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1~8일 설문 조사 결과 발표
시의원 베스트·워스트 선정…“납득 못해”
의원 역할 위축, 의원-공직자 갈등 부추겨

여수시청공무원노조(이하 여수공노조)가 시 직원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올해 베스트(BEST) 간부 4명과 시의원 3명을 선정해 발표했다.

그러나 베스트·워스트 시의원 선정을 놓고 일부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면서 객관성과 합리성이 결여된 설문 조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여수공노조는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6명(각각 4급 1명과 5급 3명)의 베스트·워스트 간부와 6명(각 3명)의 베스트·워스트 시의원을 뽑아 공노조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번 설문에 응답한 공무원은 931명이다.

베스트 간부 선정 기준은 △구성원의 의견 및 인격 존중 △업무파악, 대안 제시 능력 및 합리적 업무처리 △소신껏 일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 등 리더십 △도덕성 및 청렴성 겸비 △직원에 대한 공정한 평가 및 배려 △협업과 소통 잘함 △공·사간 주변 여론 좋음 등이다.

설문 결과 송병구 경제해양수산국장, 양기원 총무과장, 나병곤 공보담당관, 장인호 시전동장이 베스트 간부로 선정됐다.

베스트 시의원으로는 고희권, 전창곤, 김유화 의원이 선정됐다. 선정 기준은 △집행부 구성원에 대한 의견 및 인격 존중 △조례 제(개)정 의원발의, 대안 제시력 △공정한 의정활동 △도덕성 및 청렴성 △소신 있는 정책 결정 △협업과 소통 잘함 △공·사간 주변 여론 좋음 등이다.

▲ 시의원 베스트·워스트 선정 설문지.

그러나 의회 안팎에서는 베스트 시의원으로 선정된 일부 의원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여수시의회 A의원은 “베스트에 선정된 한 의원의 경우 어떤 선정 기준에 부합했는지 동료 의원들조차도 의아해 하고 있다”고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B의원은 “시정질문과 10분 발언, 상임위 활동 등을 통해 미진한 부분들을 지적해 개선해 나가도록 하고, 토론회나 간담회 개최로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등 나름 활동을 열심히 했다고 자부하는데 무슨 인기투표도 아니고 객관성과 합리성이 결여된 것 같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설문과 관련해 동사무소의 C공무원은 “전화나 카톡 등으로 특정인 몰아주기 등 담합이 심하다는 말이 나돌았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베스트 시의원을 공무원이 뽑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시 정책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어 실효성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D공무원은 “전문성이 부족하고 권위적으로 대안 없이 비판만 하는 의원 때문에 감정이 상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객관적 평가 근거를 통해 판단돼야 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 2017년 여수시의회 경제건설위원회 행정사무감사 모습.

그동안 공무원의 시의원 평가에 대해서는 의원 자신을 되돌아보며 내실 있는 의정활동과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시민의 대표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각과 의원들로부터 받은 업무적 스트레스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하는 인기투표 수준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해 왔다.

특히 시 집행부의 잘못된 주요 정책이나 무분별한 사업 집행 등에 대한 비판과 감시 역할을 위축시킬 수 있고 되레 의원과 공직자들간 갈등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있어 실효성 의문도 적지 않다.

여수공노조는 워스트 간부와 시의원도 각각 3명씩 선정했으나 공개하지 않았다. 워스트에 선정된 3명의 의원 중에는 여수시정을 강도 높게 비판해 온 의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수공노조는 베스트 간부 공무원과 시의원에게 21일 오후 2시 축하패를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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