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천 부영아파트 하자 접수 1000여건, 죽림 부영 하자까지 더 늘어날 듯

“타일 떨어지는 소리에 자는 아이 경기 일으킬까봐 조마조마” 불안
“살다 살다 이런 하자는 처음 보네요. 말로만 듣던 부영의 실체네요”
죽림 부영도 하자 수두룩…보수 했는데 또 타일 떨어져 “못살겠어요”

시 간부 공무원들 현장 방문 한 번도 하지 않아 ‘탁상행정·복지부동’
주철현 여수시장 간부회의서 ‘불호령’…시 차원의 강력 대응 지시


▲ 여수 웅천 부영2차아파트 욕실 타일이 떨어져나가자 입주민이 청테이프로 붙여놨다. (사진 입주민 제공)
▲ 여수 부영아파트 욕실 바닥에서 버섯이 자라난 모습. (사진 여수맘카페)

지은 지 몇 년 안 된 여수 웅천 부영2·3차아파트와 죽림 부영아파트의 욕실 타일이 와르르 무너지고 복도 타일 들뜸 현상 등 부실시공에 따른 입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28일 여수 웅천 부영2·3차아파트와 죽림 부영아파트 입주민 등이 포털 카페에 올린 글에 따르면 하자 보수에 대한 불만과 불안을 호소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입주민 A씨는 지난 15일 포털의 한 카페에 아파트 욕실 타일이 무너진 사진과 글을 게시했다. 그는 “화장실 수납장 실리콘이 떨어져 하자 보수 신청했더니 안쪽 타일이 전부 깨져서 그런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수납장 떼니까 타일이 우르르 큰일 날 뻔했다”고 적었다. 그는 “면도기 칼도 깨지고 언제쯤 수리 되느냐고 물으니 2~3개월이라며 화장실 사용을 자제해 달라는 말을 듣고 너무 화가 났다”고 했다.

이 글에 댓글 수십 개가 달렸다. B씨는 “저도 볼일 보다가 심장 떨어질 뻔 했네요. 우리 애가 화장실 사용하다 떨어졌으면 어쩔 뻔했는지 고발하고 싶어요. 이러면서 어떻게 매년 5% 임대료를 인상할 생각인지 정말 양심도 없어요”라고 했다.

C씨는 “저희 집은 복도 타일 깨지고, 화장실 두 개 다 벽 뜨고 바닥 뜨고 뒷배란다 바닥 떠 있어요. 당혹스럽다. 오래 걸릴 거라고 말하고 가시던데 언제 해준다는 건지”라고 했다.

D씨는 “저희는 하자 접수 거의 일 년 만에 엊그제 양쪽 화장실 수리해 주고 갔어요. 청테이프로 전체 붙여진 것 보니 심란해서 이사 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E씨는 “10월 초에 신고했는데 아직 안 고쳐졌어요. 저러면서 나갈 때는 어떻게든 돈 받으려 한다는 것이 화 나네요”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F씨는 “무섭네요. 저희 집 화장실 타일은 금이 가서 하자 접수 했는데 1년째 안 해주고 있다”고 했다. G씨는 “저희 집은 싱크대 떨어지고 가만히 있던 전구가 혼자 떨어져 깨졌다”고 했다.

H씨는 “저희 집도 청테이프 붙이고 몇 주가 지났는데 무서워서 샤워도 못하겠고, 아이를 씻기지도 못하겠어요. 매일 아침 눈 뜨면 타일 붙어 있나 이거 먼저 확인한다”고 불안을 호소했다.

I씨는 “죽림 부영인데 타일공사 안방 3번, 거실 3번 했다. 마지막 할 때 제발 안 떨어지게 잘 좀 해달라고 했다. 이제 안 떨어진다더니 며칠 전에 남편 샤워하는데 타일 떨어지는 소리 엄청 크게 또 나더라고요. 이놈의 아파트 진짜 못 살겠어요”고 분통을 터뜨렸다.

▲ 떨어져 나간 여수 웅천 부영2차아파트 욕실 타일. (사진 입주민 제공)
▲ 여수 웅천 부영2차아파트 욕실 타일이 떨어져나가자 입주민이 청테이프로 붙여놨다. (사진 입주민 제공)
J씨는 “저희도 화장실에 금이 가서 본사에 바로 연락해 따졌어요. 저번 주 화요일 3명이 와서 고쳐 주고 갔는데 자정 넘은 시간에 10번 정도(떨어지는 소리). 아기가 자다가 경기 일으킬까봐 조마조마했어요”고 불안감을 나타냈다.

K씨는 “죽림 부영2차인데 안방 화장실 벽타일 두 달 만에 수리 받았어요. 거실 화장실 수건장 쪽으로도 금이 가고 있어요. 떨어져야지 하자 접수받고 수리한다네요. 부영 진짜 은근 스트레스에요”라고 적었다.

L씨는 “무섭네요.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는 거잖아요. 부영 더 싫어져요. 저희 집도 불안 불안하네요”고 말했다. M씨는 “저희 집은 거실 욕실에서 버섯이 자라요. 자르면 다시 쑥쑥 자라요”라고 적었다.

죽림 부영에 산다는 N씨는 “타일 깨지는 소리에 한두 번 놀란 것이 아니다. 안방 화장실 벽지에 곰팡이가 스멀스멀 올라와 관리사무소에 문의했더니 와서는 벽 깨놓고 쓰지 말라면서 갔다. 그런데 다시 퍽퍽 소리가 났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맞벌이라 일정도 겨우 잡고, 겨울이라 아이들 씻기도 어렵고 부영 갈수록 어렵네요”라고 했다.

O씨는 “20년 된 저희 아파트도 타일이 떨어지지 않는데 어찌 붙였길래 그럴까요”라고 했다. P씨는 “저희 집도 금이 많이 가서 3월 신청했는데 아직도 안 오네요. 4번이나 관리사무소에 갔는데 집에 아이가 있어서 걱정이네요”라고 했다.

Q씨는 “살다 살다 이런 하자는 처음 보네요. 말로만 듣던 부영의 실체네요”라고 했다.

R씨는 “알아보니 시청에 이야기해도 관리사무소로 빨리 시공해 주라는 공문만 딸랑 보낸다네요. 임대아파트라 입주자대표도 없는 상황이고 목소리들이 모여야 좀 달라질 텐데 말이죠”라며 여수시의 안일한 대처를 꼬집었다.

S씨는 “화장실 벽에 청테이프로 덕지덕지 붙이고, 퍽퍽 소리에 놀라 관리사무소에 전화하니 자기네는 놀라지도 않는다고. 떨어질 것 같으면 청테이프 사다가 붙이라네요. 어젠 세 살 난 딸아이가 발이 이상하다 해서 보니 타일 조각이 발가락 사이에 있어 너무 화가 났어요”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T씨는 “웅천부영은 입주민 말보다 신문기자 말이 엄청 무서운가 보네요. 부영 콜센터와 관리사무소에 수차례 전화해도 동호만 물어보고 대기 순으로 기다리라는 말 뿐이더니 거의 1년이 지나서 겨우 화장실 수리했네요. 그런데 기사 뜨고 나서는 아침에 현관 복도 타일 들떠 관리사무소에 전화했더니 2시간 만에 임시 보수해 놓고 갔어요. 수리 이후에도 집에 아기랑 있다 보면 타일 깨지는 소리는 계속 나는데 언제 무슨 일 생길 줄 몰라 항상 불안해요”라고 말했다.

U씨는 “입주민들 불편한 건 신경 안 쓰고 집 나갈 때 얼마나 트집 잡을지 벌써부터 걱정 되네요. 자꾸 타일 금가는 소리 들리고 진짜 불안해서 이사 가고 싶어요”라고 했다.

▲ 떨어져 나간 여수 웅천 부영2차아파트 욕실 타일. (사진 입주민 제공)
▲ 현관 타일 들뜸 현상이 나타나 문을 열자 깨진 여수 웅천 부영2차아파트. (사진 입주민 제공)

웅천과 죽림 부영아파트 타일 부실시공 문제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지역사회 문제가 되자 주철현 여수시장은 27일 간부회의에서 담당 국장이 “임대 아파트 특성상 시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고 보고하자 “당신 여수 사람이 맞느냐”며 불호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 국장·과장 등 간부 공무원들이 입주민들이 불편을 겪으면서 불안을 호소하고 있는데도 아파트 현장을 한 번도 방문 하지 않아 탁상행정·복지부동 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주 시장은 “시가 사용승인을 하고 관리 감독을 하는데 할 수 있을게 없다는 말이 되느냐. 시민이 이 지경이 되도록 뭘 했느냐”며 “철저히 조사를 해서 고발할 게 있으면 하라”고 강력한 행정 조치를 주문했다.

시는 부영주택이 오는 30일까지 구체적인 하자 보수 계획서를 제출하면 그 이행 여부에 따라 과태료(최대 300만원)를 부과하는 것 외에는 특별히 행정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5년 5월 여수시가 사용승인을 해 준 웅천부영아파트의 타일 하자 접수는 27일 현재 1차 226(총 424세대), 2차 632(총 1080세대), 3차 295(총 580세대)건으로 총 1153건으로 집계되고 있다. 죽림 부영아파트까지 집계하면 하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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