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들 “이걸 제복이라고…허접해” 분통
여수시, “일부 기사들 불만 대다수 만족”

▲ 여수시는 지난해 말 2억3340만 원의 예산을 들여 개인택시 기사 811명, 법인택시 기사 745명 등 총 1556명에게 셔츠2벌, 가디건, 조끼 등 4벌을 개인별로 지급했다. 1인당 제복 비용은 15만원 상당이다.

여수시가 택시 운수종사자의 친절 서비스 등을 높이기 위해 수억 원을 들여 무상 지급한 제복이 부실 논란에 휩싸이면서 기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택시 기사들은 지급된 제복이 당초 지급하기로 한 맞춤 제복이 아니고, 겨울철에 입기 어려울뿐만 아니라 질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았다.

전라남도개인택시운송조합(이하 개인택시조합)은 2일 오전 긴급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납품 업체 대표를 불러 진상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여수시는 지난해 말 2억3340만 원의 예산을 들여 개인택시 기사 811명, 법인택시 기사 745명 등 총 1556명에게 셔츠2벌, 가디건, 조끼 등 4벌을 개인별로 지급했다. 1인당 제복 비용은 15만원 상당이다.

그러나 택시 기사들은 “부실하고 허접한 옷을 제복이라고 지급하느냐”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개인택시조합 관계자들은 지난 1일 여수시민회관에서 지역 언론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초 맞춤 와이셔츠 2벌, 패딩조끼, 가디건 등 4종이 1세트로 지급받기로 했으나 엉뚱하게 비메이커 캐주얼 옷 4벌이 지급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개인택시 조합원인 심모(56) 기사는 “지난해 가을에 택시기사 개인별로 목 둘레 등 신체 사이즈를 쟀는데, 정작 지급된 것은 개인별 사이즈를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몸에 맞지 않는다”며 “시장 떨이 상품만도 못한 옷을 주면서 1300만 관광객 시대 여수시 이미지를 올려라는 게 말이 되냐. 이런 것을 제복이라고 주다니 이게 뭐냐”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애초에 와이셔츠 2장과 패딩 조끼 등을 지급한다고 했는데 기대와 달리 엉뚱하게 면티가 왔고 면티조차도 조잡한데다 요즘같이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에 입지도 못하는 얇은 옷감”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특히 “우리는 민간사업자인데 1인당 15만 원 옷을 공짜로 주는 것도 이해가 안된다”며 “과거 20만 원짜리 블랙박스를 설치할 때도 민간사업자라고 해서 시가 10만 원만 보조해 준 것과 비교하면 알 수가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개인택시 조합원 811명은 지난해 11월 진남체육관에 모여 지역의 한 양복점으로부터 일일이 치수를 쟀다. 이 양복점은 서울의 모 업체로부터 옷을 주문해 납품했다. 이 양복점은 개인택시 조합 등과 부가세 포함 2억3340만 원에 제복 납품 계약을 맺었다. 업체 선정은 택시 조합이 직접 했다.

의류를 취급하는 김모(43)씨는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택시 기사를 무시하는 것도 아니고 이런 재질의 옷을 납품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개인택시조합 문병은 지부장은 “전임 때 벌어진 일이지만 철저하게 진상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여수시 관계자는 “일부 기사들만 불만을 가지고 있을뿐 대다수 기사들이 만족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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