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비경과 싱싱한 먹을거리, 100년 넘은 등대,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 백도, 역사의 아픈 흔적 등을 간직한 여수 거문도에 이곳의 특산품인 해풍쑥을 이용한 훈증·스파체험 등 다양한 힐링체험거리가 생겨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거문도 해풍쑥 힐링체험장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며 여수 섬 관광의 백미인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에 건강을 챙길 수 있는 힐링체험거리가 생겨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월 거문도 특산품인 해풍쑥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는 ‘해풍쑥 힐링체험장’이 개소한 이후 이곳을 찾는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여수시가 ‘향토산업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9억여 원을 들여 만든 힐링체험장은 2층 규모로 1층에는 특산품 판매장과 훈증체험관이, 2층에는 15~20명이 숙박할 수 있는 방 2개와 스파체험장을 갖추고 있다.

거문도 해풍쑥은 청정바다의 해풍을 맞고 친환경(무농약)으로 재배돼 전국에서 가장 먼저 생산된다. 거문도는 연중 따뜻하고 일조량이 많아 타 지역보다 90일이 빠른 1월부터 쑥을 수확한다. 쑥 고유의 향이 짙고 영양이 풍부한 데다 식감이 부드러워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 거문도 힐링체험장 전경. ⓒ 거문도 해풍쑥 힐링체험장
▲ 거문도 힐링체험장 옥상. ⓒ 거문도 해풍쑥 힐링체험장

쑥은 예로부터 ‘몸의 찬 기운을 몰아내고 따뜻한 기운을 돌게 한다’고 한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쑥은 독이 없고 모든 만성병을 다스리며, 특히 부인병에 좋고 자식을 낳게 한다고 나와 있다. 쑥은 해열과 진통, 해독, 소염, 구충작용, 혈압강화와 지혈효과가 있어 고혈압, 신경통, 여성생리통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해풍쑥은 쑥떡, 쑥차, 쑥분말, 엑기스, 냉동쑥, 쑥오일, 쑥개떡, 쑥환 등 다양한 가공식품으로도 생산되고 있다. 힐링체험장 특산품 판매장에서는 해풍쑥차 등 다양한 건강 기능차와 천연쑥의 향을 담은 샴푸, 바디워시, 오일 쑥 비누 구입이 가능하다. 홈페이지(www.gmdssuk.com)에는 쑥차, 쑥개떡, 쑥연근전, 쑥해물칼국 수 등의 요리 레시피도 소개돼 있다.

특히 거문도 해풍쑥만의 독특한 추출방식으로 생산한 해풍쑥 오일과 하이드로졸을 이용한 아로마 훈증은 몸에 좋지 않은 미세균과 곰팡이균을 퇴치해 피부 탄력을 높이고 두통 감소, 불면증 해소 등에 도움을 준다.

▲ 거문도 힐링체험장 해풍쑥 아로마 훈증체험. ⓒ 거문도 해풍쑥 힐링체험장

▲ 거문도 힐링체험장 해풍쑥 아로마 훈증체험 시설. ⓒ 거문도 해풍쑥 힐링체험장

바다가 바로 보이는 힐링체험장 오션뷰 카페에서는 해풍쑥 쑥차와 쑥아이스크림, 핸드드립커피, 전통차 등을 즐길 수 있다. 1층 식당에서는 거문도 앞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과 전복죽, 갈치조림, 모둠 해산물도 맛볼 수 있다.

힐링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는 거문도해풍쑥영농조합법인(대표 남주현)은 농림축산식품부 향토산업육성산업에 선정된 바 있으며,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친환경농업 6차산업화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가공식품 HACCP인증 (떡류, 엑기스, 과채가공품)도 갖고 있다. 특히 1㎏에 1만원의 높은 가격으로 판매돼 농가소득에도 큰 도움이 되면서 6차 산업의 모범으로 평가받고 있다.

▲ 거문도 힐링체험장 카페 겸 레스토랑. ⓒ 거문도 해풍쑥 힐링체험장
▲ 거문도 힐링체험장 숙소. ⓒ 거문도 해풍쑥 힐링체험장
▲ 싱싱한 해산물로 짜여진 식단. ⓒ 거문도 해풍쑥 힐링체험장
▲ 싱싱한 해산물로 짜여진 식단. ⓒ 마재일 기자

◇ 녹산등대·거문도등대 등 비경 탁월

거문도 서도 장촌마을에 위치한 해풍쑥 힐링체험장 주변은 이국적 풍광과 신지끼(거문도에 산다는 전설 속 인어) 전설을 품고 있는 녹산등대와 동도와 서도를 잇는 거문대교를 비롯해 체험장 앞의 이금포해수욕장은 수심이 얕고 고운 모래로 이뤄져 있어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물놀이를 하기에 적합하다. 잔잔한 파도와 노을이 어우러져 서도 제일의 풍광을 자랑한다.

거문도등대와 녹산등대에서 바라보는 확 트인 바다는 환상적이다. 힐링체험장에서 30여분 거리에 있는 녹산등대로 가는 길은 다도해 걷기 여행길 1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녹산등대 가는 중간에는 신지끼상을 조형해 놓은 인어해양공원이 있고, 녹문정에서는 서도 장촌마을과 녹산등대, 거문대교 등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 녹산등대 가는 길. ⓒ 마재일 기자
▲ 녹산등대. ⓒ 마재일 기자

10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남해를 오가는 수많은 선박들의 이정표가 되고 있는 거문도등대로 가는 등반코스는 거문도의 빼어난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시간이 촉박할 경우 차를 이용해 목넘어 입구까지 갈 수 있어 왕복 1시간이면 거문도등대길의 아름다움과 마주할 수 있다. 수월산의 해안절경, 동백숲터널, 등대 관백정에서 바라보는 백도 등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천혜의 비경이다.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이라는 백도는 파도와 바람에 깎여 기암괴석이 즐비하고 신비로운 전설을 머금고 있는 섬 속의 섬이다. 상백도와 하백도로 이뤄져 있으며 유람선을 타면 왕복 2시간여가 소요된다. 백도는 거문도에 왔다고 해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바람과 파도가 허락해야 갈 수 있는 섬이다.

▲ 관문정에서 바라본 녹산등대 가는 길. ⓒ 마재일 기자
▲ 거문도등대. ⓒ 마재일 기자
▲ 거문도등대 가는 길에서 바라본 절경. ⓒ 마재일 기자
▲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 백도의 전경. ⓒ 마재일 기자

◇ 영국군 묘지·일제 신사터 등 아픈 역사 흔적도

거문도는 지리적 위치와 천혜의 항구로서의 지형적인 이유로 1885년 영국군이 러시아의 남하를 막기 위해 2년 남짓 불법 점거하기도 했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후 세력이 강해진 일본이 한일병탄 전후를 기점으로 거문도를 전략적 요충지와 어업이 전진기지로 삼고 고도에 정착하게 된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영국군 묘지, 헤저케이블 육양점, 적산가옥, 신사터 등 역사의 아픈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최초의 전깃불, 테니스장, 당구장 등은 ‘근대 최초’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 형성된 고도의 골목길에는 이때 만들어진 위판장, 제빙공장이 현재에도 활용되고 있고 일본식 가옥들이 길가에 즐비하게 이어져 있다. 일본인들이 집단 이주하면서 형성된 거문로는 흡사 영화나 드라마 세트장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 현재 숙박시설로 이용되고 있는 적산가옥. ⓒ 마재일 기자
▲ 영국군 묘지. ⓒ 마재일 기자

해저케이블육양점은 영국이 거문도를 무단 점령하고 중국 상하이와 연결하기 위해 해저케이블을 가설한 흔적이다. 거문도역사공원에는 점령 기간 병이나 사고로 죽은 영국군의 묘지로 총 9기였으나 현재는 3기가 남아 있다.

터와 제단이 그대로 남아 있는 신사터는 일제가 일면일사(一面一社) 정책, 즉 한 개의 면에 한 개의 신사를 만든다는 구실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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