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경찰 수사미진·검찰 재수사 촉구
감사청구·진정·청원 등 강경 대응 방침 밝혀
시, “근거 없는 추측을 사실인양 호도” 반박

여수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여수 돌산 상포지구 특혜 의혹에 대한 경찰의 수사 부실을 지적하며 검찰의 재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여수지역사회연구소 등 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13일 여수시청 앞에서 ‘돌산 상포지구 특혜의혹 사건에 대한 연대회의 입장’을 발표하고 지역의 전근대적인 정치문화와 고질적인 행정행위를 바로 잡고자 과감하게 긴장국면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사)여수시민협은 이달부터 매주 금요일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여수시청 정문 앞에서 ‘시장님, 상포지구는 누구겁니까’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여수시의회 돌산 상포지구 실태파악 특별위원회 활동 종료 때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13일 여수시청 앞에서 여수 돌산 상포지구 특혜의혹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부실수사라고 지적하며 검찰의 재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마재일 기자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이날 “상포지구 개발업체 대표가 매각대금을 횡령해 촉발된 수사는 이례적으로 경찰이 시청을 압수수색을 하고 전·현직 공무원 30여명을 8개월간 장기 수사했지만 의혹만 증폭시킨 채 종결됐다”며 “전방위적인 초동 수사를 놓쳐 의지에 비해 결과는 초라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경찰의 구조적인 수사력의 한계이거나 전방위적인 초동수사를 실기함으로 인해 팩트에 접근하지 못함을 의미한다”고 했다.

연대회의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여수시장의 친인척 관리부실, 부동산 개발 특혜의혹, 기획부동산으로 인한 부당이득과 부동산 지가 상승 초래 등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상포지구는 당초 1㎡당 7만8000원이던 추정가액이 현재 4단계의 매각매입 단계를 거치며 75만 원에 거래가격이 형성되고 있다”며 “토지가격이 10배나 오른 만큼 그만큼 시민들이 손해를 보면서 매입하게 되는 것이다”고 했다.

연대회의는 이어 “오는 12월 계약대로 도시기반시설을 완료하지 못하면 시 예산이 투입될 수도 있다는데 계약 불이행과 이어지는 계약파기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이며 시민 혈세 낭비는 누가 책임질 것인지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연대회의는 그러면서 “지금 국정원개혁위원회가 국정원, 국방부의 정치개입사건을 조사하는 것과 같이 이 사건은 검찰이 TF를 구성해 직접 수사를 재개하면 반드시 바로 잡을 수 있다고 본다”며 “전형적인 기획부동산의 부정·비리를 뿌리 뽑기 위해서라도 강력한 재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향후 상급 기관에 진정과 감사 청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사)여수시민협은 이달부터 매주 금요일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여수시청 정문 앞에서 ‘시장님, 상포지구는 누구겁니까’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여수시민협

연대회의는 또 민선4·5기에 발생한 비리사건을 언급하며 지역의 실정을 비판했다. 연대회의는 “적폐청산과 개혁이라는 촛불항쟁에 힘입어 지난 5월, 개혁 정부인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100대 국정과제를 지표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실현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당연히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국민정서를 의식하고 있는 것이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 여수의 실정은 어떠한가. 오현섭 시장과 시·도의원 뇌물수수사건, 김충석 시장 재임 시절 80억 공무원 공금횡령사건에 이어 상포지구 개발 의혹 사건과 같은 대형사건들이 릴레이 되고 있다”며 “그때마다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시민의 정서에 도의적 책임은 고사하고 정치적 책임 또한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지역 정치권은 여전히 전근대적인 정치문화와 행정행위가 반성없이 고질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연대회의는 “결국에 있어 여수시는 행정의 시시비비를 떠나 결과적으로 행복할 권리가 있는 시민에게 행복할 권리를 빼앗고 개발업체의 부당이득으로 인한 지역공동체의 위화감을 조성하는 정책에 다름 아니었던 것이다”고 했다. “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도의적 책임은 물론 행정적 정치적 책임에서 전혀 자유롭지 못함을 의미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영일 연대회의 상임대표는 “그동안 여수시에서 회계과 공무원의 80억 원 횡령 사건과 전임 시장 구속 등 비리가 끊이질 않아 부끄러운 도시가 됐다”며 “주철현 여수시장 조카사위가 연루된 상포지구 특혜 의혹은 ‘심증은 있으나 물증은 없다’는 식으로 수사를 종결해 배경에 의혹이 일고 있다. 철저한 재수사로 의혹을 규명해 고질적인 부패 행정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 여수 돌산 상포지구 매립지. ⓒ 마재일 기자

여수시는 이날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성명에 대한 입장 발표문을 내고 “상포지구 도시계획 시설 관련 시 예산의 투입은 없다”면서 “시설 책임은 매립업자에게 있다”고 밝혔다. 시는 “대부분의 토지소유는 외지인이고 여수시 주소를 둔 소유자는 8명으로 파악됐으며 인근 주거지역인 우두택지와 실거래가격을 비교해 보아도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시는 또 “경찰의 장기간 수사 결과 특혜나 뇌물이 없다는 발표로 말끔히 정리된 상황이다. 상포지구는 전임 시장들의 재임기간에 일어난 사건과는 성격이 다르며 적법한 행정절차에 따라 처리한 것으로 동일 사안도 아니고 연장선상은 더더욱 아니다”고 했다.

시는 “일부 시민단체는 선량한 여수시 공무원을 적폐의 대상으로 규정하거나 근거 없는 추측을 사실인양 호도하며 혼란과 갈등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주 시장은 지난 9월 7일 여수시의회 제179회 임시회에서 “토지대장 등재 및 등기에 대해서는 1994년 상포지구 매립준공 직후 토지소유권 취득에 따른 취득세를 부과해 7500만 원이 시에 낸 만큼 토지 대장 등록과 소유권 보존 등기는 합법적으로 이뤄진 행정 처분”이라며 특혜성을 부인했다. 주 시장은 “상포지구와 관련한 악의적 여론을 유포해 정치적 이득을 챙기려는 세력은 청산해야 할 적폐세력”이라고 규정했다.

▲ 여수시 돌산읍 우두리 상포지구 매립지 택지개발업체인 여수국제자유도시개발이 2015년 7월 삼부토건과 맺은 부동산 매매계약서. 제4조(준공의무 등)에는 삼부토건이 이행해야 할 도로, 상하수도 등 도시계획시설을 여수국제자유도시개발이 이행하고 이후 지적 공부등록, 소유권보존등기 등 준공 인가에 필요한 일체의 행정행위를 책임지고 처리하겠다고 명시돼 있다.

돌산 상포지구는 ㈜삼부토건이 택지개발을 위해 1986년 바다를 매립, 1994년 2월 전남도로부터 조건부 준공인가를 받았지만 도로와 배수시설 등 준공 조건을 이행하지 않아 20여 년간 일반인에 분양되지 못했던 곳이다.

그러나 2015년 7월 주철현 여수시장의 5촌 조카사위인 김모(49)씨가 대표로 있던 여수국제자유도시개발(주)이 부지를 매입하면서 소유권 이전과 택지 분양이 일사천리로 이뤄져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부동산개발 경력이 전무한 김씨는 상포매립지 구입 직전 자본금 1억 원으로 개발업체를 설립했다. 이후 삼부토건으로부터 매립지 12만5400㎡를 100억 원에 매입해 이 가운데 7만9200㎡ 를 개인과 기획부동산 등에 되팔아 160억여 원의 매각대금을 받았다. 나머지 4만6000여㎡도 기획부동산 등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여수시의 행정 특혜와 업체 대표의 회사 돈 횡령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 지난 3일 김모 대표와 곽모(45) 이사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이들에게 개발계획 정보를 넘긴 여수시청 공무원 박모(55)씨에게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각각 불구속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김씨와 곽씨 등 2명은 상포 공유수면 매립지를 100억 원에 매입한 뒤 일부를 분할매각해 37억여 원을 개인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공무원 박씨는 휴대폰으로 촬영한 공문을 개발업자에게 SNS로 전송해 개발업체가 공유수면 매립지를 원할하게 매입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전남도의 조건부 준공인가 시의 조건을 그대로 지키지 않고 토지등록을 하게 해 준 여수시 관련 부서 공무원 4명의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서는 불기소(혐의없음)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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