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해수청 앞에서 주민·향우회원 150여명 항의 집회
여객선 1일 2회 상시 운항·출향민 운임 지원 등 촉구
경영악화 등으로 지원 중단…선사 측이 수용해야 해결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 주민들이 여객선 이용에 따른 불편을 호소하며 여수지방해양수산청 앞에서 항의 집회를 벌이고 있다.

거문도 주민과 향우회원 150여명은 6일 오전 9시부터 여수해수청 정문 앞에서 집회를 갖고 1일 2회 상시 운항, 출향민 50% 운임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 대표들과 선사 측, 정복철 여수지방해양수산청장은 이날 오전과 오후에 운항 시간 조정 등을 놓고 비공식 면담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은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수~거문도 운항 선사는 지난달 26일 동계 여객선 운항 계획을 거문도 주민들에게 통보했다. 이 계획에는 11월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주중 1일 1회 운항하고 주말은 증항 운항,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1일 1회 운항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선사 측은 여수~거문 간 여객선 2척을 운항 중이며 정기 수리를 위해 12월부터 1일 1회로 감편 운항할 계획이다.

▲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 주민과 향우회원 150여명이 6일 여수지방해양수산청 앞에서 여수~거문도 간 연안 여객선의 1일 2회 상시 운항, 출향민 50% 운임 지원 등을 촉구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 ⓒ 마재일 기자

주민들은 당장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날 “삼산면은 육지에서 3시간 넘게 여객선을 타고 와야 도달할 수 있는 곳으로, 주민들은 오랜 세월 많은 불편을 감내하며 살아 왔다”며 “그마나도 기상악화로 배가 뜨지 않는 날이 부지기수”라고 불편을 호소했다.

주민들은 “각종 경조사는 물론이고 몸이 아프고 급하게 볼 일이 생겨도 행여 바람이 많이 불지 않을까, 안개가 많이 끼지 않을까 늘 노심초사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현재 여객선은 오전 7시 40분 여수에서 출발, 오후 3시에 거문도를 출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거문도 주민들은 여수에 나와 업무를 보게 되면 2박3일이 소요되는 형편이다.

오후 3시에 거문도를 출발해 여수에 도착하면 날이 저물어 볼 일을 거의 보지 못해 1박을 할 수밖에 없다. 다음날 여수항에서 거문도로 들어가는 배편은 오전 7시 40분에 있는데 관공서 등의 업무는 엄두도 못 낸다. 이 후 운항하는 배편이 없기 때문에 하루를 공치다시피 하고 다음날 오전 7시 40분에 들어가야 하는 실정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작년까지 여수~거문 항로의 여객선 선사인 오션호프해운은 주민들과 협의를 통해 하절기에는 2회 왕복, 동절기에는 주중 1회, 주말 2회를 왕복 운항해 왔다. 주민들은 이 같은 불편을 감내하고 동절기에 주중 1회만 왕복하도록 협의를 한 것은 그동안 여객선사에서 타 지역의 삼산면 출향민들에 대해 운임을 지원해 왔기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8월부터 선사 측의 일방적인 통보로 출향민들에 대한 운임 지원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고향을 찾는 향우들이 편도 3만6000원, 왕복 7만2000원이 넘는 비싼 운임을 감당하기 힘들어 명절에 고향을 방문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 거문도 주민 대표들과 선사 측, 정복철 여수지방해양수산청장이 6일 비공식적으로 면담을 갖고 있다. ⓒ 마재일 기자

주민들은 또 동절기에 1일 2회 상시 운항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선사 측이 답변이 없다가 10월 말이 다 돼서야 ‘11월 주중 1회·주말 증항 운항 가능,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1회 운항’의 내용이 담긴 동절기 운항계획을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어느새 갑의 위치가 돼버린 선사 측의 횡포를 언제까지 감내하며 살아가야 하느냐”며 “주민 회의를 거쳐 최소한의 주민 편의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선사 측과 협의를 했으나 우리의 요구는 철저히 무시됐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그동안 오션호프는 기상여건이나 주민 편의가 아닌 단지 선사의 이익만을 위해 여객선을 운항해 왔다”며 “이용객이 많으면 날씨가 안 좋아도 운항을 하고, 이용객이 적어 이익이 되지 않으면 주민들의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운항을 수시로 중단해 왔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이러한 선사 측의 횡포는 여객선의 운항을 허가하고 이를 감독하는 여수지방해양수산청의 책임도 크다”며 “독점으로 여수~거문 항로를 운항하며 갑의 위치에서 이익만을 추구하는 선사 측의 행태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감독기관인 여수지방해양수산청이 나서야 한다”고 했다.

여수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현재 선사 측의 여객운송면허는 동절기에 1일 1회 운항으로 돼 있고, 출향민 지원 중단은 경영악화에 따른 것으로 안다”면서 “선사가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해야 하는데 해수청이 강제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주민과 향우회원들은 1일 2회 상시 운항 등을 관철하기 위해 오는 17일까지 여수지방해양수산청 앞에서 항의 집회를 벌일 예정이다. 주민들은 집회 기간 동안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해양수산부를 항의 방문할 계획이며 이 배를 이용해 거문도를 찾는 관광객들의 숙박과 음식 제공을 거부할 계획이다.

한편 선사 측 홈페이지의 운항시간은 여전히 1일 2회로 표기돼 있어 방문객들에게 혼선을 주고 있다.

▲ 선사 측 홈페이지의 운항시간은 여전히 1일 2회로 표기돼 있어 관광객들에게 혼선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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