 서울공예대전 | 2015마이애미 아트페어(미국) | 부산국제아트페어(BEXCO) | 블랑블루아트페어(서울) | 경남아트페어(창원컨벤션센터) | 울산아트페어(울산KBS홀) | 한국창작미술협회전(서울) | 인사동에서 만난 100인의 화가전(서울)

현) 한국미술협회 회원, 대한민국창작미술협회 회원, 통영해아람작가회 사무국장
경남 통영시 도산면 관덕리 577-5 M 010-5605-2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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