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여수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여성단체 관계자 등 80여 명 참석
여수시에 대책 마련 촉구…매월 첫주 화요일 ‘미투 화요집회’ 개최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이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여수에서도 차별과 폭력 근절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수 지역 9개 단체로 구성된 여수여성복지시설연합회와 여수시여성단체협의회 등은 6일 오후 5시 여수 이순신광장 내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미투 화요 집회’를 열고 성폭력 근절을 위해 성차별적인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80여 명의 여성단체 회원들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Me Too 운동’ 동참을 독려하는 한편 성폭력 근절을 위한 제도적 마련을 촉구했다.

▲ 여수 미투 화요집회에 참석한 여성 단체 회원들이 ‘#Me Too With you’, ‘여수시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마재일 기자)

이들 단체에 따르면 1994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제정됐으나 한국 사회는 여전히 성폭력 및 약자에 대한 폭력에 침묵하거나 오히려 성폭력 피해자라는 낙인을 찍고 가해자보다는 피해자 탓으로 책임을 회피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성폭력 피해자들은 지속적으로 ‘말하기’를 해왔고, 2018년 1월 검찰 내 성폭력 사건 고발이 촉발제가 돼 #Me Too 운동이 확산하면서 성폭력 근절을 위해 #With You를 외치는 연대자들도 늘어나면서 ‘용기 있는 말하기’가 각 사회영역에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연희단거리패 전 감독과 배우 겸 교수들의 성폭력 사건 등 권력형 성폭력에 대해 피해자들이 SNS를 통해 증언하면서 문화예술계 전반으로 ‘미투’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이 지역 출신인 유명 사진작가도 제자들에게 성추행·성적 모독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피해자들의 잇단 증언으로 알려지면서 해당 지자체가 그의 창작스튜디오를 폐쇄하는 등 지역 사회에 파장이 일기도 했다.

▲ 여수 미투 화요집회에 참석한 여성 단체 회원들이 ‘#Me Too With you’, ‘사죄는 당사자에게, 자수는 경찰에게’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마재일 기자)

이들 단체는 “가해자들은 자신들의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가했던 성폭력을 합의하에 이뤄진 성관계라고 하면서 피해자들이 힘겹게 범죄에 대해 성관계를 주장하며 부정하고 있다”면서 “이는 피해자들의 증언으로 봤을 때 명백한 권력형 성폭력이다”고 규정했다. 이는 권위적인 조직문화, 여성혐오적인 남성문화, 성차별적 구조가 근본적인 원인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가정·조직·사회 내 권력자들은 주변 관계는 물론 생존권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피해자들은 말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으며 조직은 권력자를 비호하기 위해 피해를 외면한다고 했다.

이들은 “지금이야말로 성폭력·가정폭력·성매매 등 약자에게 행해지는 폭력을 가능케 하고 이를 은폐·조장했던 사회구조적 문제의 민낯을 바로 보고 사회구조적 변화를 추구할 때”라고 말했다.

단체들은 여수시에 폭력방지 및 피해자를 지원하는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조례 개정과 유관기관을 비롯한 여성단체들과 협력해 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김선관 여수여성복지시설연합회장은 “우리 지역 같은 소규모 지역은 성폭력 피해 사례들이 덮어지거나 외면당하는 어려운 구조”라면서 “약자에게 가해지는 모든 차별과 폭력 근절을 위해 구조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성평등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한 미투 화요집회를 매월 첫주 화요일에 진행할 것이다”고 말했다.

미투 화요집회에는 여수여성복지시설연합회(다문화여성쉼터, 담쟁이쉼터, 무지개쉼터, 성폭력상담소, 여성상담센터, 여성쉼터, 여성인권지원센터, 여수여성자활지원센터, 이주여성쉼터), (사)전남여성인권지원센터, 갈릴리교회, 성공회 여수교회, 여수YMCA, 여수 YWCA, 여수시여성단체협의회,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진보연대 등이 참여한다.

▲ 여수 지역 9개 단체로 구성된 여수여성복지시설연합회와 여수시여성단체협의회 등이 6일 여수 이순신광장 내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미투 화요 집회’를 열고 성폭력 근절을 위해 성차별적인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사진=마재일 기자)
▲ 여수 지역 9개 단체로 구성된 여수여성복지시설연합회와 여수시여성단체협의회 등이 6일 여수 이순신광장 내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미투 화요 집회’를 열고 성폭력 근절을 위해 성차별적인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사진=마재일 기자)
▲ 여수 지역 9개 단체로 구성된 여수여성복지시설연합회와 여수시여성단체협의회 등이 6일 여수 이순신광장 내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미투 화요 집회’를 열고 성폭력 근절을 위해 성차별적인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사진=마재일 기자)
▲ 여수 미투 화요집회에 참석한 백인숙 전 여수시의원(왼쪽)과 강정희 전남도의원이 ‘내 삶을 바꾸는 성평등 민주주의’, ‘#Me Too 피해여성을 응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마재일 기자)
▲ 여수 미투 화요집회에 참석한 송재향 전 여수시의원이 ‘용기 있는 미투선언 피해자를 응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마재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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